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추완항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최초로 피고의 주소지로 송달된 시점이 피고의 이 사일 한 달 이전이었던 점에 비추어, 피고가 고의로 이 사건 소송서류의 송달을 회피한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추완항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소장 부본과 판결 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그가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것이어서 그 사유가 없어진 때로부터 2주일 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제1심 판결은 소장 부본 송달 단계에서부터 공시송달로 진행되어 판결 정본 또한 공시로 송달된 사실, 피고는 2016. 6. 30. 제1심 법원에 열람 및 복사신청을 하여 소송기록을 열람하여 본 후 같은 날 추완항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된 사실 및 이 사건 제1심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알고도 고의로 송달을 회피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추완항소는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기초사실
원고는 중소기업청 2014년 산학연협력 기술개발사업의 참여기업으로 선정되어서일대학교의 주관하에 사업기간을 2014. 12. 1.부터 2015. 11. 30.까지로 하여 'C(이하 '이 사건 개발과제'라 한다)'를 수행하게 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개발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2015. 1. 21.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근로계약서'라는 명칭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16. 1. 31. 이 사건 개발과제의 성과를 기재한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였고, 2016. 7. 4. (사)한국산한연협회장으로부터 중소기업기술개발 최종평가결과 '성공'하였다는 내용의 확인증을 교부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호증, 을제24, 2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서라는 명칭으로 작성되기는 하였으나 그 실질은 4개월의 계약기간 내에 과업을 완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이다.
피고는 약정된 계약 기간까지 원고가 제시한 과업을 수행하지 못하였고, 이후 2015. 5. 1.부터 2015. 11. 30.까지 비상주조건으로 잔여 과업을 수행하기로 약속하였음에도 현재까지 용역계약의 성과물인 소프트웨어를 납품하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원고는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제품화하거나 상용화할 수 없게 되었고, 이로써 당초 계약에서 정한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어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하였는바,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1,800만 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먼저,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이 용역계약임을 전제로 이 사건 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이 용역계약인지, 근로계약인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 원자재 ·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 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위 각 증거, 갑제9, 10호증, 갑제26호증, 을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와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D가 원고를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진정한 사건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이D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진정사건을 종결한 사실, ② 이 사건 계약서가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으로 작성되어 있음에도, 계약서의 내용에는 '원고와 피고가 용역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들어 있는 점, ③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사실, ④ 피고가 계약기간 만료 이후에도 원고가 요구하는 사항들에 대하여 계속하여 마무리 작업을 해 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피고가 제출한 각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는 2015. 1. 20. 원고에게 이메일(을제7호증)을 보내 '피고가 수행해야 할 프로젝트가 실패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이상 차후에 프로젝트를 잘했느니 못했느니 등으로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이 없도록 프로젝트의 범위를 분명히 해줄 것과 피고의 인건비를 정확히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히 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프로젝트가 4개월 내에 완료되기 어렵고, 피고가 상주하기 어렵다는 점에 대하여도 고지'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피고의 요구에 따라 피고의 업무실적과 무관하게 실근무기간이 1개월에 미달한 1월은 300만 원, 나머지 달은 각 500만 원씩 정액으로 급여를 책정하여 매달 정해진 날(25일)에 이를 지급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계약서가 작성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D는 원고의 회사에서 이사의 직함으로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자로, 피고와 수행한 업무의 종류와 내용이 상이했던 이상 D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가 이 사건 계약의 성질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는 점, ③ 원고는 이메일을 통해 피고가 수행하여야 할 업무, 보완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를 하여 왔고, 피고는 지시사항을 작업에 반영하여 온 것은 물론, 원고에게 업무보고를 하여 온 사실, ④ 위 계약기간 동안 피고는 원고가 지정한 장소에 상주하며 근로를 제공해온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되게 된 경위,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 및 피고가 원고의 지시, 감독하에 업무를 수행해 온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단기 근로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결국 이유 없다.
또한, 설령 이 사건 계약의 성격을 용역계약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 및 위 각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점, 즉, ① 원고는 피고가 한 작업을 토대로 이 사건 개발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단계부터 원고에게 4개월 내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고지하였고, 계약기간 완료 후에도 원고의 요청에 따라 마무리 작업을 수행해 온 점, ③ 부실한 설계서와 원고 대표이사의 잦은 설계변경요구 등이 일정이 지체되게 된 한 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계약기간 이후에도 원고에게 작업을 해주었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에게 채무불이행이 있다거나 그 채무불이행의 정도가 계약을 해제할 정도로 중대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규현(재판장) 김일순 김재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