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1. 9. 선고 2018나1143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08. 11. 1. 구조용 금속 판제품 및 공작물 제조업을 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운전업무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2014. 4. 12.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2. 12. 20.경 사고로 좌수부 제2수지 근위 지골 개방성 골절 등의 상해를 입어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결정에 따라 2014. 4. 11.까지 요양·보험급여를 받았다.

다.

원고는 2008. 10. 30.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연봉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상여금, 퇴직금, 각종 수당을 모두 포함한 월 급여 1,750,000원을 기준으로 보험료 및 세금을 공제한 후 2008년 12월 급여 1,608,070원을 지급하고, 2009년 급여 합계 19,329,200원, 2010년 급여 합계 20,304,020원(2010년 4월분 급여부터 월 1,850,000원으로 인상), 2011년 급여 합계 21,312,860원(2011년 4월분부터 월 1,950,000원으로 인상), 2012년 급여 합계 22,015,290원(2012년 4월분부터 월 2,050,000원으로 인상)을 지급하였다.

라.

원고는 2017. 4. 7. 피고에게 "2008. 11. 1.부터 2014. 5. 7.까지의 퇴직금 12,299,573원을 청구합니다."라는 내용증명을 보냈고, 피고는 2017. 4. 10. 위 내용증명을 송달받았다. 그 후 원고는 2017. 9. 22.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마.

피고의 대표이사 C은 "2014. 4. 12. 퇴직한 원고에게 퇴직금 10,973,094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7고약14523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위 명령은 2018. 3. 3.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5,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 10,973,09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14. 4.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상계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

피고는 원고의 요청으로 퇴직금, 상여금 등을 포함하여 급여를 지급하기로 약정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계약에 따라 급여에 포함하여 퇴직금을 분할지급하였다. 퇴직금 분할약정이 무효라면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부당이득에 해당된다. 원고는 피고회사에서 원고와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했던 D의 급여 총액보다 10% 이상 초과하는 급여를 지급받은 점에 비추어 원고는 재직하는 동안 지급받은 급여 총액 91,366,660원의 10%인 9,136,666원 또는 8.33%인 7,610,83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선 지급받은 것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9,136,666원 또는 7,610,830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의 1/2인 5,468,547원과 상계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총 계약 연봉금액 21,000,000원, 월 급여액 1,750,000원(상여금, 퇴직금, 제수당 포함), 연차수당 및 퇴직금은 연봉금액에 포함한다. 총 연봉금액에 세금공제한 금액을 12등분하여 매월 1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했던 D보다 총 급여액의 10% 이상 더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및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특정하였다거나 피고와 원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는 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한다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피고가 상여금, 퇴직금, 제수당 등을 포함하여 원고에게 지급하는 임금 총액은 연봉 21,000,000원, 월 급여액은 1,75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상여금, 퇴직금, 제수당의 액수 및 내역 등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기재되어 있지 않은 바, 위와 같이 연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퇴직금과 법정수당 등의 내역을 구체적으로 산정하여 합의하지 않은 경우 월급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②

원고의 급여명세서에는 기본급, 각종 수당 등의 항목이 구별되어 기재되어 있음에도 퇴직금 항목은 별도로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

③

피고의 급여 및 상여대장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들에게는 기본급 외 상여금, 만근수당, 잔업수당을 지급하였음에도 원고에게는 기본급과 만근수당, 잔업수당만 지급하고 상여금은 별도로 지급하지 않았는바,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D에 비하여 더 지급받았다는 급여에는 퇴직금뿐만 아니라 상여금도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것들이 각 얼마인지 특정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다.

④

피고는 원고의 1년 연봉 총금액의 10%가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고 그 금액을 12달로 나누었을 때 한 달 급여의 9%가 원고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주장하면서 을 제6호증을 제출하고 있으나, 이는 피고가 원고에게 더 지급한 급여액수에 맞추어 작성한 내역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을 제1심에서는 8,222,490원으로 주장하였다가 당심에서는 9,136,666원 또는 7,610,830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볼 때, 피고가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특정하여 원고에게 분할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고 피고가 이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분할 지급한 퇴직금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위 상계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가 없다.

(2)

소멸시효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주장

피고는, 원고가 2012. 12. 20.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사고를 당해 산업재해로 요양을 하게 되면서 2012. 12. 말경 피고에게 사직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가 이를 수리하여 퇴사하였음에도 원고의 부탁으로 4대 보험 상실처리를 바로 하지 않고 요양기간 종료일(2014. 4. 11.) 다음날인 2014. 4. 12. 4대 보험 상실처리를 한 것이다. 원고가 퇴사일인 2012. 12.말경으로부터 3년이 지난 2017. 9.경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7. 4. 7. 피고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2017. 9. 22. 이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14. 4. 12.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였음이 인정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2012. 12.말경 퇴사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2014. 4. 12.로부터 3년 이내인 2017. 4. 7. 피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피고가 2017. 4. 10. 송달받았고 그로부터 6개월 내인 2017. 9. 2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내용증명은 피고에게 이 사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최고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는 퇴사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 만료 전인 2017. 4. 10. 피고에게 의무의 이행을 최고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로부터 6월내인 2017. 9. 22.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결국 위 최고로써 위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민법 제168조 제1호, 제174조).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재항변은 이유 있으므로, 결국 피고의 위 소멸시효 주장은 이유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부상준(재판장) 김정석 최유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