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 6. 30. 선고 2015노129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F에게 E 경영을 위탁하였을 뿐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이 F를 고용하였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08. 12. 1.부터 2014. 5. 12.까지 F를 고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경영위탁 계약을 이유로 이를 부인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고인(또는 피고인이 운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하는 T 본사)은 업무의 내용과 방법, 직원 채용, 급여 결정 등 경영의 핵심사항에 관한 재량을 모두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업태(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서 업무의 상당 부분이 본사에 의하여 결정됨)를 감안하더라도 피고인이 자인하는 '경영 위탁자의 수탁자에 대한 통상적인 간섭 범위(업무의 감시나 회계자료의 열람 등)'를 크게 넘어선다. 반면 F는 직원들에 대한 고객 배정이나 청소구역 지정 또는 근태관리 등 경영의 핵심사항이 아닌 단순 관리업무에 대해서만 재량을 가지고 있었고(그밖에 피고인이 구체적으로 주장하는 F의 재량 대상인 'E의 통장 관리', 즉 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현금인출카드의 관리 또는 인하·할부 여부의 결정도 일반적 근로자의 재량 대상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F의 근무시간도 '평일 10:00~22:00, 일요일 외의 공휴일은 10:00~18:00, 일요일은 휴무'로서 다른 근로자들과 완전히 동일하였다.

②

F는 T 소속 근로자로서 2008. 12. 1.부터 2014. 5.경까지(2008. 12. 1.부터 2012. 10. 15.까지는 E 소속, 2012. 10. 15.부터 2013. 2. 24.까지는 S 소속, 2013. 2. 25.부터 2014. 5.까지는 다시 E 소속) 줄곧 건강보험 및 고용보험의 피보험자 자격을 유지하였고, 2013. 3.경에는 퇴직연금에도 가입하여 이후 피고인이 매월 30만 원의 사용자부담금을 납부하였다. 즉, F는 근무기간 내내 고용관계를 전제로(퇴직연금의 사용자부담금 30만 원이 F의 당시 실제 월 급여액을 초과하는 기본급 월 300만 원을 전제로 산정되었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전제 관계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근로자에 대한 혜택을 부여받았다. 이에 대한 피고인의 주장(F의 퇴사 후 복지 또는 영업양수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의욕 고취를 위하여 세무사의 권유에 따랐을 뿐이라는 취지)만 가지고는 이러한 결과가 피고인의 진의에 의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실질적으로는 고용관계를 전제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에 부족하다.

③

F는 2012. 10. 15.부터 2013. 2. 24.까지는 업무경험을 위하여 피고인과의 협의에 따라 S 소속 '주임(피부관리사)'으로 근무하였고 그 전후에는 단절 없이 E 소속으로 근무하였는데, T 지점들의 인력 구조(각 지점마다 직급 순으로 원장, 실장, 피부관리사가 있었고, S에도 원장과 실장이 별도로 근무하고 있었다)상 S에서는 근로자로서 근무하였음이 명백하다. 만약 F가 E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위탁받은 상태였다면, 이처럼 위탁받아 수행하던 경영 도중에 전후 단절 없이 수개월 동안이나 다른 지점의 근로자로 근무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④

F의 보수는 경영상황에 연동되었으나, 보수 체계의 구체적 내용(기본 수수료는 월 170만 원을 기본으로 하여 100만 원 구간마다 20만 원씩 증액되고, 여기에 월 순수익의 4%에 해당하는 인센티브가 추가됨; 2014. 1.부터는 보수 총액의 하한을 270만 원으로 결정함)과 보수의 실제 액수, F가 적자 시에도 별다른 부담을 지지 아니한 점(피고인은 "E의 매출이 적자일 경우에도 본인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고 자인한다; 수사기록 113쪽) 등을 고려할 때 그 연동 정도는 통상적인 성과급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F는 경영에 필요한 비용을 어떤 형태로도 부담한 적이 전혀 없고, 모든 비용은 피고인 명의의 사업용 통장에서 지출되었으며, 위 통장의 매월 말일 잔액(그 달의 모든 수입에서 모든 지출을 공제하고 남은 금액)이 '월 순수익'으로서 위와 같은 인센티브의 산정 근거가 되었다.

⑤

피고인은 F와의 경영위탁 관계를 주장하면서도 이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회계자료나 세무자료 등 객관적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⑥

피고인은 F의 근무기간 종료 얼마 후인 2014. 6. 5. F에게 용도가 "퇴직금 정산용"으로 특정된 경력증명서를 작성·교부하여 주었다(수사기록 7쪽). 또한 직접 이 사건 수사를 받은 후로부터 한참 지나 F가 제기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15가소3729 퇴직금 사건(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을 청구하였다)의 2015. 4. 28.자 이행권고결정에 이의하지 아니하였다. 이처럼 피고인은 일견 F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사실상 용인하는 행태를 보였던바, 만약 피고인이 F를 고용하지 아니하였다면 잘 이해하기 어렵다.

⑦

피고인은 자신이 증 제1호증(인증서;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을 처분문서로 하여 F에게 E의 경영을 위탁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이 사건 계약서는 계약기간(2008. 12. 7. ~ 2014. 12. 7.)이 무려 6년으로서 통상의 경영위탁 계약보다 지나치게 긴데 비하여 F는 그 나이(1987년생으로서 계약기간 초기에 21세에 불과하였음)나 경력 등에 비추어 장기간 경영을 위탁받을 만한 특별한 능력이나 자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 그 실제의 작성시점(2011. 2.경)이 계약기간의 거의 한가운데에 해당하여 상당히 이례적인 점, ㉰ 피고인 측은 2014. 7.부터(특히 2014. 10. 30.과 같은 해 11. 25.에는 피고인 자신이 직접 출석하여) 이 사건 수사를 받으면서도 'F와는 구두로 경영위탁 계약을 체결하였다'(수사기록 15쪽), '아직 이 사건 계약서를 못 찾았다'(수사기록 94, 106쪽)라는 등의 이유로 이를 제출하지 아니하는 한편 그 내용도 부정확하게(계약기간을 '2008. 12. 1.부터 2014. 12. 31.까지'라고 하는 등; 수사기록 16쪽) 주장하다가 2014. 12.경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이를 제출하였는데, 만약 이 사건 계약서가 피고인과 F 사이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규율하는 처분문서였다면 그 문언상의 계약기간(2014. 12. 7.까지)이나 F의 근무기간(2014. 5.경까지)에 비추어 이러한 피고인의 행태는 잘 납득되지 아니하는 점, ㉱ F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그 계약기간 중이자 작성시점보다도 뒤인 2012. 10.부터 2013. 2.까지 S에서 전후 근무기간의 단절 없이 근무하였는데, 이는 계약서상 예정되거나 허용된 바가 전혀 아닌바, 이처럼 이 사건 계약서의 작성 후에 그 내용에 명백히 모순되는 사실관계가 쌍방의 양해 하에 존재하였던 점, ㉲ 계약기간 동안 영업에 관한 모든 비용·수익은 피고인 측에게만 귀속되고(제3, 5, 6조) F는 "관리자로서의 급여"만을 지급받는(제4조) 점에 비추어 이 사건 계약서는 '계약기간 동안의 경영위탁 관계'보다 '계약기간 종료 후의 경영위탁 관계(제7조; 그 분량이 나머지 조항들의 총 분량을 훨씬 초과하며 내용도 훨씬 구체적이다)'를 규율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서가 F의 근무기간(2008. 12. 1.부터 2014. 5. 12.까지) 동안 쌍방의 관계를 실질적으로 경영위탁으로 규율한 처분문서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

나아가 피고인이 F를 고용한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 대비한 피고인 측의 예비적 주장들도 다음과 같이 모두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F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매년 360만 원을 퇴직금 중간정산 명목으로 지급받았으므로 퇴직금채권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퇴직금 분할 약정은 원칙적으로 무효이고, 그 결과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고인이 F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며, 다만 피고인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F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F의 퇴직금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과 상계할 수 있을 뿐이므로(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퇴직금 중간정산을 이유로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인할 수는 없다.

②

피고인은 F가 이미 퇴직연금을 수령하였으므로 퇴직금채권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퇴직금 산정내역(수사기록 68쪽)에 따르면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11,473,150원은 2008. 12. 1.부터 2013. 2. 28.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이고, F가 지급받은 퇴직연금 4,593,480원은 그 이후인 2013. 3.경부터 적립된 금액이므로(F도 2013. 3. 1.부터 2014. 5. 12.까지에 대한 퇴직금은 위 퇴직연금을 통하여 지급받았다고 자인한다), F의 퇴직연금 수령을 이유로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인할 수는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태훈(재판장) 정욱도 변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