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10. 30. 선고 2014가합9404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 중 전보명령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5,500,000원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3/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삼성전자서비스 주식회사(이하 '삼성전자서비스'라 한다)로부터 계열사 전자제품 수리 업무를 위탁받아 삼성전자서비스 양천센터(이하 '양천센터'라 한다)를 운영중인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의 방문수리 서비스 기사로 근무중인 근로자이다.

나.

삼성전자서비스는 2009. 5. 31. 프린터 서비스 전문인력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09. 6.경 IT제품 방문수리 서비스 기사(이하 'IT제품 기사'라한다)였던 원고를 프린터 전담 방문수리 서비스 기사(이하 '프린터 전담기사'라 한다)로 선발하여 프린터 수리를 전담시켰다.

다.

피고는 2013. 3. 29. 삼성전자서비스와 사이에 '13년도 서비스 업무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6. 30. 아래와 같은 내용의 '프린터 전문서비스 합의서'(이하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이라 한다)를 추가로 체결하였다(피고는 2009년경부터 2013년경까지 삼성전자서비스와 사이에 이와 유사한 내용의 계약을 매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라.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2013. 7. 14.경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를 설립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한 뒤 위 노동조합의 B C을 맡았다.

마.

피고는 2013. 7. 29. 삼성전자서비스에 '성수기 물량 증가에 따른 서비스 업무의 처리 지연' 등을 이유로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을 해지하는 요청을 하였고, 같은 해 8. 1. 원고를 프린터 전담기사에서 IT제품 기사로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6 내지 8,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원고 본인신문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법령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부당노동행위)

사용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이하 "부당노동행위"라 한다)를 할 수 없다.

1.

근로자가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가입하려고 하였거나 노동조합을 조직하려고 하였거나 기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그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그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이 해지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전보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을 1, 2호증의 각 기재, 원고 본인신문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가 2013. 7. 29.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 사실, ②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시점에 이미 이 사건 용역계약기간(2013. 6. 1. ~ 2014. 3. 31.)이 만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피고가 삼성전자서비스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 사건 용역계약을 자유로이 체결 또는 갱신할 수 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이 무효임을 확인받더라도 원고가 프린터 전담기사로서의 종전 지위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전보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4.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은 업무상 필요 없이 원고가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다는 이유로 이루어진 부당노동행위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부당노동행위로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하계 성수기에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수리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인력 재배치를 위해 원고를 전보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이루어진 정당한 인사명령이라고 다툰다.

5.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이 사건 전보명령의 정당성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바, 전직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직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직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12. 12. 선고 97다36316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6 내지 9, 11호증, 을 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원고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소속 서비스 기사들의 2013년 하계 성수기 수리건수가 같은 해 비수기에 비해 다소 증가하였으나 예년(2011년, 2012년)의 하계 성수기 수리건수와 비슷한 수준인 점, ② 2013년 하계 성수기의 가전제품 수리건수 증가는 계절의 특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성수기 이후 가전제품 수리건수가 다시 감소한 점, ③ 피고의 IT제품 기사는 2011년, 2012년과 비교하여 2013년에 2명이 증가하였으므로, 피고의 주장처럼 그 중 3명이 하계 성수기에 가전제품 수리 업무에 배치되어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인원을 IT제품 수리에 배치할 수 있는 점, ④ 2013. 8.경부터 같은 해 12월경 사이의 프린터, 복합기 등의 수리건수가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원고를 IT제품 기사로 전보할 업무상 필요성이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① 프린터 전담기사에게는 고정급을 지급하고 IT제품 기사에게는 수리건수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는 등 프린터 전담기사와 IT제품 기사의 급여 체계가 다른 사실, ②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 전에는 월평균 300만 원 이상의 급여를 수령하였으나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 월평균 200만 원 미만의 급여를 수령하는 등 급여가 30% 이상 감액된 사실, ③ 원고의 월별 프린터 수리건수를 비교하면 2013. 5.경과 같은 해 8월경의 수리건수가 비슷한데도 원고가 2013. 8. 수령한 급여는 1,695,671원으로 2013. 5. 급여 3,030,215원에 비해 약 55%에 불과한 사실(같은 수준의 근로를 제공하여도 급여 체계가 달라짐에 따라 급여가 상당 부분 삭감된 것으로 보인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급여 등에 있어서 적지 않은 불이익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은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데,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적지 않아 보이고, 여기에 피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과 관련하여 원고와 사전협의를 하는 등의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더하여 양자를 비교·형량해보면, 이 사건 전보명령은 피고의 인사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여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2)

부당노동행위 여부

앞서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한 달여 만인 2013. 7. 29.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하여 계약해지를 통보한 점, ② 피고가 계약기간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해지통보한 것은 삼성전자서비스의 협력업체라는 피고의 지위를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인 점(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서도 삼성전자서비스의 해지권만을 규정하고 있다), ③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 B의 C으로 활동하기 시작한 직후에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을 해지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을 내린 점, ④ 피고가 2013. 7.경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 또는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유하였던 점, ⑤ 이 사건 프린터 용역계약을 갑작스럽게 해지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거의 없거나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이 사건 전보명령의 시기와 필요성, 원·피고의 지위, 전보명령 전후 당사자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가 노동조합 간부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기 위해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한 것으로 보인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갑 9호증의 3, 갑 11호증, 을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2013. 8.경부터 2013. 12.경 사이 프린터 수리건수는 이 사건 전보명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인 사실, 그럼에도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 원고의 급여가 월평균 100만 원 이상 감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하여 적어도 위 5개월 동안 500만 원 이상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앞서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의 노동조합 가입 및 간부로서의 활동을 이유로 피고가 가한 불이익인 점, ② 갑자기 내려진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원고가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리라 보이는 점, ③ 다만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별도로 배상받는 점 등 이 사건 전보명령의 경위 및 위법성의 정도, 원·피고의 지위 등을 비롯하여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 액수는 5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550만 원(= 재산상 손해 500만 원 + 정신적 손해 5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전보명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손해배상청구 부분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김지연 허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