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용자가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하여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원고(회계법인)의 업무명령에 따라 피고(회계사)가 미국 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서 근무하였고, 해외근무기간 중 특별한 연수나 교육훈련을 받지는 아니한 점, 미국 회계법인에서 피고에게 근로의 대가로서 연봉을 지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외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은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단순한 근로장소의 변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피고의 해외근무를 위하여 지출한 해외연수비용(출국수속비, 항공료)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므로, 이는 원고가 부담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의무복무기간을 위반하여 퇴사한 경우에 원고에게 해외연수비용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은 실질적으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 사 건 : 2012가소89663 해외연수비
* 원 고 : OO회계법인
* 피 고 : 김OO
* 변론종결 : 2012.09.25.
* 판결선고 : 2012.10.23.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해외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여 2008.5.5.부터 2009.10.31.까지 약 18개월 동안 미국 연수를 다녀온 후, 해외연수규정에 따라 2014.4.23.까지 의무복무를 하여야 함에도 2011.11.30. 퇴사하였으므로, 원고에게 해외연수비용 8,046,957원(= 출국수속비 278,000원 + 항공료 7,768,975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업무명령에 따라 2008.5.5.부터 2009.10.31.까지 약 18개월 동안 미국의 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서 근무를 하다가 복귀하였는바, 이는 해외연수가 아니라 근로장소의 변경에 불과한 해외파견근무이므로, 피고가 의무복무기간을 위반하여 퇴사한 경우에 원고에게 해외연수비용을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위약 예정의 금지)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인정 사실
원고는 OOOOO 글로벌 유한회사(이하 ‘OOOO’이라고 한다)의 회원사로서 매년 일정한 수의 공인회계사를 다른 국가에 소재한 OOOO 회원사에 파견하여 근무하도록 하는 해외파견근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의 업무명령에 따라 2008.5.5.부터 2009.10.31.까지 약 18개월 동안 미국에 소재한 OOOO 회원사에서 공인회계사로서 근무하다가 원고 회계법인으로 복귀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해외파견근무를 위하여 8,046,957원(= 출국수속비 278,000원 + 항공료 7,768,975원)을 지출하였다.
한편, 피고는 2008.4.29. 원고와 사이에 해외연수 동의서 및 서약서를 작성하면서 피고가 연수종료 후 해외연수규정에 정한 의무복무기간(연수기간의 3배수)을 근무할 것이고, 이를 위반하는 때에는 해외연수비용을 전액 반환하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을 하였으나, 의무복무기간이 경과하기 전인 2011.11.30.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2, 갑 제3호증의2, 갑 제5호증의6 내지 9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사용자가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하여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인 바, 이 사건 약정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업무명령에 따라 피고가 미국 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서 근무하였고, 해외근무기간 중 특별한 연수나 교육훈련을 받지는 아니한 점, 미국 회계법인에서 피고에게 근로의 대가로서 연봉을 지급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외파견근무의 주된 실질은 연수나 교육훈련이 아니라 단순한 근로장소의 변경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피고의 해외근무를 위하여 지출한 해외연수비용 8,046,957원(= 출국수속비 278,000원 + 항공료 7,768,975원)은 장기간 해외근무라는 특수한 근로에 대한 대가이거나 또는 업무수행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하게 지출할 것이 예정되어 있는 경비에 해당하므로, 이는 원고가 부담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가 의무복무기간을 위반하여 퇴사한 경우에 원고에게 해외연수비용을 반환하기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은 실질적으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상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