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원고는 피고의 조합원으로 피고의 제15대 조합장 선거(이하 '이 사건 선거'라고 한다)에 출마하였다가 낙선한 사람이다. 피고는 서울 금천구 D에 사무실을 둔 B 주식회사(이하 '회사'라고 한다) 소속 택시기사들로 구성된 기업별 노동조합이다. C은 피고의 제14대 조합장으로 재직하다가 이 사건 선거를 통해 제15대 조합장으로 선출된 사람이며, E은 이 사건 선거 당시 피고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라고 한다)의 위원장이었다.
노동조합 규약, 단체협약 및 선거관리규정의 주요 내용
피고의 노동조합 규약, 단체협약 및 선거관리규정 가운데 조합원 자격 및 조합장 선거에 관한 주요 규정들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선거의 실시 공고와 입후보
피고는 2016. 10. 24. 공고문을 통해 2016. 11. 4. 16:00에 이 사건 선거를 위한 피고 임시총회를 개최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한편 2016. 10. 25.부터 27.까지를 입후보자 등록기간으로 설정하였는데 원고와 C이 조합장선거후보로 등록하였다.
원고의 보도자료 배포 시도와 피고 선관위의 대응
원고는 2016. 10. 27.부터 2016. 11. 3.까지 실시된 선거운동 과정에서 운송비용 전가행위 결사반대를 포함한 4개의 공약사항이 담긴 홍보물을 작성하면서 위 공약에 대한 근거자료로서 택시운송비용 전가행위를 단속하겠다며 서울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첨부하려 하였다. 이에 대하여 선관위는 위 보도자료는 선거공약 및 자기소개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거홍보물로 제출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결과적으로 원고는 위 보도자료가 제외된 선거홍보물을 피고 조합원들에게 배포하였다.
원고 선거사무장 F와 E의 각 문자메시지 발송 및 공지문 게시
원고의 선거사무장 F는 이 사건 선거일 하루 전인 2016. 11. 3. 19:22경 피고 조합원들에게 "제14대 조합장 선거 당시 C이 있지도 않은 회사이전 문제를 제기하며 조기에 선거를 실시함으로써 부정하게 당선되었는데 이 사건 선거에서도 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과 함께 원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이에 대하여 E은 다음 날 3:29경 선관위 공지의 형식으로 F가 발송한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허위사실이므로 피고 조합원들이 이에 현혹되지 말고 투표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반박 문자메시지를 피고 조합원들에게 발송하였으며, 제14대 조합장 선거에 문제가 없다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이 있었다는 공지문이 회사 게시판에 부착되었다.
투표의 실시 및 결과
이 사건 선거는 2016. 11. 4. 16:00경 회사 앞마당에서 임시총회를 개최한 직후에 회사 휴게소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실시되었는데, 서울 동작구 G에 있는 H충전소에서 근무하는 18명의 택시기사들(이하 'G 기사들'이라고 한다)도 투표에 참여하였다. 투표소의 입구에는 피고 복지부장인 I가 있었고, 투표소 내부에서는 선관위 위원인 J가 선거인명부 확인업무를, 위원인 K이 투표용지(절취선을 기준으로 상하에 모두 일련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 교부업무를, E이 전반적인 관리감독을 각 담당하였으며, 원고 측 참관인인 L과 C 측 참관인인 M이 선거과정을 참관하였다. 투표결과 C 73표, 원고 51표, 무효 1표로 C이 피고 조합장으로 당선되었다.
원고의 이의제기와 피고 선관위의 답변
원고는 2016. 11. 8. 선관위에 조기 선거 실시, 선관위의 문자메시지 발송, 투표용지의 일련번호 기재 등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는 선거이의서를 제출하였는데, 선관위가 같은 달 11. 위 각 사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정하자 원고는 같은 달 15. 같은 내용으로 선관위에 재심을 청구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8, 10 내지 12, 14 내지 17, 19,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이 법원의 투표용지에 대한 검증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다음과 같은 사유들로 인하여 이 사건 선거는 무효이고, C은 당선자가 아니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관위가 원고의 선거홍보물에만 제약을 가하고, 원고가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발송 및 공고문 게시까지 한 것은 선거개입행위로 중립의무를 위반하였다.
피고 조합원이 아니어서 투표권이 없는 G 기사들이 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이 사건 선거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었고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C이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기재하고, 측근을 투표소 입구에 배치하고, 투표소에 설치되어 있던 CCTV를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조합원들이 누구에게 투표하였는지를 감시하였으므로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을 위반하였다.
피고
선관위의 선거홍보물 제재는 서울시의 권위를 이용한 부정한 선거운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고, 원고가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도 사실이므로 이에 대응한 문자메시지 발송 및 공고문 게시는 정당하다.
G 기사들은 조합 규약 및 단체협약, 선거관리규정에 따라 입사와 동시에 피고 조합원이 되었고 조합비를 1회 이상 납부하여 투표권까지 획득하였다.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기재한 것은 소규모로 실시되는 이 사건 선거를 원활하게 관리하기 위한 관례에 따른 조치였으며, C이 투표과정을 감시한 바가 없다.
쟁점에 대한 판단
선관위의 중립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의 선거홍보물에 대한 제재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 5-2,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선거관리규정 제7조에 따라 선관위는 선거 질서유지를 감독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기초하여 선관위가 선거운동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공고하였는데 공공기관의 보도자료는 선거홍보물로 배포할 수 있는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실, 원고는 비록 보도자료를 첨부하지 못하였지만 선거공약 홍보물을 통해 운송비용 전가행위 금지가 자신의 공약임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선관위의 선거운동방법 제한 등이 선거에 대한 부당개입으로 중립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인정하기 부족하다.
다음으로 문자메시지 발송 및 공지문 게시에 관하여 본다. 갑 제3, 5-2, 13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제14대 조합장 선거 무렵인 2013. 9. 내지 10.경 회사의 이전이 추진되었던 사실, 2017. 5. 중순에 현재 회사 소재지와 근접한 곳으로 회사 이전이 예정되어 있는 사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판위원회가 2013. 12. 9. 피고의 제14대 조합장 선거가 조기에 실시된 것에 대하여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의결한 사실, 선거관리규정 및 선관위의 공고 내용에 비추어 문자메시지 발송은 허용된 선거운동방법이 아닌 사실, F가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시는 이 사건 선거 하루 전인 2016. 11. 3. 19:22경이었고 E의 문자메시지 발송은 그로부터 약 8시간 후인 2016. 11. 4. 3:29경이었던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보면 F가 보낸 문자메시지에 대하여 선관위가 반박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을 부정한 선거개입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G 기사들의 투표에 대한 판단
원고는 G 기사들이 피고의 조합원이 아니어서 투표권이 없음을 주장하며 그에 대한 증거로 갑 제21 내지 23, 26, 27호증을 들고 있다. 살피건대 위 각 증거들에 의하면 G 기사들은 2016. 7.까지는 조합비로 15,000원만을 납부하였는데 이는 피고 조합원들이 대의원 총회의 결의에 따라 2015. 6.부터 납부하는 30,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사실, G 기사들에게는 2015. 12.부터 2017. 1.까지 전별금, 애경사 비용이 전혀 지급되지 않은 사실, 회사 게시판에 부착된 2017. 1/4분기 교통안전교육자 명단에는 G 기사들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갑 제19, 20호증, 을 제2, 9, 10, 12, 21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회사 및 서울특별시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회사는 2015. 1.부터 3. 사이에 서울시에 차고지 밖 교대자를 사전신고하였는데 신고대상인 기사들의 이름이 익명으로 처리되어 있기는 하나 이들이 G 기사들로 보이는 점, ② G 기사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16. 7.까지는 15,000원의 조합비를 납부하였으나 2016. 8.부터는 다른 피고 조합원들과 마찬가지로 30,000원을 납부하였는데, 위 금액의 차이는 회사의 재정상황 악화나 G 기사들과 회사 사이에 체결된 특약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G 기사들은 조합원의 자격에서 설 선물을 수령하고 회사 소속 택시기사로서 반드시 이수하여야 하는 2017. 1/4분기 교통안전교육도 정상적으로 받는 등(G 기사들의 명단은 G 기사들의 근무장소인 H충전소에 부착되어 있었다) 앞선 조합비 납부를 포함하여 그 지위와 책임에 있어 D에서 근무하는 기사들과 다르지 않았던 점, ④ E은 선관위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선거에서 G 기사들의 투표를 허용함에 있어, 회사 내 기사 현황판에 위 기사들이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총무와 피고 사무장에게 위 기사들의 조합원 자격에 대해 질의를 하는 한편, 경리과에 위 기사들이 조합비를 납부하였는지를 질의하는 등 비교적 성실하게 조합원 자격 및 투표권 유무를 확인하였는데 그 결과 투표권이 있다고 최종적으로 판단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앞서 인정되는 사실들만으로는 G 기사들이 피고 조합원이 아니고 투표권도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설령 원고 주장대로 피고의 조합원이 아니거나 투표권을 가지지 못한 G 기사들이 전부 C에게 투표한 것이어서 이들의 투표수를 전부 제외하더라도, C은 총 107(125-18)표 가운데 55(73-18)표를 획득하여 득표수가 피고 조합원 과반수를 넘게 되므로 이 사건 선거 결과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 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16조 제4항, 피고 규약 제37조, 선거관리규정 제11조에서는 노동조합 임원 선거에서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을 천명하고 있고 위 법률 조항은 강행규정으로 해석되므로(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다39766 판결, 대법원 2000. 1. 14. 선고 97다41349 판결, 대법원 1995. 8. 29. 선고 95마645결정 등 참조), 이 사건 선거가 위 원칙을 위반하여 무효가 되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먼저 투표용지의 절취선 상, 하에 모두 일련번호를 기재한 것에 대하여 보건대, 갑 제3호증, 을 제8, 14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투표용지에 대한 검증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투표용지에 일련번호를 기재하는 것은 과거 제14대 조합장 선거 및 2014.-2016. 대의원선거에서도 있었던 일이며 선관위는 이를 관례로 보아 정당한 선거관리 업무의 일환으로 일련번호를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이에 반대되는 갑 제25호증은 제14대 조합장 선거일인 2013. 12. 4.로부터 3년 4개월이나 지난 2017. 4. 6. 내지 7.에 이루어진 사적인 대화내용이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에야 제출된 점에서 이를 그대로 믿을 수 없다), ② 특정 일련번호 구역(1 내지 8, 10 내지 22, 49 내지 55)에서 C이 연속적으로 득표하였음이 확인되기는 하나, 원고 역시 63 내지 73번 대에서 연속적으로 득표한 것을 함께 고려하면 연속 득표 사실만으로 원고가 주장하는 C 측의 조직적인 투표나 투표 감시 등이 있었음을 추단하기는 어려운 점, ③ 선거관리규정에서 투표용지의 절취선 상, 하에 모두 일련번호를 기재하는 것을 특별히 금지하고 있지 않은 점, ④ 피고 조합원들이 받은 투표용지의 일련번호를 정리한 추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보면 투표용지에 일련번호가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선거에서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이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I가 투표소 입구에서 조합원들이 들어가는 순서를 확인하였다거나, CCTV 영상으로 이 사건 선거 과정을 감시하였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선거 과정에서 무기명, 비밀투표 원칙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수생(재판장) 나재영 이무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