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3. 9. 23. 피고에 입사하여 C로 근무하다가 2015. 11. 30. 퇴직한 사람이다.
피고는 원고와 고용(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서 정하는 별도 성과급 제도에 따라 원고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으며 그 지급 방법 및 시기는 피고의 성과급제도에 따른다. 이 경우 성과급은 지급일 현재 원고가 재직중인 경우에 한하여 지급하며,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한다.’는 계약조건에 합의하였다(연봉계약서 제4조 제7호, 연봉제 규정 제12조, 급여규정 제26조에도 이와 같은 취지로 정하고 있다).
피고는 2015. 3.경 원고에 대한 2014년 결산 성과급 총 금액을 2억 원으로 정하여 1차 년도(2015년) 1억 2,000만 원, 2차 년도(2016년) 2,400만 원, 3차 년도(2017년) 24,000,000원, 4차 년도(2018년) 32,000,000원으로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였고, 2015. 3. 27. 원고에게 1차 년도에 지급하기로 한 1억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을1, 내지 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성과급 8,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연봉계약서, 연봉제 규정, 급여규정의 지급일 재직조건은 ① 근로자들로 하여금 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성과급 지급일까지 재직하도록 강제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될 뿐만 아니라 ②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7조의 강제근로금지 규정에 반하고 ③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근로자에게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내용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며 ④ 공정거래법상 불공정행위로서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피고
피고의 입사 당시 적용되던 피고의 연봉제 규정, 급여규정 뿐 아니라 원고가 체결한 연봉계약서의 계약 내용에도 지급일 재직조건이 규정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는 이직 당시 이연성과급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금융투자업계에 자발적 퇴직자를 이연성과급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관행이 확립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연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원고에게 지급일 재직조건을 강제하는 것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고가 계약상대방에게 지급일 재직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정당한 이익을 가지는지, 피고에게 지급일 재직조건 강제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주어졌는지, 이러한 지급조건이 통상적인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금융감독원은 2010. 1. 19.경 합리적인 성과보상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마련하여 금융투자회사로 하여금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보상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행위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중 상당 부분을 3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할 것을 권고하였고, 이에 따라 시행된 피고의 성과급 이연지급제도는 금융투자회사의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제도인 점, 성과급 이연지급제도 중 재직일 지급조건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단기에 과도한 위험을 추구하여 높은 성과급을 받은 후 임의로 퇴사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정당한 이익이 있는 점, 성과급을 포기하고 사직 또는 이직할지 여부 및 그 시기는 근로자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어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을 예측할 수 없다거나 그 불이익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여러 금융투자회사에서 자의로 사직한 임직원에 대하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원고로서도 근로계약 체결 당시 위와 같은 계약조건에 합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아니라 입사 당시 적용된 연봉제 규정 및 급여규정에도 이러한 조건이 명시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지급일 재직조건이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여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근로기준법 제7조는 “사용자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그 밖에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이란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적․신체적 제한을 가하는 언행을 의미한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정에 의하면, 지급일 재직조건이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금융감독원의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에서도 퇴직한 임직원에 대하여 이연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는 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였는바, 피고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이연성과급을 지급할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또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 체결 당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여 원고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성과급 지급조건으로 약정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성과급 지급조건이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남신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