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및 배상명령신청 각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 E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위 배상신청인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제기할 수 없으므로, 위 각하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검사)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E을 기망하여 915만 원 상당의 우산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양형부당(쌍방)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은 너무 가볍거나(검사) 무거워서(피고인) 부당하다.
판단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 대한 무죄 판단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인천시 남구 AZ에 있는 'AL 할인마트'를 사실상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사실은 별다른 재산이 없고 위 마트의 재정 상태가 어려웠으며, 피해자 E으로부터 우산을 공급받더라도 이를 판매 목적으로 사용할 생각이 아니라 기존 거래처 채무 변제에 사용할 생각이었으므로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음에도, 그 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 E을 기망하여 915만 원 상당의 우산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위 마트의 운영자는 AY이고 피고인은 AY에게 고용된 영업 이사였던 점, ② 피해자 E의 계약 상대방은 위 마트로 되어 있었고 AY도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그 대금 지급 책임이 운영자인 자신에게 있다고 진술하였던 점 등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마트 운영자로서 위 마트 경영 상황 등에 관하여 피해자 E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단순히 AY의 피고용인 지위에서 위 우산 거래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위 마트 영업 전반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지위에서, 위 우산을 납품받아 위 마트의 기존 채무 변제에 사용할 경우 위 우산의 대금지급을 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지급 능력 등에 관하여 피해자 E을 기망하였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위 마트 영업 전반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피고인은 AY에게 고용된 사람으로서 거래처 발굴 등에 관한 업무를 하였을 뿐 영업 전반에 관한 권한은 전적으로 AY에게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비록 경리를 통해 계약 체결 및 납품 현황 등이 AY에게 보고되고 AY의 승인 하에 대금이 지급되었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그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AY이 원심 및 당심에서 증인으로 나와 위 대금을 위 마트에서 부담하여야 한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이는 위 마트가 계약 당사자로서 계약상 책임이 위 마트에 귀속됨을 뜻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은 위 마트를 인수하여 운영하는 AY에게 고용된 영업 이사로서 새로운 거래처를 발굴하고 물건을 납품받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마트 직원(점장 등)과는 별개로 독자적인 영업 활동을 하였고, 계약 체결 등에 관하여 전결권을 가지고 있었다.
피고인은 위 우산을 위 마트의 BE에 대한 채무 변제 명목으로 활용하였는데, 이 또한 AY의 사전 지시나 AY에 대한 사전 보고 및 승낙 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인의 판단 하에 진행하였다(BE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등 참조).
한편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우산을 판매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기존 거래처 채무 변제에 사용할 경우 위 마트 측에서 그 대금을 지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아래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시 위 마트 재정 상황이 양호하였다는 취지의 당심 증인 AY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이 사건 당시 위 마트의 재정 상태는 좋지 못하여, AY이 외부에서 마련한 돈으로 직원들 일부의 급여를 지급하는 정도였고, 물건을 판매하여야만 납품받은 물건에 대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위 마트 경리 BF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참조).
피고인은 위 우산 거래 이전에도 AT로부터 2,700여만 원 상당의 재래식된장을 납품받기도 하였는데, 위 된장을 판매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매장 임대인이 운영하는 마트에 공급하는 바람에 결국 위 AT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하기도 하였다[AY은 이와 관련하여 사기죄로 기소되어 1심(인천지방법원 2018고단4837)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고 항소심(인천지방법원 2019노2702)의 항소기각 판결을 거쳐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
AY은 피고인이 체포 · 구속된 이후 위 우산 거래에 관하여 확정적으로 인지하게 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사정(위 우산이 자신이 운영하는 마트 채무 변제 명목으로 사용되었음)에도 결국 피해자 E에게 위 우산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한편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적어도 미필적으로는 그 대금 지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만연히 거래에 나아갔던 것으로 보인다. ㉮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위 마트 운영에 관하여 상당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거래처 발굴 및 계약 체결 등의 과정에서 전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피고인이 대금 지급 방식이나 대금 지급 가능성 등에 대해서만 전혀 알지 못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처음부터 위 우산을 판매에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었으면서도 그 대금 지급 방식 등에 관하여 AY과 아무런 의논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그대로 유지되게 어렵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파기되어야 하고, 위와 같이 파기되는 부분과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배상명령 및 배상명령 각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