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0. 2. 선고 2017가단253854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6,833,734원 및 이에 대한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의 비율에 의한 돈을,

나.

원고 B에게 14,133,545원 및 이에 대한 2015. 8.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다.

원고 C에게 25,482,202원 및 이에 대한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라.

원고 D에게 8,676,662원 및 이에 대한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 의 비율에 의한 돈을,

마.

원고 E에게 18,342,961원 및 이에 대한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10년 11월경 한국신용평가정보 주식회사(이하 '한국신용평가정보'라 한다)가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사업 부문을 분할하여 신설한 회사로,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종전 업무였던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한국신용평가정보 또는 피고와 각각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아래 '근무기간'란 기재 근무기간 동안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근무기간 말일에 퇴직하였다.

다.

피고는 한국신용평가정보의 원고들과의 위임계약 관계 등을 전부 승계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들 등 채권추심원들에게 매월 26일경 채권추심에 따라 지급되는 수수료를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3호증의2, 5, 8, 10, 12, 갑4호증의 1, 2, 을 4호증의2, 4, 7, 9, 11, 을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와 사용종속관계에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퇴직하였으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지 아니하였으며, 업무를 수행하면서 독립성 · 자율성을 보유하였다. 원고들은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부담을 지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으로 정의와 형평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어 신의칙에 반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 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 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 사실

갑 제5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을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들의 업무 내용

(가)

피고는 부서마다 팀을 조직하여 팀장을 두고, 팀장이 일정한 인원의 팀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추심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금융채권사업실에 소속되었고, 피고가 위치한 사무실로 출근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해야 할 채권을 배정하였고,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일일, 주간, 월간 채권 회수 예상실적을 보고받았다. 채권추심원들은 매일 채권추심업무의 내용과 결과를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였는데, 피고는 이를 취합하여 채권추심원별 및 부서별 실적을 채권추심원들에게 통보하였다.

(다)

피고는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에게 표창을 하였고,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에게는 경고 조치를 하였다. 나아가 실적이 부진한 부서는 팀장이 채권추심원들에게 연장 근무 혹은 토요일 근무를 지시하는 내용의 쪽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라)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피고가 주최하는 민원 교육 등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2)

원고들의 출퇴근 등 근태 관리

(가)

채권추심원들은 채권 회수를 위해 채무자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등 외근이나 출장을 할 경우 외출 메모를 작성하여야 했고, 다녀온 후에는 '현장실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센터장 등의 결재를 받았다.

(나)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사원증을 배부하였고, 메신저로 08:50까지 출근하고 18:00에 인바운드콜 및 메모 체크를 취합한다는 내용의 쪽지를 보낸 적이 있으며, 실적이 저조하여 연장 근무를 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보낸 적도 있다.

(다)

피고는 집중근무시간을 정하여 채권추심원들이 집중근무시간에 개인적인 업무를 하는 것을 금지하였고, 채권추심원들에게 결근 시 사유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하거나 피고의 정규직원뿐 아니라 채권추심원들에게도 피고가 주최하는 사내 체육대회에 참가할 것을 지시하였다.

(3)

사무실, 비품, 업무에 필요한 비용부담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에 사용할 책상, 직통 전화기, 개인용 컴퓨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고,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한 전화 및 우편요금을 부담하였다.

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1)

위 기초 사실과 위 인정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들이 채권추심업무의 구체적인 수행방법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지시 · 감독을 받지 아니한 채 스스로 계획을 세워 그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로부터 추심할 채권을 배당받고 업무와 관련한 각종 지시를 받아 자신들에게 배당된 채권에 대한 회수실적을 피고에게 보고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감독과 통제를 받았다.

(나)

원고들이 수행하는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장소에서 피고가 제공하는 사무집기류 등을 이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업무와 관련하여 별도의 비용을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4. 6. 30. 이후 체결된 위임계약에 따르면,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사무공간과 사무실 비품에 대한 사용료를 징수하고, 채권추심원들이 채권추심업무 관련 요금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했을 여지가 크고, 실제로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사무공간과 사무실 비품 사용료를 징수했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다)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출근 시간을 09:00로, 퇴근 시간을 18:30으로 지정하여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한 시간으로 출퇴근을 관리하였고, 무단결근 횟수, 지각 및 무단이석 횟수 등 근무 태도를 구체적으로 지휘 · 감독하였다는 정황이 엿보인다.

(라)

피고의 추심업무 위임약관(갑16호증)에 따르면, 원고들은 제3자로 하여금 자신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 계약해지사유에 해당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원고들은 사실상 다른 사업장에 대한 노무제공 가능성도 없어 피고에 상당히 전속되어 있었다.

(마)

원고들은 추심업무실적이 현저히 부진하여 추심직으로서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이 계속 갱신되어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있었고, 채권추심업무의 수행을 위한 근로제공계약관계의 성립과 유지 및 종료에 대한 주도권이 피고에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바)

원고들에게 따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나 원고들이 매월받는 성과보수나 수수료는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의 대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

피고는, 피고가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원고들에게 지휘 · 감독을 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하는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성의 인정 여부는 실제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인 점, 피고로서는 위 법률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므로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필요하기에 도급계약이나 위임계약상의 느슨한 구속만으로는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사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1)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후 1년 이상 채권관리 및 회수업무를 담당하다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피고가 지급해야 할 퇴직금이 48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012년 당기순이익의 1,076%, 2013년 당기순이익의 139%, 2014년 당기순이익의 10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피고가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이 되어 기업으로서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피고가 현재의 수수료 지급구조를 유지하는 경우 심각한 재정적 부담으로 피고는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므로, 원고들의 퇴직금 지급청구는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이 피고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거나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할 것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피고는, 원고들이 위임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높은 수수료를 받았고 소득세를 거의 내지 않는 등 개인사업자로서의 이점을 누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와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주장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계속 거부하였고, 그로 인하여 여러 차례 퇴직금청구 소송의 피고가 되었으며, 그 소송에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어 피고가 모두 패소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이 법원에 현저한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들이 피고에게 퇴직금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피고가 그와 같은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퇴직금 지급액의 범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원고 A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6,833,734원, 원고 B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14,133,545원, 원고 C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25,482,202원, 원고 D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8,676,662원, 원고 E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이 18,342, 961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 A에게 6,833,734원 및 이에 대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B에게 14,133,545원 및 이에 대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15. 8. 14.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C에게 25,482,202원 및 이에 대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D에게 8,676,662원 및 이에 대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E에게 18,342,961원 및 이에 대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후인 2015.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