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5. 11. 선고 2017가합10966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7. 6. 20. 원고에 대하여 한 견책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수출입, 해외 투자 및 해외자원개발 등 대외 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의 제공업무를 영위함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4. 12. 30. 피고에 입사하여 2016. 9.부터 2017. 6.까지 피고의 C지점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C지점에서 근무하던 D(대리)의 신고로 2017. 6. 15.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D에게 한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의결하였고, 2017. 6. 1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이유로 원고에게 2017. 6. 20.자 견책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견책처분'이라 한다). 이에 대해 원고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7. 8. 14. 기존 징계 처분을 유지한다는 재심결과를 서면으로 통보하였다.

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직장 내 성희롱 처리 및 징계기준, 성희롱 예방 지침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3, 5, 7 내지 9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가 D의 사진을 촬영하고,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촬영한 사진을 전송한 행 위, 원고가 사진 촬영을 하면서 D에게 했던 말 등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원고는 2017. 6. 15. 개최된 성희롱 심의위원회에 참석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성희롱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 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외부전문가의 자문도 없이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실명을 공개한 것과 다를 바 없이 징계 결과를 상세히 기재하여 게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견책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3.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는 평소 취미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고,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여 몇 차례 수상한 경력도 있다. 원고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사진을 촬영하여 카카오톡 그룹채 팅방을 통해 전송하거나 직원들에게 개인적으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전송하곤 하였다.

2)

원고는 ① 2017. 3. 7. C지점 앞 카페에서, ② 2017. 3. 10. C지점 회의실에서, ③ 2017. 3. 28. 광양시 E농원에서, ④ 2017. 4. 3. 창원시 F에서, ⑤ 2017. 4. 24. 통영시 G에서 D과 직원들의 사진을 촬영하였는데, D은 주로 ③~⑤ 장소에서 촬영된 사진을 문제삼고 있다.

3)

원고는 2017. 3. 28. D, H 부부장, I 주임(남자)과 함께 광양시에 있는 성화산업 주식회사의 공장을 방문 후 E농원에 들러 사진촬영을 하였다.

4)

원고는 2017. 4. 3. D, J 지점장, K 차장, I 주임과 함께 진해시에 있는 영화금속 주식회사의 공장을 방문한 후 F에 들러 사진촬영을 하였다. 원고는 F에서 벚꽃으로 된 화관을 사서 이를 D에게 주기도 하였다.

5)

원고는 2017. 4. 24. D, I 주임과 함께 거제시에 있는 주식회사 건화 공장을 방문 후 G에 들러 사진촬영을 하였다. 한편, 원고가 당일 촬영한 사진 중에는 D이 걸어가는 모습을 D의 위치보다 낮은 곳에서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 4장(이하 'G 사진 4장'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사진촬영을 하면서 D에게 "좀 웃어봐라(웃어보세요)","머리 넘기는 포즈도 취해봐라(취해보세요)", "D 사진 찍으러 오늘 여기까지 왔다(왔어요)",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6)

원고는 2017. 4. 28.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G에서 촬영한 사진 중 G 사진 4장을 포함하여 보정작업을 한 사진 약 20장을 전송하였다. 원고와 D이 카카오톡으로 나눈 대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7)

원고는 2017. 5. 3.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G에서 촬영한 사진 중 보정작업을한 사진 약 10장을 전송하였다. 원고는 사진을 전송하면서 "콘트라스트가 너무 강해 스폰앱으로 보정하기에는 한계가...나중에 컴으로 포샵을...", "구도. 표정 다 좋았는데 바람이 웬수.."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해 D은 답하지 않았다.

8)

2017. 5. 25. 목요일 D이 K 차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K이 손으로 D의 몸을 미는 사건이 발생하였다(K은 몸으로 막았다고 주장한다). D은 원고와 C지점 회의실에서 위 사건과 관련한 면담을 하다가 눈물을 흘렸고, 원고는 D을 달래주면서 자신에게 월요일 저녁까지 위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기를 원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하였다. D은 2017. 5. 26. 금요일 휴가로 출근하지 않았다.

9)

원고는 2017. 5. 26. D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10)

D은 2017. 5. 31. 피고에게 원고가 성희롱을 하였다고 신고하였다.

11)

D은 조사과정에서 진술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갑 제1, 2, 4, 6, 11, 12, 13, 14, 15, 16호증(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을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1)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서 정한 성희롱의전제요건인 '성적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위 법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가 아닌 이상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성희롱이 성립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참조).

2)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행위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D은 2017. 3. 28.~2017. 4. 24. 3차례 사진촬영 당시 긴 바지, 긴팔 옷을 입고 있었고, 신체 부위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원고는 D의 특정 신체 부위를 확대하여 촬영하지 않았고, 풍경과 인물을 적절히 배치하여 관광지에서 일반적으로 촬영할 수 있을 만한 사진을 촬영하였다. 원고는 D을 촬영하면서 성적 언동을 한 바도 없다.

②

원고가 다른 남자직원들에 비하여 D의 사진을 많이 촬영하기는 하였다. 원고가 D을 촬영한 사진들 중에는 동일한 위치, 구도에서 연속적으로 촬영된 사진들이 많은데, 원고가 여러 위치에서 구도를 바꾸어 가면서 장시간 D의 사진을 촬영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원고는 순간적으로 변화는 채광 등 조건에 따라 가장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하기 위하여 같은 위치에서 연속촬영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같은 날 촬영된 단체 사진, 남자직원의 사진, 풍경 사진 등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촬영된 점에 비추어 동일한 위치에서 동일한 구도로 연속적으로 촬영하는 방식은 원고의 촬영 습관 내지 노하우로 보인다. 원고가 D을 촬영할 당시 함께 있었던 직원들도 남성의 관점이기는 하지만 원고가 D을 촬영하는 행위에 특별히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았다.

③

D은 G 사진 4장을 문제 삼고 있으나 G 사진 4장의 화면 대부분은 벽화와 나무가 차지하고 있고, D이 화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여 D이나 D의 지인만 D을 식별할 수 있는 정도라고 보인다. 더구나 원고는 2017. 4. 28. G 사진 4장을 확대하여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는데, 이에 대해 D은 원고에게 고맙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④

원고는 2017. 4. 24. G에서 D의 사진을 촬영할 당시 D에게 한 말 중 '웃으라' 말은 사진 촬영 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통상적으로 할 수 있는 말이다. 한편, 원고는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이 D의 얼굴을 가리고 있었기 때문에 '머리 넘기는 포즈를 취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당일 촬영된 사진 중에는 D의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리고 있는 모습과 같은 장소에서 D이 머리카락을 잡고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촬영되어 있어 사진의 영상이 원고의 주장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평소 좋은 사진을 촬영하려는 욕심이 있었고, D도 이를 알고 있었던 점 및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머리를 넘기라'는 취지의 말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인다. 또한 H가 제출한 진술서에는 '원고가 자신과 I에게도 웃어보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고, I이 제출한 진술서에도 원고가 '사진촬영 할 때 포즈, 위치를 비롯해 많은 부분을 변경 해달라고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데, 원고는 사진 촬영을 하면서 D 이외에 다른 직원들에게도 여러 가지 요구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는 2017. 4. 24. G에서 D에게 "D 사진 찍으러 오늘 여기까지 왔다"는 취지의 말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원고가 자연스러운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D의 상사로서 D에게 친분감 표시하며 일회적으로 한 사교적인 언행으로 보일 뿐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반하는 언행으로서 성적 언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⑥

원고는 D과 D의 업무와 관련된 사업체의 공장을 방문한 후 지점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관광지에 들러 사진 촬영을 하였다. 원고가 사진 촬영을 할 당시 D 이외에 다른 직원들도 함께 있었고, F에는 원고의 상급자인 J 지점장도 있었다. D은 원고에게 우회적으로 사진 촬영을 거부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D이 한 말만으로는 원고가 D이 명시적 또는 추정적으로 사진 촬영을 거부하고 있다고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F에서 촬영한 사진을 제외하고 원고가 촬영한 사진에서 D은 대부분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있기도 하고, 다른 직원들 역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사진 촬영 당시의 상황 및 분위기가 강압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른 직원들 역시 원고가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D의 사진을 많이 촬영한다고만 생각했을 뿐 원고가 D의 사진을 촬영한 행위, 원고가 D에게 했던 말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⑦

원고는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사진을 전송하면서 사진에 관한 언급을 하거나 인사말을 했을 뿐 성적 언동을 하거나 D에게 이성적 호감을 표시하지 않았고 D이 원고의 의도를 오해할만한 말도 하지 않았다. 원고는 평소에 직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직원들의 독사진을 전송하곤 하였고, 원고가 사진을 전송해 준 직원 중에는 여성도 포함되어 있어 원고가 D에게만 특별히 사진을 전송해준 것은 아니었다. 또한 원고는 D을 촬영한 사진의 크기, 명암을 조절하거나 테두리를 삽입하는 정도의 보정을 하였고, 사진을 과도하게 변형하지 않았다. D 역시 2017. 4. 28.에는 원고로부터 보정된 사진을 전송받은 후 원고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인사말을 했고, 특별히 불만이나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원고는 D이 2017. 5. 3. 원고에게 답장을 하지 않자 더 이상 D에게 사진을 전송하지 않았다.

⑧

D은 원고가 사진 촬영을 하고, 촬영한 사진을 전송한 이후인 2017. 5. 25. C지점 회의실에서 원고와 면담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고 눈물을 흘렸다. D이 원고의 행동으로 인하여 일시적인 불쾌함을 느낀 것을 넘어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원고를 상대로 위와 같은 태도를 취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⑨

기혼 남성이자 상사인 원고가 같은 지점에 근무하는 미혼 여성인 D의 사진을 다수 촬영하고, D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사진을 전송한 행위는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D이 원고의 언행으로 인하여 충분히 불쾌감을 느낄 수 있고, D으로서는 원고와의 관계, 자신의 직급, 나이, 성별 등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직접 불쾌감이나 거부 의사를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의 언행이 부적절한 행동 또는 D으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언행이 이루어진 장소 및 상황, D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의 지속성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정도의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3)

따라서 이 사건 견책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무효라고 할 것이고, 이 사건 견책처분의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이상 이 사건 견책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은 판단하지 않기로 한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이지수 민한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