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6. 9. 23. 원고에 대하여 한 직위해제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C구청장이 지정하는 시설 및 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구민의 생활편익과 복지증진 및 자치구정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과「B 시설관리공단 설치 조례」에 의하여 설립된 공단이고, 원고는 2002. 10. 10.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원고에 대한 전보 발령
원고는 2012. 4. 3.부터 2014. 11. 10.까지 감사담당관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는 2014. 11. 10. 정관을 개정하여 감사담당관 직제를 폐지하였고, 다음 날 원고를 D팀 팀원으로 전보 발령하였다.
원고는 2015. 1. 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및 부당강임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3. 9.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서울2015부해115)하였다.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피고는 2016. 9. 23. 원고에 대하여 '팀장의 권한인 2016. 7. 11.자 D팀 업무분장 실시에 대한 불만으로 업무를 거부하여 D팀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D팀 팀원 직위를 해제하고 대기발령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2016. 7. 11.자 D팀 업무분장을 거부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피고의 인사규정 제42조 제1항 제2호, 제5호의 직위해제 사유가 없었는데도 이 사건 직위해제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는 부당하여 무효이다.
팀 단위 소속 직원들의 업무분장은 팀장의 고유권한으로 팀장이 자신의 판단에 따라 팀원들의 담당업무를 지정하여야 하는데도, 피고는 팀장의 고유권한을 침해하여 원고에 대해 징벌적 차원에서 업무분장을 자의적으로 조정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담당할 수 없는 회계 관련 업무를 수행하라고 부당하게 지시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게 회계 관련 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로 조정하여 달라고 수차례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고,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고(대법원 1984. 2. 28. 선고 83누489 판결, 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307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직위해제를 함에 있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나아가 위에서 본 직위해제의 성질 및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여러 종류의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징계의 경우와는 달리 사용자로 하여금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직위해제처분 외의 다른 처분을 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참조).
그리고 직위해제가 징벌적 제재로서 징계와 구분되는 인사명령이라 할지라도 통상 이로 인하여 승진, 승급, 보수 등이 제한되는 만큼(예컨대 피고의 보수규정 제12조 등 참조), 관련 규정상의 직위해제사유는 엄격히 해석하는 것이 옳다. 직위해제와 같은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나,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등 참조).
한편, 피고의 인사규정 제42조 제1항의 직위해제 처분사유 중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경우라 함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직무를 적절하게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만을 의미하고, 징계사유에 지나지 아니하는 명령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 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며, '근무평정에 의한 성적이 극히 불량'한 경우라 함은 인사규정상의 근무평정에 의한 성적이 극히 불량함을 의미한다(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22524 판결 참조).
직위해제 사유의 존부
살피건대, 갑 2, 3, 7, 8, 10, 15 및 을 2부터 5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 전에 원고가 근무하였던 D팀은 관리 직급 직원 3명(원고, E, F)이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 관리7급인 F이 2016. 7. 11. 다른 부서로 전보발령을 받게 되면서 원고는 2016. 7. 11.자 업무분장(이하 '이 사건 업무분장'이라 한다)에 따라 F이 담당하던 회계 관련 업무인 수익금 관리업무를 맡게 된 사실, 원고는 2016. 7. 14. 피고에게 이 사건 업무분장에 대해 이의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16. 7. 29. 위 이의신청에 대해 종결처리한 사실, 원고는 2016. 8. 19. 피고에게 회계 관련 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로 이 사건 업무분장을 조정하여 달라는 내용의 고충상담을 신청하였고, 피고는 '업무분장은 팀장의 권한이고,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교육이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취지의 고충상담 결과를 통보한 사실, 원고는 2016. 8. 30. 피고에게 이 사건 업무분장을 재조정하여 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보낸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업무분장 이 후 수익금 관리업무를 수행하지 않았고, 이에 피고는 2016. 9. 23. 원고에 대해 '원고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또는 원고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현저히 공단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을 내린 사실, 피고의 이사장 G는 2016. 12. 1. H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과 관련하여 '원고가 그동안 잘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피고의 직원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마음에 수익금 관리업무를 맡겼고, 직급이 높았던 사람이 그런 업무를 맡는다면 피해를 받았던 직원들이 원고를 보는 시각이 달라져 원고가 원만하게 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에 앞서 구체적인 직무수행능력의 부족 여부나 근무 성적을 평가하기 위하여 원고의 직무수행능력과 근무성적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실시한 적이 없고, 단지 피고는 원고의 과거 행위에 대한 징벌적 조치로서 이 사건 직위해제 처분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팀 단위 소속 직원의 업무분장은 당해 팀장의 고유 권한이고, 팀장은 그 분장결과를 인사담당팀으로 통보할 뿐인데, 이 사건 업무분장은 D팀의 팀장이 자신의 고유한 판단에 따라 결정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피고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원고에 대한 징벌적 조치로서 결정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업무분장에 대한 불만으로 인한 원고의 업무 거부행위는 그 당부를 떠나 기본적으로 명령위반, 직무상 의무위반, 직무태만 등 근무태도에 관련된 문제이지, 정신적·육체적 직무수행능력과 관련된 문제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이 사건직위해제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상태를 조사하거나 직무수행능력의 실태를 파악하지 않았고, 근무평정이나 업무실적 등 직무수행능력에 대한 근거자료를 반영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업무분장 중 수익금관리업무 이외의 담당 업무는 모두 성실히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가 징벌적 조치로 내려진 이 사건 업무분장에 따른 수익금 관리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이익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업무분장은 피고 이사장의 월권행위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부당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업무 거부만으로 원고의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불량하고, 또는 원고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현저히 공단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직위해제를 명한 것은 부적법하여 무효이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김도현(재판장) 남신향 서청운
각주1) 이사건 청구취지의 처분일자인 2016. 9. 26.는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직권으로 이를 정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