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7,000,000원 및 그 중 18,000,000원에 대하여 2012. 9.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드라마 등에 출연하는 보조출연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고, 피고는 방송연예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2011. 5. 19. 피고와 "피고는 2011년 4월부터 2년간 매월 10일에 원고에게 발전기금(복리후생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고, 이후 2011. 6. 21.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보충협약에도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2011. 8. 5. 450만 원, 2011. 9. 7. 300만 원, 2011. 10. 20. 150만 원, 합계 9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7,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700만 원{= (150만 원× 24개월) - 900만 원} 및 그 중 1,800만 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2. 9.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는 주장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합의금을 임원진의 활동비,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금원을 지급하는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에 따라 금지되고 있는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합의는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 따른 운영비 원조금지의 입법목적은 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데에 있다 할 것이므로, 위 법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 여부는 형식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고, 그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성이 현저하게 없는 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누6392 판결 등 참조<1>).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의 적극적인 요구에 의하여 이 사건 합의에 이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금전의 지급으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이 저해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금원 지급이 부당노동행위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 원칙에 해당한다는 주장
피고는, 원고와 피고는 노사가 협력하여 상생하자는 원칙하에 이 사건 합의를 포함한 노사합의를 하였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상 상호간의 악의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보조출연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피고 직원을 해고하라고 피고를 압박하고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가 금품수수의 배후조정자라는 유언비어를 유포하였으며, 보조출연자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허위의 사실로 피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하였는바, 이와 같이 원고가 정당한 노동행위의 범위를 벗어나 피고의 인사권 등 경영권에 압박을 가하고, 피고의 대표이사를 음해하며, 피고의 업무를 방해하면서 이 사건 합의에 기한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 원칙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민법상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법률관계의 한쪽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음에도,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를 이유로 그 일방의 권리행사를 부정할 수 있고(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0다13856 판결 등 참조), 권리행사가 권리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려면, 주관적으로 그 권리행사의 목적이 오직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고 손해를 입히려는 데 있을 뿐 행사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경우이어야 하고, 객관적으로는 그 권리행사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2. 25. 선고 2008다7380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정이 있더라도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적법하게 체결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금원을 청구하는 행위가 정의관념에 비추어 도저히 용인될 수 없다거나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전서영
각주1) 이 대법원 판결을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지원이 금지된 개정 노조법 하에서 원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에 관하여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개정된 노조법에 의하더라도 사용자의 운영비 원조 중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이 명시적으로 금지되었을 뿐 다른 운영비 원조에 대한 부분은 개정되지 않았으므로, 위 대법원 판결은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급 외의 다른 운영비 원조와 관련하여서는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보인다(서울고등법원 2012나21098호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