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6. 17. 선고 2014가합1258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류판매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있는 '마리오아울렛'이라는 쇼핑몰(이하 '이 사건 쇼핑몰'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2013. 7. 22. 피고에 입사하여 2014. 12. 30.까지 이 사건 쇼핑몰 시설팀의 기계파트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나.

피고의 이 사건 쇼핑몰 시설팀에서 근무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1주일에 2~3회 가량 1일 24시간 당직근무(09:00 ~ 익일 09:00)를 하고, 그 다음날은 '비번', 그 다음날은 '휴무'라는 명목으로 근무를 하지 않았으며(이와 같은 근무형태를 이하 '이 사건 교대근무'라 한다), 그 외에 필요에 따라 휴일·연장근무를 하였다.

다.

원고가 속해 있는 기계파트의 당직근무시 업무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의 주된 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부터 4, 7, 8, 11, 12, 18, 19(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5, 10, 11,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르면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1일 8시간), 휴게시간은 1일 60분으로 정하고 있는데도, 원고는 피고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3일에 한번씩 24시간 근무를 하면서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본급 및 기본연장수당 이외에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 등 법정 수당(이하 '이 사건 수당'이라 한다)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의 업무특성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어 있어 원고와 피고는 원고가 청구하는 이 사건 수당이 이미 포함된 포괄임금제에 따른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그에 따른 월 급여를 아무런 이의 없이 전액 수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른 임금약정이 체결되었는지 여부

1)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 4. 13. 선고 2005다34643 판결 참조).

한편,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법정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고(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등 참조),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이를 합산 지급함이 원칙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에 따르면, 피고의 취업규칙 제19조 제1항은 '종업원의 근로시간은 1주 중 40시간(매일 8시간) 근로로 하고, 주휴일을 제외한 잔여일은 무급휴무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1항은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는 1주일에 12시간을 한도로 종업원의 동의를 얻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2조는 '종업원이 시간외 근로 및 야간근로, 휴일 근로할 경우에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을 가산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3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 내용과 같이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을 정하여 기본급을 지급하고 그 외의 근무시간에 대하여는 연장수당 등을 지급하기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교대근무로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각종 제수당을 모두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에 관한 묵시적 합의(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이라 한다)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것이 원고에게 불리하다거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아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은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가 유효한 포괄임금계약에 따라 피고로부터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월 급여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원고가 이 사건 쇼핑몰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시설물에 대한 유지 및 보수, 관리, 점검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구체적인 업무내용, 평상시 수행하는 행위, 야간근무시 상시업무와 간헐적 업무의 내용, 실제 보수 등의 조치가 필요했던 사례의 빈도 등에 비추어 볼 때, 당직근무 시간 동안에는 신체적 또는 정신적 긴장이 상대적으로 적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시설물에 대한 유지 및 보수, 관리, 점검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원고는 이 사건 교대근무에 따라 24시간 당직근무를 수행하여 왔고, 그러한 근로형태와 업무의 특성상 연장·야간·휴일근무가 당연히 예상되는 반면, 구체적인 업무수행 및 대기시간의 반복으로 인하여 원고가 실제로 근무한 시간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다)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교대근무에 따라 24시간 당직근무의 형태로 근무하는 것과 임금을 월 급여 형태로 법정 수당을 포괄하여 지급할 것임을 고지하였고, 원고는 이를 수용하며 피고에 입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교대근무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거나 이에 동의한 바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입사 당시부터 이 사건 교대근무를 하여 왔고, 1년이 넘도록 이 사건 교대근무를 하면서도 이에 대한 아무런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교대근무에 대한 상호양해가 있었다고 보인다).

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른 '1주 40시간'이라는 기재가 있으나, 포괄임금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법정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근로시간의 기재가 원고와 피고 사이의 포괄임금계약에 반드시 배치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

피고는 야간근무(19:00경 이후 익일 09:00경)를 위하여 이 사건 쇼핑몰 내부에 휴게실을 마련하고, 세면시설 및 침구를 두었는바, 원고는 야간 당직근무시 해당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이외의 시간에는 휴식을 취하기도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바)

피고는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교대근무 형태로 근무하고 있는 시설팀 직원들에게 실제 근로일수나 근로시간에 따른 이 사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기본급여에 기본연장수당과 직책수당을 제수당으로 지급하여 왔는데, 원고는 입사 당시부터 이 사건 소 제기 무렵까지 상당 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 없이 이를 수령해 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에 따른 임금지급방식을 묵시적으로 승낙한 것으로 보인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등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이상 원고에 대한 시간외근로수당 등의 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참조), 이와 달리 노동부장관의 승인이 없는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은 무효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남신향 서청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