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살펴본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6. 1. 2.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4. 3. 29. 퇴사하였고, 피고로부터 2013. 12. 30.부터 2014. 3. 29.까지 급여로 6,899,999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로부터 받은 6,899,999원은 모두 임금이고, 피고는 이에 기초하여 산정한 퇴직금 18,960,817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11. 6. 27.경 원고와 사이에 연봉제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시켜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2011. 7.부터 2014. 3.까지 매월 146,150원씩 합계 14,468,850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원고가 3개월간 받은 임금은 위 6,899,999원에서 위 기간 동안 퇴직금으로 받은 438,450원(146,150원 × 3개월)을 공제한 6,461,549원이고, 이를 기초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면 17,755,980원[평균임금 71,794.98원(6,461,549원 ÷ 90일) × 30일 × 3,009일/365일]이다.
원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위 14,468,850원 중 2011. 7. 25. 전부 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시행된 2012. 7. 26. 이전에 지급받은 11,399,700원 전부가 퇴직금 17,755,980원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또한 원고는 2012. 7. 26. 이후 피고로부터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3,079,150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3,079,150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써 원고의 위 6,356,280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한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3,287,130원(17,755,980원 -11,399,700원 - 3,079,150원)이다.
반소 청구원인
만약 피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한 14,468,850원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에게 14,468,850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고 원고는 위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은 것이 되므로, 반소로써 원고에 대하여 14,468,850원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10.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이러한 법리에 따라 먼저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1. 6. 27.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1. 7. 1.부터 2012. 6. 30.까지, 연봉 20,844,840원(월 1,737,070원)으로 하는 연봉근로계약(을 제1호증)을 체결하였는데 위 연봉근로계약서에 수기로 "퇴직금은 매월 선지급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가 작성한 원고에 대한 매월의 급여내역에 2012. 6.부터 2014. 3.까지 매월 원고에게 퇴직금 가불 명목으로 146,150원씩을 지급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2011. 7.부터 2012. 5.경까지 원고에게 위 연봉계약서에서 약정한 월 급여 1,737,070원보다 더 많은 19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와 같이 당사자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인정되려면, 당사자가 매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여 별도의 퇴직금 청구를 하지 않기로 약정을 하고, 나아가 그 약정에서 매월 지급하는 임금의 액수와 퇴직금 액수를 구별하여 금액을 명백히 특정하였을 경우에 한하여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인정되는 것이고, 위와 같은 요건을 갖추어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퇴직금 분할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배되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는 한편 당사자가 퇴직금 명목으로 명백히 약정하였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서의 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도 볼 수 없어 사용자가 피용자에 대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액수에 해당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위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퇴직금은 매월 선지급한다"라는 문구는 부동문자로 인쇄된 계약서 양식에 피고 측이 수기로 기재하여 넣은 것인바, 원고는 위 수기 부분은 연봉계약을 체결할 당시 연봉계약서에 없었다고 다투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 · 피고가 위 연봉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계약서에 "퇴직금은 매월 선지급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던 것으로 믿기 어려우므로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인정되려면 연봉계약서에 임금 액수와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구별되어 금액이 특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위 연봉계약서에는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전혀 특정되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원 ·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퇴직금을 분할 지급하였음을 전제로 피고가 기 지급한 퇴직금 액수를 퇴직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거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는 피고의 주장 및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또한 설령 당사자 사이에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가정하고 보더라도, 계약기간 2011. 7. 1.부터 1년간으로 정한 위 2011. 6. 27.자 연봉계약서에 연봉으로 20,844,800원(월 1,737,070원)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위 기간 동안 원고에게 퇴직금 가불 명목의 146,150원을 포함하여 위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월 1,737,070원보다 많은 19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① 위 연봉계약서에는 단순히 급여로 매월 1,737,07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피고가 작성한 급여 항목에는 급여내역이 기본급, 각종 수당, 퇴직금 가불금 등의 항목이 구별되어 기재되어 있는 점, ② 피고는 2012. 6. 이후의 연봉계약서는 제출하지도 않는 점, ③ 위 연봉계약서에 기재된 연봉은 20,844,840원(월 1,737,070원)으로서 월 급여액이 십원 단위까지 기재되어 있는데 위와 같이 십원 단위로 월 급여액을 책정하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위 월 급여액 1,737,070원에다가 퇴직금 가불명목의 금원 146,150원을 더하면 월 190만 원(년 2,280만 원)으로서 만원 단위로 금액이 떨어지는 점, ④ 원고가 지급받은 돈이 2011. 7.부터 2012. 5.까지 190만 원, 그 이후부터 2012. 12.까지 210만 원, 그 이후부터 2013. 6.까지 236만 원, 그 이후부터는 235만 원으로서 연봉계약이라는 1년 단위로 변경된 것이 아닌 점, ⑤ 2012. 6. 이후에 원고에게 지급된 급여가 증가함에도 퇴직금 가불금 항목은 매월 146,150원으로 동일하게 일률적으로 지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 명목의 금원의 실질은 퇴직금이 아니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8,960,817원[평균임금 76,666.65원(6,899,999원 ÷ 90일, 원미만 버림) × 30일 × 3,009일/365일]과 이에 대하여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도과한 2014. 4. 13.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상의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양규(재판장) 김지현 신흥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