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2007. 3.경 C의 D이었던 사람이고, 피고는 2007. 4.경부터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E 건설회사(E Engineering and Construction Company Ltd,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있던 사람이다.
F는 2007. 4. 7.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여 아프가니스탄 투자지원청(AISA, Afghanistan Investment Support Agency)에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로 등록하였고, 피고와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지분 40%와 급여 명목으로 매월 500만 원을 주기로 약정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F는 2007. 5. 13. 아프가니스탄 현지 회사인 아메리파 건설회사(Amerifa Construction Company, 이하 '아메리파'라 한다)와 미국방성 아프가니스탄 건설공병단으로부터 수주한 사업에 대하여 합작 사업을 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서에는 '이 사건 회사의 임원은 F 회장과 B(피고) 사장이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와 피고는 2008. 4. 16.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지분 17.5%를 양도하고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등재하며 원고는 피고에게 지분 양도의 대가로 3억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부터 4, 7, 10, 을 1, 2, 이 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대표이사로 있는 이 사건 회사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아메리파와 합작하여 대형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3억 원을 투자하면 이 사건 회사의 지분을 양도해 주고 급여 명목으로 매월 미화 10,000달러를 준다고 약속하여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3억 원을 받고도 2008. 6. 분 급여 미화 10,000달러만을 지급하고 2008. 9.부터 2012. 6.까지 총 46개월분의 급여를 주지 않고 있다.
이 사건 회사는 별도의 법인격이 있는 주식회사나 유한회사가 아니라 피고의 개인사업체이므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인 피고는 소속 근로자인 원고에게 미지급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급여를 주기로 약속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회사는 피고와 구별되는 별도의 법인체이며 피고는 형식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의 지위에 있었을 뿐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회사를 상대로 급여를 청구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급여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원고는 2015. 6. 5. 이 사건에서 피고에 대하여 구하는 미지급 급여채권을 G에게 양도하였고, 2015. 6. 10. 피고에게 이러한 사실을 통지하였으므로, 더 이상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급여를 청구할 수 없다.
판단
준거법의 결정
이 사건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원고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피고를 상대로 하여, 원고는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의 개인사업체라고 주장하며 급여의 지급을 구하고 있는바, 이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이므로, 이 사건에 적용될 준거법을 정해야 한다.
국제사법 제25조 제1항, 제28조 제2항은 계약에 관하여는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을 준거법으로 하되, 근로계약에 있어서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하며,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어느 한 국가 안에서 노무를 제공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고용한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계약의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선택에 관한 명시적인 합의가 없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계약에 포함된 준거법 이외의 다른 의사표시의 내용이나 소송행위를 통하여 나타난 당사자의 태도 등을 기초로 당사자의 묵시적 의사를 추정하여야 하고 그러한 묵시적 의사를 추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당사자의 국적, 주소 등 생활본거지, 사용자인 법인의 설립 준거법, 노무 급부지, 직무 내용 등 근로계약에 관한 여러 가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시 당사자가 준거법을 지정하였더라면 선택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정적 의사를 추정하여 준거법을 결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6130 판결 등 참조).
원고와 피고 사이에 명시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의 일상적인 노무제공지가 우리나라라고 볼 수 없으나,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F와 원고, 피고가 모두 우리나라 국민이고, 원고가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이 적용됨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는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성립에 관한 준거법은 우리나라 법률이다.
이 사건 회사가 피고의 개인사업체인지 여부
이 사건 회사가 피고의 개인사업체인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회사는 아프가니스탄의 투자지원청에 유한책임회사로 등록되었고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형식상 대표이사로 등록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갑 1, 2, 6, 7, 8)도 이 사건 회사가 개인사업체가 아니라 법인체임을 전제로 작성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의 개인사업체가 아니라 피고와는 별도의 법인격을 갖고 있는 유한책임회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회사가 피고의 개인사업체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한편,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3, 8, 15, 17, 18, 21, 이 법원의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약정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회사의 지분 17.5%를 양도하는 것 외에 원고를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 등재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 점, ②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는 회장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F이고, 피고는 이 사건 회사의 설립시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추천서를 받기 위해 미국시민권자인 F를 대신하여 형식적으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등록된 것에 불과한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약정 이후부터는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왔던 점 [원고는 2011. 8. 18.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수주 등 시공실적 확인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고정6678호)을 선고받았다], ④ 이 사건 회사의 명목상 대표이사였던 피고는 이 사건 약정 이후에는 한국으로 돌아가 이 사건 회사의 한국 주재 사장으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그 이후 원고는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F와 함께 이 사건 회사가 아메리파와 진행하던 사업을 자신이 설립한 H Construction Co.Ltd(H 건설회사)를 통하여 계속하여 진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이 사건 회사의 지분을 인수한 이후부터는 이사의 지위에서 실질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보수지급약정의 존재 여부
살피건대, 갑 1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08. 5. 30. 당시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지분양도(17.5%)와 이 사건 회사의 이사등재, 매월 급여 미화 10,000달러 지급조건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3억 원을 지급한 사실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보낸 사실은 인정되나, 다른 한편 이 사건 회사의 재정내역서(갑9)에 따르면, 2008. 6.분 원고에 대한 급여는 이 사건 회사의 재정에서 지출되었고 2008. 7.분부터 미지급된 급여는 이 사건 회사의 미지급금으로 처리된 점(위 미지급금에는 원고는 물론, 피고와 F에 대한 미지급 급여 내역도 포함되어 있다), 원고와 피고, F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회사의 정산서(갑11)에도 이 사건 회사의 예상지출액으로 원고와 피고, F에 대한 급여가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다 피고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위 문서를 보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위 문서를 보내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개인적으로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남신향 서청운
각주1) 아프가니스탄 국내외 투자 법인의 등록 신청을 심사하고 등록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투자 관련 기관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