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1999. 5. 27. 선고 98누14183 판결

주문

1.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가 1998. 7. 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총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6 내지 8호증의 각 1, 2, 갑 제12호증의 1, 2, 을 제1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6, 을 제10호증의 1 내지 5, 을 제11호증의 1 내지 7,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 없다.

가.

원고는 1997. 1. 1.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고만 한다)에 입사하여 전력시설부문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1997. 12. 8.부터 같은 달 11.까지 및 같은 달 13.부터 같은 달 30.까지 무단결근을 하였고, 같은 해 11. 22.부터 같은 해 12. 30.까지 회사 공금을 유용하고 회사 물품을 무단 지출하였다는 사유로 1998. 2. 3. 참가인 회사로부터 같은 달 6.까지 같은 해 3. 4.자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내용의 권고사직(징계 2급) 통지를 받았다.

나.

원고가 위 권고사직에 기한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자, 참가인 회사는 같은 달 13. 다시 원고에게 같은 달 16.까지 같은 해 3. 4.자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라는 통지를 한 후, 같은 해 2. 26. 이에 불응하는 원고를 징계해고(징계 1급, 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1998. 3. 24.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해 4. 17. 그 신청이 기각된 후, 같은 해 5. 9. 피고에게 C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도 같은 해 7. 21.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사유 중 무단결근의 점은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게 세 차례나 사직을 강요하고, 원고의 근로제공의사를 거부하였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 것이고, 공금유용의 점은 원고가 현장소장으로서 현장근무 중 발병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하여 출장비를 치료비에 전용한 데에 불과하며, 휴대용 컴퓨터 무단지출의 점은 사직할 때에 반환하기로 하고 위 컴퓨터를 지급받은 것으로서 무단지출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결국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부당한 것이다.

또한,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에 의하여 참가인 회사 단체협약이 비조합원인 원고에게 확장적용 되는데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에 의한 재심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절차상으로도 하자가 있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징계해고는 위법하여 당연무효임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보고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이 사건 징계해고 절차의 정당성

(1)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14호증의 1, 2, 5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회사의 관련 규정

①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은, 제139조에서 징계의 종류로 견책·감급·정직·강직·권고사직·징계해고를 규정하고, 제145조에서 사원의 징계는 별도로 정하는바에 따라 행한다고 규정하며, 그 위임을 받은 참가인 회사의 사원징계규정은, 제4조 제2호 및 제8조에서 사업부(문) 징계위원회는 사업부(문)장이 위원장이 되고, 사업부(문)내 M3급 이상 관리계열 사원 중 위원장이 위촉하는 10인 이내의 위원들로 구성되며, 재적위원 과반수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되 가부동수일 경우에는 위원장이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제22조 및 제23조에서 통고받은 징계사항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사원은 통고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서면으로 이유를 명시하여 인사 담당부서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의신청의 사유가 정당하다고 인정할 수 없을 때에는 이를 기각하고, 이의신청을 승인한 때에는 재심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②

참가인 회사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은 제31조 단서 제2항에서 "징계사항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당해 조합원은 5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회사는 지체없이 재심에 응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이 사건 해고처분의 경위

①

원고가 1997. 11. 21.경 출장근무지에서 무단 이탈하여 출근하지 아니하면서 출장비를 자신의 신병 치료비로 전용하고, 회사에서 지급받은 휴대용 컴퓨터를 반납하지 아니하자, 참가인 회사는 1998. 1. 23. 원고에게 전력사업부 징계위원회 개최사실을 통보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같은 해 2. 2. 징계위원장인 전무 D과 7명의 징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력사업부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무단결근, 공금유용 및 회사 물품 무단반출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징계위원 7명 중 5명의 찬성으로 권고사직

을 결정하고, 같은 달 3.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면서 같은 달 6.까지 같은 해 3. 4.자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하였다.

②

원고는 1998. 2. 6. 위 징계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참가인 회사는 같은 달 9. 인사조직개발실 실장 E 명의로 원고의 이의신청을 기각한다고 통보한 후, 같은 달 13. 다시 원고에게 같은 달 16.까지 같은 해 3. 4.자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지시하였다.

③

원고가 위 제출기한이 경과하도록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자, 참가인 회사는 같은 달 23. 원고에게 전력사업부 징계위원회의 개최사실을 통보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같은 달 26. 징계위원장 D과 8명의 징계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고, 참가인 회사의 징계조치사항을 불이행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같은 해 3. 4.자로 징계해고하기에 이르렀다.

(2)

판단

(가)

단체협약의 확장 적용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5조에 의하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것인바, 여기서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 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 위 을 제14호증의 5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은 제3조에서 조합원의 범위에 관하여 회사의 종업원은 법 제2조 제2항(제2호의 오기로 보인다)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 자로서 가입원서를 제출한 날부터 조합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 사건 징계해고 당시 참가인 회사의 조합원 수가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단체협약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 한 기능직, 일반직 등 직종의 구분 없이 사업장 내의 모든 근로자가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가입하여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으므로, 원고와 같은 일반직 근로자도 기능직 근로자와 함께 위 법조항에서 말하는 동종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조합원수가 상시 사용되는 근로자 과반수에 해당하였던 이상, 실제로 노동조합에 가입한 여부에 관계없이 원고에 대하여도 단체협약의 해고절차에 관한 조항이 확장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

재심청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1998. 2. 3.자 권고사직(징계2급)처분에 대하여 5일 이내인 같은 달 6.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는바, 그 문서의 제목 여하에 관계없이 징계처분에 대한 불복의 취지를 담고 있었던 이상 원고의 재심청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더욱이 갑 제21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는 종전에도 조합원의 징계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재심청구로 받아들인 전례가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는 위 단체협약이 정한 기간 내에 적법한 재심청구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

재심절차

따라서, 참가인 회사는 위 단체협약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체없이 원고의 재심청구에 응하여야 하였는데, 위 인사조직개발실장의 이의신청 기각통보만으로는 적법한 재심절차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라)

살피건대, 징계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이므로, 징계처분이 그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재심절차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하였거나 재심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서 재심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은 절차의 정당성을 구비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할 것인바,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적법한 재심청구에 대하여 아무런 재심절차를 이행하지 아니한 셈으로 되었으므로, 원고에 대한 위 권고사직처분은 그 절차상의 하자로 무효라 할 것이고,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도 그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징계해고처분은 그 징계사유의 정당성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절차상 부당한 것이어서 이를 정당한 것이라고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9. 5. 27.

판사 최병학(재판장) 김경선 안영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