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5. 1. 선고 2014나2629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 망 A의 소송수계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 망 A의 소송수계인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 범위

A은 제1심에서 피고를 상대로 91,558,21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다가 당심 계속 중 사망하였는데, 원고 소송수계인들과 피고는 모두 A의 공동상속인으로서, A이 주장하는 피고에 대한 채권 중 피고 상속분에 해당하는 부분은 혼동으로 소멸하였고, 원고 소송수계인들은 상속분에 따라 각 22,889,554원(= 91,558,219원 × 1/4)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은 위 감축된 청구취지 부분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가.

피고는 망 C과 망 A 사이에 태어난 장남으로서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재외국민이고, 원고 소송수계인들은 피고의 동생들이다.

나.

C은 1998. 5. 4. 사망하였고, 피고는 C의 소유였던 2000. 4. 10. 서울 구로구 G 지상 2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1998. 5. 4.자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

피고는 1985년경부터 미국에 거주하면서 의류 관련 무역업체를 운영하였는데, A은 1998년경부터 이 사건 건물 지하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고 한다)에서 니트, 스카프 등 의류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있는 피고에게 보내 주었다.

라.

A은 2012. 1. 18. 뇌출혈로 쓰러져 당심 계속 중이던 2014. 4. 23. 사망하였고, 원고 소송수계인들은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주장 및 판단

가.

원고 소송수계인들의 주장

피고는 2000. 3. 이 사건 건물 지하에 이 사건 공장을 설치하고 A을 관리자로 채용하여 매월 2,500,000원의 급여를 지급하였다. A은 피고가 송금한 돈으로 니트 기계와 비품, 원자재 등을 구입하고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의류 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있는 피고에게 보내 주었다. 피고는 미국에서의 사업비용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A의 급여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있던 중 2010. 1.부터는 급여를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2012. 5. 15. A과 원고 소송수계인들에게 이 사건 공장을 더 이상 운영하지 않겠다고 통지하였다.

A은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A에게 지급하지 않은 2010. 1. 1.부터 2012. 5. 15.까지의 급여 61,250,000원 및 퇴직금 30,308,219원 합계 91,588,219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A이 2014. 4. 23. 사망하여 원고 소송수계인들과 피고가 각 1/4의 비율로 위 채권을 상속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 소송수계인들에게 각 22,889,554원(= 91,588,219원 × 1/4)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준거법

원고 소송수계인들은 미국 영주권을 가진 재외국민인 피고와 대한민국 국민인 A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먼저 이 사건의 준거법에 관하여 본다.

국제사법 제25조 제1항, 제28조 제2항은 계약에 관하여는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을 준거법으로 하되, 근로계약에 있어서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하며,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어느 한 국가 안에서 노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한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쟁점은 A이 이 사건 공장에서 의류 제품을 제작한 것이 피고와의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 제공인지 여부이므로, 이 사건 공장이 위치한 대한민국의 법이 이 사건의 준거법이 된다고 할 것이다.

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노무 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4274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4, 15, 16호증, 제24호증의 1 내지 7, 제25호증, 제37호증의 2, 3, 4, 을 제4호증의 1, 2, 제6호증, 제12호증의 2, 제16호증의 1, 2, 제17,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A은 1998년경 피고가 미국에서 송금한 돈으로 이 사건 건물 지하에 거주하고 있던 임차인들에게 임차보증금을 반환하고 이 사건 건물 지하를 인도받아, 니트 기계 1대와 비품 등을 들여 이 사건 공장을 설치하였다. A은 그 과정에서의 금전 지출 내역을 자세히 기재하여 원고에게 보냈다.

2)

A은 피고로부터 제품의 종류, 수량, 사이즈, 색상, 디자인 등에 관하여 자세한 주문을 받고 이에 따라 니트, 스카프 등을 제작하여 미국에 있는 피고에게 수출하였고, 피고가 송금한 돈으로 1999년경 및 2000년경 이 사건 공장에 니트 기계 각 1대씩을 각 추가하였다.

3)

A은 이 사건 공장을 운영하면서 2000년경 "K"라는 상호로 원고 소송수계인 F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A이 위 상호로 2000. 3.경부터 2011. 12.경까지 관세청에 대한 신고를 거쳐 피고에게 수출한 의류 제품은 중량 59,745.8kg, 금액 1,044,301달러에 이른다.

4)

A은 피고로부터 원고 소송수계인 F 명의의 외환은행 계좌(이하 '이 사건 계좌'라고 한다)로 물품대금과 원자재 비용 등을 송금받아 거래처에 대금을 지급하거나 공장 운영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전적으로 자금을 관리하였다.

5)

A은 평소에 혼자서 이 사건 공장에서 일하였고, 포장 등 업무에 필요한 경우 1년에 평균 30일 정도는 이웃 주민 1명 내지 3명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하였으며, 원고 소송수계인 D, E도 포장 등 업무를 도와 주기도 하였다.

6)

피고는 A에게 돈을 송금하면서 장부에 금액과 지급 명목을 기록하였는데, 2005. 6. 1.자 5,000달러를 "실값, 월급", 2005. 6. 30.자 2,000달러를 "월급", 2006. 5. 30.자 3,000달러를 "월급, 마을금고, 실값, 세금 450달러", 2006. 7. 5.자 2,150달러를 "월급", 2006. 9. 5.자 2,000달러를 "비닐, 박스, 월급", 2006. 10. 2.자 2,200달러를 "월급, 이자(추석)"이라고 각 기재하였다.

7)

원고 소송수계인 F는 피고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2가단36603호로 이 사건 공장의 명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자, 이 사건에서의 주장과 달리, 자신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장을 임차하였고, 피고가 A에게 물품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여 이를 피고 대신 갚아주고 피고와 합의하여 임대차보증금을 증액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8)

원고 소송수계인 F는 피고를 상대로 소를 제기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3가단66045 대여금 사건에서도 이 사건에서의 주장과 달리, A이 의류 제품을 제작하여 피고와 무역 거래를 하였고, 스카프 부분은 자신이 전적으로 맡아서 사업을 운영하였으며, A이 이 사건 계좌를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모든 거래처에 직접 물품대금을 송금하였다는 취지의 2015. 1. 27.자 준비서면을 제출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A에게 제작할 제품의 종류, 수량, 사이즈, 색상, 디자인 등에 관한 지시만 하였을 뿐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거나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을 적용한 바 없어 A에 대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휘 · 감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A은 독자적으로 원고 소송수계인 F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피고로부터 송금받은 물품대금 등을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자신이 필요한 경우 이웃 주민을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하는 등 자신의 계산으로 이 사건 공장을 운영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가 2005년 내지 2006년경 원고에게 송금한 돈 중 6회에 관하여 장부에 "월급"이라고 기재하였다고 하여 곧바로 위 돈이 A의 근로 제공에 대한 보수인 임금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그 외에 피고가 A에게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지급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전혀 찾을 수 없는 점, ④ 원고 소송수계인 F는 피고와 사이에 계속 중인 다른 소송에서는 이 사건에서와 달리 A이 피고와 대등한 관계에서 무역 거래를 하였다거나 자신이 이 사건 공장을 임차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던 점 및 A과 피고의 관계, 이 사건 공장의 설치 경위와 운영 형태, A과 피고 사이의 의류 제품 거래 내역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A은 피고의 어머니로서 피고를 위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이 사건 공장을 운영하면서 거의 이윤을 남기지 않고 피고에게 의류 제품을 수출하였을 뿐 피고와 사이에서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 소송수계인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다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A이 피고와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 소송수계인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 소송수계인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재성(재판장) 함병훈 박민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