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6. 3. 24.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2016. 4. 1.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건설업체인 F 주식회사(이하 'F'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08년 7월 초순경 주식회사 GS건설로부터 인천 남동구 G아파트 신축공사 중 미장·조적·타일공사를 하도급 받아 공사를 진행하던 중 위 G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F 주식회사 공사관리부장 H을 통해 피해자 I에게 "계단 타일공사를 하면 1층 당 10만 원씩 계산하여 매월 10일 공사비를 지급하겠다. "고 말하고, 위 H에게 지시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위 G아파트 계단 타일공사를 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이 운영한 F은 도급업체인 주식회사 벽산건설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자금사정이 악화되면서 2008년 7월경 피고인이 발행한 가계수표 20매 총 액면금액 2,000만 원이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08년 4월경부터 직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그로부터 2008년 7월경까지 공사현장 근로자 임금 등 합계 3,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피해자가 위 공사를 완료하더라도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공사대금 1,300만 원 상당의 공사를 진행하도록 하여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를 고의로 기망한 사실이 없거나 기망의 고의가 없었고, 단지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미지급한 민사상의 문제이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기록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과 사정이 인정된다.
F이 2008년 7월경 피해자에게 계단 타일공사를 하도급할 무렵 F의 건설공사 진행내역은 다음과 같다. ㉠ 2007. 4. 20. GS건설로부터 하도급받은 인천 남동구 G아파트 건축공사 중 미장·조적·타일공사(계약금액 2,291,724,000원, 공사기간 2007. 4. 23.부터 2008. 12. 31.까지), ㉡ 2007. 7. 24. GS건설로부터 하도급받은 광주 광산구 J아파트 건축공사 중 미장·조적·타일공사(계약금액 2,395,576,600원, 공사기간 2007. 7. 25.부터 2008. 12. 31.까지), ㉢ 2008. 6. 9. 벽산건설 주식회사로부터 하도급받은 서울 용산구 K빌딩 건축공사 중 조적미장공사(계약금액 297,000,000원, 공사기간 2008. 6. 9.부터 2009. 2. 28.까지)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대한 사실조회회신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8년 7월 당시 위 3곳의 공사현장 외에도 여러 건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L은 2008. 8. 25. 광주지방법원 2008카단9797호로 청구금액을 1억 원으로 하여 F의 GS건설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에 관한 가압류신청을 하여 2008. 8. 26. 인용결정을 받았다.
또한 벽산건설은 위 K빌딩 건축공사와 관련하여 F의 여러 채권자들의 채권가압류와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경합되자 2009년 4월경 잔존 미지급 공사대금 55,551,980원을 민사집행법 제248조 제1항에 따라 공탁하였다(공탁서 별지에는 2008. 9. 30.자로 계약금액을 변경하여 계약해지를 통보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2008. 9. 9.경 채무자들에게 피고인 소유의 서산시 M 임야 35,901m²에 관하여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 피고인은 2008. 9. 10.경 피해자에게 이 사건 하도급공사대금 중 일부인 6,747,000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2008년 7월경 발행한 가계수표 20매가 예금부족으로 지급되지 않았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가계수표의 실제 발행일은 2008년 7월 말경이고, 가계수표에 기재된 발행일은 2008. 9. 10.이며 지급일은 '2008. 12. 10.'이다. 이와 관련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의 공소사실(2015고약12493)에도 지급제시하여 지급되지 아니한 날짜가 '2008. 12. 10.'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공소사실에는 2008년 4월경부터 직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 임금을 일부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액수가 그리 크지 아니한 점에서 F의 공사대금 지급능력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피고인의 편취 고의나 기망행위의 판단 시점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공사계약 체결시점인 '2008년 7월 초순경'이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공사를 하도급한 다음 약 2개월 지난 무렵 F이 부도난 점에서 피고인에게 기망의 고의가 있었는지 의심스럽기는 하다.
그렇지만 앞서 본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면, F과 피해자 사이에 민사상 채권·채무 관계가 남아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이 피해자로 하여금 계단 타일공사를 하도록 하여 1,3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오히려 2008년 7월 초순경을 기준으로 F이 여러 공사현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지급받지 아니한 공사대금채권이 존재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포함한 채무자들에게 일부 공사대금을 현실로 지급하거나 부동산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는 등으로 변제를 위해 노력하였다. 피해자 외에 다수의 채권자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고소를 하였는지 여부가 불명확하다. 다만 2008년 8월 말경 채권가압류를 시작으로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되어 2008년 9월경 F이 부도가 나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나머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정석
각주1) 7건 중 가장 먼저 송달받은 것은 2008. 10. 1. 송달받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08카단6233호 채권가압류이다.
각주2) 수사기록 48, 49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