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8. 9. 22. 선고 97나39133 판결

주문

1.

원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4.

원고들은 피고에게 가지급물의 반환으로 원고별로 별지 가지급금 목록 기재 각 금원을 지급하라.

5.

위 4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아래의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제1호증의 1 내지 20, 갑제2호증의 1 내지 20, 갑제5호증, 을제3호증의 1 내지 45, 을제4호증의 1 내지 38, 을제5호증의 1 내지 91, 을제6호증의 1 내지 20, 을제8호증의 1,2,3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V, W, 당심증인 X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회사의 해외 근로자 파견실태

(1)

피고회사는 1970년경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의 건설공사를 수주하면서 국내 기존근로자들과는 별도로 해외파견 근로자를 공개모집하여 소정의 시험을 거쳐 채용하는 외에 피고회사의 국내근무 기존근로자들을 해외건설 현장으로 파견하기도 하였다.

(2)

위 해외건설현장은 가족 및 친지와 장기간 떨어져 있어야 하고 기온이 섭씨 50도를 넘는 등으로 근로환경이 열악하였으므로, 피고회사는 해외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급여를 국내근로자들보다 2배 이상 높게 책정하였고, 또 해외라는 특수성때문에 그 신변안전을 위하여 무단외출을 제한하는 등 해외취업규칙, 기숙사규정 등을 새로이 만들어 적용하였으며 또한 인력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근로기간을 1년으로 한 해외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3)

그리하여, 피고회사가 국내기존근로자를 해외건설현장에 파견하는 경우에도 근로자로부터 국내근무에 대한 사직서를 제출받고 그때까지의 근속기간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고, 해외취업규칙에 따라 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하고 새로이 근로기간 1년의 해외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해외건설현장에 파견하였고, 그 파견근무가 끝나면 다시 사직서를 제출받아 해외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하였으며, 국내 기존근로자들은 귀국 후 대부분 국내건설현장에 재고용되었으나 국내 현장사정에 따라서 일부 재고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재고용시까지의 기간도 일정하지 않았는데, 피고회사는 귀국 후 6개월 이내에 국내현장에 재고용된 근로자는 종전 근무경력을 모두 인정하였으나 6개월 경과후 재고용된 근로자는 신규입사로 처리하여 그 경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나.

원고들의 근무 내역 및 퇴직금 지급 실태

원고들은 별지 근무현황 및 퇴직금지급내역표 기재와 같이 각 최초근무 일자에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피고회사의 국내 및 해외 사업장에서 각 근무하고 최종적으로 피고회사 국내사업장인 장비사업소에서 근무하다가 최종근무 각 일자에 피고회사를 퇴직하였고, 그 사이에 위와 같은 퇴직과 입사 절차를 수차 거치면서 각 중간근속기간에 대하여 같은표 기재 각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다.

피고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

피고회사의 퇴직금지급규정은 입사일로부터 1년 이상 근속자에 한하여 근속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단수제 퇴직금 제도를 두고 있었는데, 1989.2.1.부터 근속년수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하여, 10년 미만의 근속자는 그 '근속년수', 10년 이상의 근속자는 '근속년수 + 1개월', 15년 이상 근속자는 '근속년수 + 2개월', 20년 이상 근속자는 '근속년수 + 3개월', 25년 이상 근속자는 '근속년수 + 4개월', 30년 이상 근속자는 '근속년수 + 5개월'로 퇴직금지급율을 변경하였고, 퇴직금계산에 있어 년미만 월수는 월할계산하고 월미만 일수는 1개월로 계산하며 그 평균임금은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기타 임시지급의 임금을 포함하도록 정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은,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회사 국내 기존근로자들은 피고회사와 일정기간의 해외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피고회사의 방침과 회사운영의 편의상 형식상 사직서를 제출하였을 뿐 피고회사를 확정적으로 퇴직하거나 해외근로 기간만료 후 퇴직할 의사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고, 피고회사 역시 그 과정에서 원고들을 확정적으로 퇴직시킬 의사는 없었으며, 위 사직서 제출과 퇴직금수령은 피고회사의 방침에 따른 것이어서 해외근무를 희망하는 경우 사직서제출과 퇴직금 수령 여부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해외근무가 끝난후 에는 재임용형식을 취하여 입사하였으나 실질적인 입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직과 재임용을 전후하여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였으며, 임금이나 기타 근로조건에 있어서도 신규입사자로 처리되지 않고 최초 입사시부터 계속 근무한 것으로 처리되었고, 이는 귀국후 바로 재고용되지 않고 몇 개월 대기하였다가 재고용되는 근로자의 경우에도 동일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들이 해외건설현장 파견시와 국내사업장 복귀시의 각 사직서 제출과 해외근로계약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이고 그에 따른 퇴직이나 근로관계단절의 효력도 없으므로 원고들의 근속기간은 최초입사일부터 최종퇴직일까지 통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원고들은 고액의 임금을 지급하는 해외근무를 위하여 그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하여 사직과 입사를 거듭하면서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그와 같은 중간퇴직금 수령은 원고들에게 불이익이 없었으므로, 각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 처리와 퇴직급 지급에 의하여 원고들의 계속근로기간이 단절되었고, ②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들 소속의 노동조합이 1989. 12. 20.경과 1992. 3.경 두 차례에 걸쳐 피고회사 장비사업소의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원고들과 같은 해외파견근로자들이 이미 수령한 퇴직금에 대하여는 모두 정산한 것으로 보고 더 이상의 퇴직금 청구를 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추가 퇴직금청구 포기의 합의는 피고회사의 단체협약으로서의 효력이 있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근로자가 해외근무를 선택하여 회사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후 해외근무를 마치고 재입사한 경우 그 사직서제출이나 해외근무의 종료는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바에 따른 것이라면 그 중간퇴직은 유효하다 할 것이고(대법원 1992. 9. 14.선고 92다17754판결, 1996. 7. 9.선고 96다12535판결, 1996. 9. 10.선고 96다6141판결) 근로자가 회사에 재입사한 경우 장기근속표창이나 경력 등에 있어서 해외근무기간을 통산하였다 하더라도 그 결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나.

그러므로 먼저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이나 해외근무의 종료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원고들이 해외건설현장 파견시와 국내사업장 복귀시의 각 사직서 제출과 해외근로계약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는 통정허위표시 또는 비진의 표시로서 무효라고 볼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나온 원심증인 W, 당심증인 X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회사의 해외공사현장은 근무조건은 열악하였지만, 급여를 국내보다 2배이상 지급하는 관계로 피고 회사의 국내근로자 중에서도 목돈 마련을 위하여 해외근무를 지원하는 자가 많아, 공개모집을 하였으나, 피고회사직원으로서 해외근무를 희망자하는 자에 대하여는 국내근무경력을 감안하여 선발시험을 면제하고 해외근로자로 선발하는 특전을 주기도 한 사실, 그런데 1980년대 중반이후로는 해외근무시 급여가 높기는 하였으나 자연환경이 열악하고, 기타 풍토의 차이, 가정문제, 귀국후의 복직의 어려움 등으로 고참직원들 가운데 해외근무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일부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에 반하고,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당심증인 Y의 증언은 믿지 아니한다), 앞서 위 1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 가운데 해외근무를 기피하는 경향이 일부 있었던 1985년 이후에 해외근무를 시작한 사람은 원고들 중 3인( 2. C, 10. K, 16. Q )정도이고 위 원고들도 1985. 이후에 각 1회 해외근로를 하였을 뿐이며,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국내근로자들이 해외근무를 희망하던 1985. 이전에 해외근무를 시작하거나 종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1985. 이전에는 모두 자유로운 선택에 의하여 해외근로를 선택하였다고 보여지고, 1985. 이후에 해외근로를 시작한 경력이 있는 원고들중 위 3인의 경우에도 당원이 믿지 아니하는 위 Y의 증언 이외에는 그들의 각 해외근무가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임이 아니라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이나 해외근로 희망시에 피고 회사 방침에 의하여 사직원의 제출과 퇴직금의 수령의 조건이 부가되어 위 조건에 관하여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더라도 해외근로 여부가 자신들의 선택한 바에 따른 것인 이상 그에 따른 사직서제출도 원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원고들이 스스로의 선택에 따라 고액의 임금이 지급되는 해외근로를 희망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지급받은 것이 반드시 원고들에게 불리한 것은 아니었다고 보여지고,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을 잠탈할 목적이 있다거나 신의칙에 반하는 등의 비난가능성이 인정되지도 않는다.

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스스로 선택한 해외근무에 따른 퇴직이 비진의 의사표시이거나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들의 사직원의 제출로 인한 중간퇴직은 유효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1심판결이 취소되었으므로 1심의 가집행선고도 이 판결선고로 인하여 실효되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이 1995. 3. 21.에 가지급물로서 수령한 별지 가지급금 목록 기재 각 금원은 피고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9. 22.

판사 신정치(재판장) 김덕진 김한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