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0. 8. 19. 선고 2010노48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벌금 1,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행위는 쟁의행위로서의 목적, 절차 및 방법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정당행위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및 원심의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 A은 N단체 위원장이고, 피고인 B은 N단체 증권업종 본부장이고, 피고인 C은 N단체 부위원장이고, 피고인 D은 N단체 여성위원장이고, 피고인 E은 O노동조합 위원장이고, 피고인 F는 O노동조합 교선실장이고, 피고인 G은 O노동조합 P 비정규지부 부지부장이고, 피고인 H은 P 비정규지부 사무국장이고, 피고인 I은 P 비정규지부 총무국장이고, 피고인 J는 P 비정규지부 쟁의국장이고, 피고인 K은 P 비정규지부 교육국장이고, 피고인 L은 P 비정규지부 정책국장이고, 피고인 M은 P 비정규지부 조직국장이다. 주식회사 Q은 서울 영등포구 R 건물에 본사를 두고 S 및 T의 전산시스템을 구축 ·관리하는 회사로서 2007년 4월경 S 단말기 보수유지 하청업체인 U 등 기존 협력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한 후 V 주식회사 등과 새로이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U 등은 소속 근로자들에게 V 등이 고용관계를 승계한다고 통보하였다. 이에 주식회사 Q의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고용에 불안을 느끼고 2007. 5. 19. P 비정규지부를 설립하여 주식회사 Q을 상대로 직접 고용 및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였으나 사측은 조합원들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P 비정규지부는 2007년 8월경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후 주식회사 Q을 상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7. 9. 11. 주식회사 Q이 P 비정규지부 조합원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므로 노동쟁의라고 볼 수 없어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피고인들은 2007. 9. 12.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함과 아울러 파업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P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관철할 목적으로 파업 전날인 2007. 9. 11. 저녁부터 R 건물 로비를 점거하여 파업전야제를 개최한 후 장기간 그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점거농성을 하기로 공모하고, 2007. 9. 11. 19:30경 P 비정규지부 조합원 및 N단체과 O노동조합의 간부 등 80여명과 함께 R 신관 1층 로비에 들어 가 같은 달 20. 21:30경까지 그곳에서 숙식을 하면서 확성기를 이용하여 노동가를 틀어놓거나 구호를 외치는 등 주식회사 Q을 상대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점거농성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P 비정규지부 조합원 등 80여명과 공동하여 피해자 W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들과 X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들 및 수사보고(방해금지가처분에 대한 선고유예 결정문 첨부)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주식회사 Q과 P 비정규지부 조합원 및 그 사이의 하청업체 간의 관계를 종합하여 보면 주식회사 Q은 P 비정규지부 조합원에 대하여 직접적인 근로관계에 기한 사용자이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의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주식회사 Q은 P 비정규지부나 그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들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들과 X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 및 Y와 Z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일부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농성을 한 이 사건 로비는 주식회사 Q(21개층 건물 중 2층부터 11층 사용)과 W(12층부터 21층 사용)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인 사실, 위 공간은 700-8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은 공간으로 한쪽에 안내데스크 및 고객대기실이 있고 일반 사무실은 없는 사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로비 중 중간 부분 일부를 점거하며 선전전, 강연, 토론 등의 방법으로 농성한 사실, W나 주식회사 Q에 출입하는 직원, 일반 고객은 피고인 등의 점거로 인하여 통행을 크게 방해받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비록 피고인들이 피해자 W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로비에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주식회사 Q이 P 비정규지부 조합원에 대한 사용자가 아니라며 단체교섭을 거부하자 P 비정규지부는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을 선언하고 쟁의행위에 들어갔고, 피고인들은 P 비정규지부 조합원 또는 그 상급단체의 간부로서 위 쟁의행위에 참가한 점, 이 사건 로비의 점거는 그 쟁의행위의 한 방법인 점, 피고인들은 이 사건 로비의 일부를 점거하였고 W나 주식회사 Q에 출입하는 직원, 일반 고객의 통행은 방해받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이 사건 로비침입은 정당한 쟁의행위 중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2인 이상이 하나의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각자 주거의 평온을 누릴 권리가 있으므로, 사용자가 제3자와 공동으로 관리 · 사용하는 공간을 사용자에 대한 쟁의행위를 이유로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침입 · 점거한 경우 비록 그 공간의 점거가 사용자에 대한 관계에서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하여도 이를 공동으로 관리 ·사용하는 제3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승낙이 없는 이상 위 제3자에 대하여서까지 이를 정당행위라고 하여 주거침입의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원심 및 환송 전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①피고인들이 농성을 한 이 사건 로비는 (주)W가 소유하고 있는 지상 21층 규모의 이 사건 업무용 빌딩 중의 일부이고, (주)Q은 이 사건 업무용 빌딩 중 2층부터 11층을 임차하여 사용하면서 그 12층부터 21층까지 사용하는 (주)W와 공동으로 이 사건 로비를 사용하는 사실, ②이 사건 로비는 700~800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은 공간으로 한쪽에 안내데스크 및 고객대기실이 있고 일반 사무실은 없는 사실, ③피고인들은 이 사건 로비중 중간 부분 일부를 점거하며 선전전, 강연, 토론 등의 방법으로 농성한 사실, ④피고인들을 포함한 100여 명은 시설보호요청을 받은 경찰의 저지를 뚫고 현관 밖에서 자동문 1개를 안쪽으로 밀어서 손괴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로비에 들어간 사실, ⑤그 후 10여 일 동안 숙식하면서 앰프를 이용하여 노동가를 틀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방법으로 소음을 발생시킨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들이 이 사건 로비에 침입하여 이를 점거한 행위는 (주)W를 포함한 위 로비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 명백하므로,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비록 원심 판시의 사정이 있어 피고인들의 위 행위가 (주)Q에 대한 관계에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평가될 여지가 있다 하여도 위 로비를 공동으로 관리 · 사용하며 자신의 주거의 평온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는 (주)W에 대하여서까지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피고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헌법상 정당한 권리행사이므로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피고인들이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로비에 침입하여 이를 점거한 이상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점거가 (주)W에 대한 관계에서도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쟁의행위의 위법성 조각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