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8. 22. 선고 2018나6411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는 손해사정업 등을 영업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피고가 보험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손해사정업무를 원고들에게 배당하고, 원고들은 이를 수행한 후 해당 보험회사로부터 지급되는 각 건당 수수료 중 일정 비율을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고 위 계약에 따라 손해사정 사무원으로서 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사한 사람들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원고들이 피고의 이름을 빌려 독자적으로 일하는 소위 독채 손해사정조사직이므로 근로자가 아니어서 연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80% 이상 근무하지 않은 연도에는 연차가 발생하지 않으며 연차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연차수당을 청구할 수 있는 기간이 경과하였고, 연차 수당은 임금에 해당하므로 3년 이내에 청구해야 하는데, 원고들은 피고가 근로기준법 제61조에 근거하여 2012년도부터 시행하고 있는 연차 촉진제도에 따라 연차사용계획서를 제출한 바도 없으므로, 원고들에게 발생하여 미사용한 연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에 대한 보상을 할 의무는 없다.

나.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3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급여를 지급받았으며, 그 급여 중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한 후 급여를 수령하였고, 국민연금보험·국민건강보험·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하였으며 퇴직연금을 납부하고 연말정산을 한 사실, ②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사무실을 제공받았을 뿐 아니라 사무실 임대료나 운영비 등을 지출하지는 않은 사실, ③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실적과 관계없는 일정 수당을 매달 지급받아 온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들이 받는 수수료는 제공한 업무의 내용이나 시간에 관계없이 객관적으로 나타난 위탁업무의 이행실적에 따라 그 지급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었고, 기본급이 없었으며, 사건 처리 종결 후 발생한 순매출에 성과율을 곱한 성과급으로 결정되었다. 비록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한 금원 중 일부를 정액수당 형식으로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에 대하여 비과세항목(중식수당, 교통비, 보육수당 등)으로 지급하여야 소득세를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바, 위 주장에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 A은 2011. 3.경 피고에 입사한 후 2011. 12.경까지 피고로부터 지급 받은 금원을 사업소득자로서 세금 처리하였고(을 제1호증의 1), 2012. 1.경부터는 보험사로부터 손해사정법인 소속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4대 보험 등 손해사정법인의 고용 관련 증빙을 요구받자 근로소득으로 세금 처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 B과 관련하여서는 처음부터 근로소득으로 세금 처리를 하였는데, 이는 피고가 원고 B의 요청에 따라 4대 보험 가입을 위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특히 원고 A과 관련하여 피고는 2011. 3.경부터 2011. 12.경까지 사업소득으로 세금 처리를 하였고, 원고 A은 위 기간 동안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음을 자인하고 있는데, 피고는 취업규칙에 겸직을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을 제3호증 제21조), 피고가 원고 A의 겸 직을 승인하였음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 A은 피고 취업규칙을 제대로 적용받지 않고 일하였다고 할 것이다.

③

원고들은 업무 처리에 있어서 상급자의 지시나 감독을 받지 않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근무시간이나 장소에 제한을 받지 않았다. 특히 피고의 취업규칙(을 제3호증)에 의하면 피고 소속 근로자는 시업시간(오전 9시, 제40조 제2항 제1호)에 근무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제16조 제1호) 출근 시에는 출근부에 자신이 직접 로그인하여 확인을 받아야 하며(제16조 제2호), 외근으로 인한 현지 출근, 현지 퇴근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나 부득이한 경우에는 상위관리자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득하여야 한다(제16조 제4호). 그런데 원고들의 업무전산 로그인 기록(을 제4호증의 1, 2)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사이에 원고들이 업무전산에 한 번도 접속하지 않은 날이 적지 않다.

④

원고들은 피고의 다른 고용 손해사정사와는 달리 채용 후 3개월의 인턴기간을 거치지 않았다. 피고와 원고들의 근로계약서 제11조에는 수습사용기간 동안의 임금을 100만 원만 지급한다고 되어 있으나(을 제2호증의 1, 2), 피고가 위 기간 동안 원고들에게 그와 같은 액수의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없고, 원고들은 위 기간 동안 그 이상의 금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⑤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나,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다5661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서(을 제2호증의 1, 2)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사정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철(재판장) 김세현 지혜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