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인정사실 및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판단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3, 4호증, 갑제2호증의 1 내지 3, 을제5, 7, 8, 12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들은 1997.7.21.경 당좌거래를 정지당한 소외 F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에 고용되어 있던 근로자들로서 같은 해 9.3.을 기준으로 하여 소외 회사에 대해, 원고 A는 돈 48,813,300원, 원고 B은 32,042,610원, 원고 C은 31,285,120원, 원고 D은 23,842,050원의 각 임금채권이 있었다.
소외 회사는 같은 해 9.12.경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부담하고 있는 임금 채무 중 원고 A에게 돈 43,935,160원, 원고 B에게 30,971,500원, 원고 C에게 28,372,910원, 원고 D에게 19,908,470원 등 합계 돈 123,188,040원을 같은 달 19.까지 변제하기로 약정하였고, 이에 관하여 공증인가 법무법인 G 1997년 증제8655호로 강제집행승낙약관부 공정증서가 작성되었다.
한편, 소외 회사는 1997.8.1.경 피고 은행에 대하여 원금 386,525,000원과 이자 12,795,385원 등 합계 돈 399,320,385원의 예금채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고는 소외 회사가 위와 같이 당좌거래를 정지당하자 위 1997.8.1.을 기준으로 하여 소외 회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대출금 및 카드대금채권 중 265,092,192원에 해당하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위 예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이하 '제1차 상계'라고 한다)한 결과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은 134,228,193원(= 399,320,385원 - 265,092,192원, 이하 '이 사건 예금채권'이라고 한다)이 남게 되었고, 피고는 이를 임시계정인 '가수금'으로 보관하였다.
원고들은 집행력 있는 위 공정증서정본에 기하여 1997.9.26. 수원지방법원 H, I로 소외 회사를 채무자, 피고를 제3채무자로 하고 압류할 채권인 이 사건 예금채권을 '가수금'으로 표시하여 그 중 123,188,040원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같은 달 27.경 동 결정정본이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예금 중에서 그 추심권자들인 원고 A에게 돈 43,935,160원, 원고 B에게 돈 30,97 1,500원, 원고 C에게 돈 28,372,910원, 원고 D에게 돈 19,908,470원 및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원고들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으로 표시된 '가수금'은 피고가 상계처리 후 피고의 수입으로 처리될 것이나 변제충당을 확정하지 못하여 일시적으로 보유한 임시수입계정으로서 피고의 재산일 뿐이고 소외 회사의 예금이 아니므로 압류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피고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수동채권인 소외 회사의 예금채권 중 일부만 상계의 대상으로 삼고 나머지를 '가수금' 계정에 보관하였으므로 소외 회사가 그 반환청구권을 포기하지 아니한 이상 그 성질은 여전히 소외 회사의 예금채권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항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위 제1차 상계 당시, 상계에 제공된 위 돈 265,092,192원 외에도 피고에게는 돈 446,812,183원의 대출금채권이 더 남아 있었는데 동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예금채권과 상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예금채권은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제1, 3, 6, 7, 9, 14 내지 16호증, 을제2호증의 1 내지 5, 을제4호증의 1, 2, 을제13호증의 1 내지 3, 을제17호증의 1 내지 9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피고 은행은 소외 회사에 대하여 1994.8.1. 돈 3천만원을, 1995.10.12. 및 1996.7.24. 각 돈 1억원씩을 각 소외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하에 대출(이하 '기금보증대출'이라고 한다)하였고, 1995.11.30. 및 1996.9.11. 각 돈 2억원씩을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을 담보로 하여 대출(이하 '예금담보대출'이라고 한다)하였으며, 1996.7.19. 돈 5억원을 소외 회사가 타로부터 취득한 약속어음을 피고가 담보로 다시 양도받고 대출(이하 '어음담보대출'이라고 한다)하였다.
위 각 대출에 적용하기로 약정된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 제7조에 의하면 소외 회사가 어음교환소의 거래정지처분을 받은 때에는 피고에 대하여 당연히 모든 채무의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여 즉시 변제할 의무를 지기로 하고, 제9조에 의하면 소외 회사가 피고에 대한 채무를 이행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그 채무와 채무자의 제 예치금, 기타의 채권과를 그 채권의 기한 도래 여부에 불구하고 피고는 서면통지에 의하여 상계할 수 있고(제1항), 피고는 사전의 통지나 소정의 절차를 생략하고 소외 회사를 대리하여 소외 회사의 제 예치금을 그 기한 도래 여부에 불구하고 환급받아서 채무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피고는 그 사실을 환급 충당 후 지체 없이 소외 회사에게 통지하여야 하고(제3항), 위 각 경우 채권, 채무의 이자, 할인료 등과 지연손해금의 계산에 관하여는 그 기간은 피고가 상계나 대리환급변제충당을 위한 계산을 하는 날까지로 하고 그 율은 피고가 정하는 바에 따르기로 하였다(제4항).
한편, 소외 회사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1997.7.21.경 당좌거래를 정지당함으로써 피고에 대한 제 채무의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였고, 위 제1차 상계일인 같은 해 8.1. 당시 피고 은행의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은 기금보증대출금채권이 원리금 합계 돈 219,933,217원이었으며, 예금담보대출금 및 카드대금채권이 원리금 합계 돈 265,092,192원이었고, 어음담보대출금채권은 돈 281,093,009원이었는데, 피고 은행은 같은 날 위 각 채권 중 어음담보대출금채권은 담보로 취득한 지급기일 미도래의 약속어음의 발행인들의 재산상태 등 추후 변제될 가능성에 대비하여 다른 대출금채권들과의 관계에서 전체적인 채권회수 대책을 수립하여 상계의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기 위하여 위 기금보증대출금채권과 함께 상계처리 대상에서 일단 제외하고 위 약관 제9조 제1항에 기하여 예금담보대출금 및 카드대금채권만 자동채권으로 하여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위 돈 399,320,385원의 예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를 하고 같은 달 4.경 소외 회사에 이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
위 제1차 상계에 의하여, 피고 은행의 소외 회사에 대한 대출금채권은 기금보증대출금채권과 어음담보대출금채권만 남게 되었는데, 피고는 1997.9.27.경 위 압류 및 추심명령정본을 송달받자마자 위 약관 제9조 제3항에 기하여 그 때까지 지급받은 약속어음금으로 변제되고 남은 어음담보대출금채권 226,017,853원 중 일부와 이 사건 예금채권을 소외 회사에 대해 상계의 의사표시를 따로 하지는 않은 채 내부적으로 상계처리하고 그 후 같은 해 10.31.까지 지급받은 약속어음금으로는 당시까지의 어음담보대출금채권 전부 및 위 기금보증대출금채권 중 일부와 위와 동일한 방법으로 상계(이하 '제2차 상계'라고 한다)처리하였으며, 같은 해 12.9.을 기준으로 위 제2차 상계 후 남은 기금보증대출금채권 원리금 합계 돈 95,489,592원을 소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변제받았다(피고는 어음담보대출금채권의 담보로 양수한 약속어음금을 같은 해 10.31.까지 모두 지급받았다).
피고는 1998.8.14.경 소외 회사에 위 제2차 상계처리사실을 통지하기도 하였다.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상계의 효력은 상계적상일에 소급하여 발생하므로 이자 등의 계산도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함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소외 회사간에 적용시키기로 약정된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에 의하여 상계대상채권과 그 계산시기를 임의로 지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일정한 경우 상대방에 대한 상계의 의사표시 없이 상계처리를 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인데, 위 제1차 상계 뿐만 아니라 제2차 상계에서의 자동채권인 어음담보대출금채권 및 기금보증대출금채권과 수동채권인 이 사건 예금채권도 원고들이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기 전에 이미 위 약관에 의하여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약관에 정하여진 바에 따른 피고의 상계처리로 적법히 상계되어 이 사건 예금채권은 모두 소멸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그 이유가 있다.
(원고들은 위 제2차 상계는 그 의사표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1998.8.14.자 통지도 이 사건 압류채권자인 원고들이 아닌 본래의 채권자인 소외 회사를 상대방으로 하였기 때문에 적법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이 사건에서의 쟁점은 제3채무자인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도 상계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여부 즉, 압류, 추심명령의 송달 당시 피고의 대출금채권과 소외 회사의 예금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피고의 채권이 그 압류 효력발생 당시 변제기에 달하여 있지 않은 경우에는 그것이 피압류채권인 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변제기에 도달하는 경우인가 여부라고 볼 것이고, 또 수동채권에 관하여 압류채권자가 추심명령만을 받은 경우 제3채무자의 상계의 의사표시의 상대방은 전부명령이 있은 경우와는 달리 추심명령이 있었다고 하여 수동채권의 귀속에 변경이 생긴 것은 아니므로 추심명령을 받은 압류채권자나 압류를 당한 본래의 채권자 어느 쪽도 상관이 없다고 할 것인데 가사 상계의 의사표시를 생략하기로 한 위 약관 제9조 제3항이 제3자가 당사자간의 법률관계를 전제로 하여 법률행위를 하고자 하는 경우 그 입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3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위 특약의 존재를 주장할 수 없다거나 그 효력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제2차 상계 후인 1998.8.14.경 피고가 소외 회사에 상계사실을 통지한 것을 상계의 의사표시로 못 볼 바도 아니므로 결국 원고들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원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하여, 원고들의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소정의 우선변제권이 보장되는 임금채권이고 그 중 일부는 같은 법 소정의 최우선변제권이 보장되는 임금채권으로서 원고들은 위 임금채권의 추심을 위한 강제집행의 방법으로 이 사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얻은 것이므로 이를 배제시키기 위한 피고의 상계권행사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 우선변제권 또는 최우선변제권은 채무자인 사용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였을 경우 그 강제집행에 의한 환가금에서 일반채권에 우선하여 변제받을 수 있음에 그치는 것이고 원고들이 임금채권을 변제받기 위하여 사용자의 채권에 관한 추심명령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추심권에 기하여 피고에 대하여 청구하는 채권은 소외 회사의 피고에 대한 예금채권에 불과하며 이 경우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 위 예금채권과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지 아니하고 변제기에 달하여 있지 않은 자동채권이 피압류채권인 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변제기에 도달하는 경우가 아니어야 추심권자의 권리가 상계에 우선한다고 할 것이지 채권압류의 집행채권이 임금채권으로서 근로기준법상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고 하여 그 선후에 상관없이 추심권자의 권리가 우선한다고 할 수는 없는바, 결국 압류 전에 상계적상이 이미 발생한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상계권 행사를 저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원고들은 다시, 위 제2차 상계의 자동채권 중 기금보증대출금채권은 피고가 소외 회사로부터 변제하지 못하는 경우 그 전액을 보증채무자인 소외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변제받아야지 원고들에 의하여 이미 압류된 소외 회사의 예금채권과 상계함은 신의칙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다투나, 채권자인 피고로서는 대출금채권을 보증채무자로부터 변제받을 수도 있고 주채무자에 대하여 상계적상에 있는 수동채권과 상계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며 이는 피고가 임의적으로 선택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가 위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대출금채권 전액을 변제받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이를 신의칙에 반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5. 11.
판사 박송하(재판장) 한범수 박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