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9. 26. 선고 2014노82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E를 근로자로 고용한 것이 아니라, 폐합성수지 재활용에 관한 영업을 준비하면서 기계설비계약의 상대방으로 E를 만나서 그 계약에 관련된 출장에 동행했을 뿐이다. E는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나, E는 출퇴근 시간이나 작업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았고,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수행에 관한 지시 · 감독을 받은 적이 없으며, 피고인은 기계대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을 뿐이므로 임금을 목적으로 한 근로의 제공이 아니었으며, 업무의 전속성도 없었으므로, E는 피고인에게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의 대표로 폐합성수지 재활용 영업을 하는 자로서, 영업의 준비를 위하여 기계를 구입하고 공장을 인수하고자 한 사실, ② E는 피고인이 공장에 기계설비를 하는데 도움을 달라고 하기에 2010. 9. 21.부터 2개월 동안 피고인의 요구에 따라 피고인과 함께 김포, 대구, 안동 등지에 있는 공장으로 폐합성수지 재활용 관련 기계를 보러 다녔던 사실, ③ 피고인은 2010. 11.경 주식회사 G을 인수하기로 하고 그곳 빈 공장에 K로부터 매수한 기계와 다른 인쇄기계 등을 운반하여 놓고는, 2010. 11. 21.부터 2010. 12. 20.경까지 E에게 기계의 설비 및 청소, 페인트칠과 같은 공장 정리 등의 업무를 지시하였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E를 공장장으로 소개한 사실, ④ 피고인이 E와 함께 기계를 보러 다니면서 일이 없을 때는 그냥 돌아가라고 한 적도 있지만, E에게 수시로 연락하여 나오라고 했기 때문에 E가 피고인의 일과는 다른 일을 독자적으로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의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폐합성수지 재활용 영업을 위하여 E에게 기계를 매수하는 업무 및 인수할 공장에서의 기계설비 등의 업무를 지시하고, E는 피고인에게 그 지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E가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인 O의 진술은, O이 피고인과는 처남매제의 관계에 있고, E를 본 시기를 제대로 진술하지 못하며, E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고 진술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신빙성이 없다).

나아가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제공의 대가인 임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E와 피고인이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확정적인 약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피고인은 E에게 일을 제안하면서 '서운치 않게 해주겠다'는 표현을 하였고, 평소에 공장을 설립하면 직원들에게 연봉 5,000만 원을 지급한다고 공언하였다는 것인바, 이에 E는 자신의 임금도 최소 연봉 5,000만 원 정도일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정이라면 피고인과 E 사이에서는 근로의 대가로서의 임금에 관한 약정은 있되 그 즉시 액수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근로의 과정에서 적어도 연 5,000만 원 이상을 지급하는 내용의 묵시적인 약정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그렇다면, E는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E에게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인숙(재판장) 현의선 엄상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