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채권자들의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 한국공항공사 노동조합(이하 ‘채권자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채무자에 소속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고, 채권자 노동조합 이외의 다른 채권자들(채권자 A의 직급은 3급이고, 나머지 채권자들의 직급은 4급이다. 이하 일괄하여 ‘채권자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채무자에 소속된 근로자들이다.
채무자는 2016. 5. 30. 이사회결의를 거쳐 직원연봉규정을 개정하고, 그에 따라 2016. 7. 25. 직원연봉규정 시행세칙을 개정하였는데(이하 위 규정 및 시행세칙의 개정을 통틀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이라 한다), 그 핵심내용은 ① 성과연봉제 시행대상을 종전 1, 2급에서 4급 이상인 직원으로 확대하는 것, ② 3급 이상 근로자의 기본연봉 차등폭을 2%에서 3%로 확대하는 것, ③ 4급 이상 근로자의 성과연봉 차등폭을 2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 ④ 3급 이상 근로자의 총 연봉대비 성과연봉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 등이다.
근로기준법 등에 취업규칙의 제·개정 절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채권자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은 성과연봉제의 적용대상과 임금 차등폭을 확대하는 등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는 것으로 하위등급을 받을 경우 기존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에 비하여 보수가 삭감되는 결과를 야기하여 채무자 소속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있어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은 위법·무효이다. 따라서 채권자 노동조합은 동의권(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보충협약 제5조 제2항)에 기하여, 채권자 근로자들은 기존 취업규칙에 따른 기득이익에 기하여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모든 보전처분에 있어서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의 존재에 관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이 두 요건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이기 때문에 그 심리에 있어서도 상호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심리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등 참조). 한편 이 사건과 같은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 또는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그에 대한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현상의 진행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권리자에게 현저한 손해 또는 급박한 위험이 발생될 수 있어 장래 확정판결을 얻더라도 그 실효성을 잃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권리자에게 임시의 지위를 주어 그와 같은 손해나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보전처분으로서, 본안소송에 의하여 권리관계가 확정될 때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을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잠정적인 처분이다. 이러한 가처분을 해야 하는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 관계, 본안소송에서의 승패의 예상,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본안소송의 판결에 앞서 신청취지 기재 가처분을 시급하게 발령하지 않으면 채권자들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나 급박한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아니한다.
채권자 근로자들은 근로자로서 가지는 ‘기득이익’을 이 사건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로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내용은 성과연봉제의 적용대상과 임금 차등폭을 확대한다는 것으로, 결국 위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기득이익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이 없었을 때 받게 될 보수액’이고, 이 사건 신청을 제기한 주된 이유는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 이후 하위등급을 받은 근로자들의 임금삭감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현 단계에서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으로 인하여 하위등급을 받은 근로자들의 임금이 어느 정도 감소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면이 있으나, 삭감이 염려되는 보수액의 비율, 채권자 근로자들의 급여가 삭감될 가능성, 위 채권자들의 급여 수준을 감안하였을 때 위 채권자들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으로 인하여 당장생계의 곤란을 겪게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이는 점, ② 추후 본안소송을 통하여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이 무효로 확인되는 경우 그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은 전보받을 수 있는 점(채권자들은 정산과정이 복잡하다는 점도 보전의 필요성의 근거로 들고 있으나, 이를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한 적절한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으로 인한 채권자 근로자들의 기득이익 침해가 사후에 금전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성질의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채권자 노동조합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대하여 가지는 근로기준법 또는 단체협약상 동의권을 이 사건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과 별개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관하여 위와 같은 형태의 권리를 가진다고 가정하더라도,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보전의 필요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는 변경되는 취업규칙의 구체적 적용대상인 근로자 개개인과 연관지어 판단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변경된 취업규칙의 효력정지의 시급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 취업규칙이 근로자들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는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데다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하여 채권자 노동조합이 가지는 법률상 지위나 이해관계는 근로자와 유리된 별개의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법률상 지위를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띠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노동조합의 구성원인 개개의 근로자가 신청취지 기재 가처분을 제기할 보전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채권자 노동조합이 위 가처분을 제기할 보전의 필요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채권자들은 채권자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지 않는 등 위법한 절차를 통해 마련된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의 효력을 즉시 정지시키지 않으면 절차적 권리가 형해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전의 필요성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다. 다만 취업규칙을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라면 채권자 노동조합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현 단계에서는 이사건 취업규칙 개정이 종전보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다툼이 있어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추상적 사정만으로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이 2017년 초순경부터 시행되더라도 그로 인한 채권자 근로자들의 경제적 불이익이 현실화되는 데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그 사이 채무자가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채권자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거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여지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들의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7. 1. 26.
판사 심우용(재판장) 박동복 박광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