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8. 16. 선고 2017고정168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동대문구 B건물, 18층에 소재한 C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5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원격평생교육)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0. 1.부터 2015. 5. 31.까지 근무하고 다음날 퇴직한 근로자 D의 2015. 4월 임금 일부 644,20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4. 1.부터 2015. 2. 28.까지 근무하고 다음날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5,746,178원과 2013. 10. 1.부터 2015. 5. 31.까지 근무하고 다음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687,475원 등 총계 9,433,653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다.

최저임금법위반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2015. 1. 1.부터 2015. 12. 31.까지의 기간 동안에는 최저임금 시간급 5,580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0. 1.부터 2015. 5. 31.까지 근무하고 다음날 퇴직한 근로자 D의 2015. 4월분 임금을 지급하면서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시간급 2,665원을 지급하였다.

2.

판단

가.

쟁점

검사는 E, D을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들이 피고인과 광고영업에 관한 위탁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일 뿐 피고인에게 고용된 근로자가 아니라고 다툰다.

나.

관련 법리

1)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E, D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 및 피고인에게 이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이들의 근로자성을 긍정하게 하는 사정으로는, E의 경우 2013. 4. 1.부터 2015. 2. 28.까지 C(이하 'C'라고 한다)의 직장가입자로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점, E, D이 C 내의 사무실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근무하였으며, 지문시스템을 이용하여 출퇴근을 관리하였다는 점, 사무실에는 책상, 컴퓨터와 내선전화가 비치되어 있었다는 점, 이들이 'C 학습설계/팀장' 등의 직급이 기재된 명함을 사용한 점 등이 있다.

2)

그러나 다른 한편, E, D이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지목한 F 등은 자신 역시 C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학점은행제 학원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광고영업을 한 후 이에 따라 수수료를 받았을 뿐이고, 위와 같이 수강생을 모집하는 모집팀(학습설계팀, 홍보팀, 영업마케팅부라고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속 사람들(학습플래너)의 직급은 내부적으로 매출액에 따라 정해졌으며, 모집팀 부장급 이상에 해당하는 이들의 수수료에서 사무실 임대료를 걷고 학습플래너의 수수료에서 전화 사용료를 공제하여 C에 지급하였다고 진술한다.

3)

F은 또한 자신이 C 외 다른 학점은행제 학원과도 위탁계약을 체결하여 E, D을 포함한 모집팀 직원들에게 수당공지표를 통해 다른 학원의 수수료율을 알려주었고, 이들이 C의 사무실을 사용하면서도 C의 간섭이나 제지 없이 자유롭게 다른 학원의 수강생을 모집하여 수수료를 받았다고 진술하는데, 각 개인매출급여정산(G, D)의 기재 등이 위 진술내용에 부합한다.

4)

F은, 모집팀 근무시간은 C와 무관하게 모집팀 내부에서 업무효율을 위해 정한 것으로 지각비 외에 학습플래너에 대한 다른 근태관리나 불이익은 없었고, 위 지각비등은 사무실의 비품비용이나 간식비로 사용되었으며, 이들의 비품, 명함, 채용공고, 신입직원 교육자료 등도 C와 무관하게 모집팀의 비용으로 충당하거나 모집팀 내부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특히 수수료를 다단계 방식으로 지급받기 때문에 보다 많은 수수료를 받기 위하여 팀장 이상 직급의 사람들이 각자 아래 직원을 채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김정은의 진술이나 E, D의 일부 진술 내용이 이에 부합한다.

5)

한편 F은 E의 4대 보험 가입과 관련하여, E이 경력관리를 위해 보험가입을 희망하였고 E의 업무능력이 뛰어났기에 그 보험료를 모집팀에서 부담하면서 C에 E의 4대 보험 가입을 부탁하였고, 이로 인한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자신이 E으로부터 업무형태확인서를 징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다.

6)

E이 받은 급여는 대부분 월별 매출액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매출에 따른 수수료 외에 지급된 돈은 2013년 3, 4, 5월분 각 기본급 25만 원, 2013년 6월분 기본급 30만 원, 2013년 11월분 기본급 40만 원, 2014년 1, 2월분 각 기본급 20만 원이 있을 뿐, 나머지 근무기간 급여는 모집한 수강생의 학점매출에 따라 여러 학원에서 지급한 수수료로 그 전액이 구성되어 매출과 무관하게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금액은 찾을 수 없고, 여기에서 전화요금, 개인 DC(수강생을 모집하면서 학습플래너가 자신이 받을 수수료의 범위에서 임의로 수강료를 할인해 준 부분), 학점환불 등의 금액이 공제되었다.

7)

D이 받은 급여 역시 대부분 월별 매출액에 따라 여러 학원에서 지급한 수수료로 지급되었으나, 매출에 따른 수수료 외에도 2013년 10월분 기본급 80만 원, 2013년 11월분 기본급 60만 원, 2013년 12월, 2014년 1월분 각 정착지원금 40만 원, 2014년 2월분 정착지원금 25만 원, 2014년 3, 4월분 각 정착지원금 15만 원, 2014년 5월분 정착지원금 15만 원과 식대 7만 원, 2014년 6월분 정착지원금 30만 원과 식대 7만 원, 2014년 7월부터 12월분까지 각 정착지원금 15만 원과 식대 7만 원, 2015년 1, 2월분 각 식대 7만 원, 2015년 3월분 정착지원금 20만 원과 식대 7만 원, 2015년 4월분 식대 35,000원, 2015년 5월분 정착지원금 20만 원이 지급되었는데, 그 금액이 일정치 않고, 식대는 E이 받은 급여에서는 지급된 적이 없는 항목이다. D이 받은 급여에서도 전화요금, 개인 DC, 학점환불 등의 금액이 공제되었다.

8)

모집팀 학습플레너들은 블로그, 카페 등의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하여 수강생을 모집하는 광고영업을 하였으나 법으로 규제된 내용을 광고하지 못하도록 하는 외에 매일의 영업활동에 있어서 별다른 관리나 통제를 받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또한 매출에 따라 급여가 지급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들이 일정 기간 모집해야 하는 최소한의 수강생이나 학점 등과 같은 기준도 설정되지는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9)

위 2)부터 8)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E, D을 포함한 모집팀 직원의 경우 그 채용과정, 급여체계, 업무관리 등에 있어서 C가 개입하는 부분을 찾기 어렵고, 사무실과 비품에 관하여 모집팀 자체적으로 그 비용을 부담하였다. 이들은 C 뿐만 아니라 다른 학원의 수강생도 자유롭게 모집하였고, 이들이 받은 보수는 대부분 매출에 따른 수수료로 구성되었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러한 경우 이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C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10)

나아가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설령 E, D이 C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등을 법령이 지급한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않을 당시 그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인정하기도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영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