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배상신청인의 신청을 각하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배우자 C가 대표자로 등록된 건설업체인 D의 실제 운영자이었던 사람으로, 2017. 5. 16.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2017. 5. 24.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단1727,2018
판결선고
2019. 4. 18.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전제사실
피고인은 2014. 12. 22.경 주식회사 B 대표이사인 피해자 E(이하 '피해자'로 약칭)에게 'F 노인요양병원 리모델링 공사' 중 '소방 설비 공사'를 부가가치세 포함 공사대금 총 154,000,000원에 하도급하였고, 피해자는 그 시경부터 위 소방 설비 공사를 시공하여 오던 중 2015. 2.경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자 추가 공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5. 2.경 서울 구로구에 있는 위 F 노인요양병원 리모델링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를 하면 공사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겠다고 거짓말하면서 위 리모델링 공사 발주자인 G 명의의 공사대금 직불동의서 등을 교부하는 등 피해자를 기망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그 무렵부터 2015. 6. 30.경까지 부가가치세 포함하여 총 53,642,898원 상당의 소방기계공사, 소방전기공사 등을 하게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 G로부터 직불동의서 작성에 대하여 위임을 받은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있어 피해자로 하여금 추가 공사를 계속하게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다.
판단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그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편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하여도 그로 인한 처분행위가 없을 때에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C 명의 포함, 이하 같다)은 피해자에게 2015. 2. 12.까지 공사대금 합계 1억 1,58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이하 같다)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피해자가 2015. 3. 31.까지 발행한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에 해당하는 금액이다(증거기록 165면, D 입금내역).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5. 5. 15. 잔여공사대금을 53,642,898원으로 하고, 이를 2015. 5. 28.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준공 정산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여기에는 그 하단에 "단, 상기 공사의 소방준공에 관한 일체 서류(시공완료 확인서, 자재시험성적서 납품확인서, 소방 설계도서)를 2015. 5. 16.까지 감리에게 제출하는 것을 약속하여야 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위 준공 정산 합의서 작성 당시 피해자가 작성하여 온 직불동의서 용지에 G의 도장을 찍었고, 이와 관련하여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로 처벌받았다.
위 준공 정산 합의서 작성 이후 2016. 2. 29.까지 피고인이 공사 발주자인 G(H 명의 포함, 이하 같다)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은 2015. 6. 26. 2,000만 원, 2015. 7. 1. 4,000만 원, 2015. 7. 2. 2,000만 원, 2015. 7. 20. 1억 원, 2015. 8. 17. 8,000만 원, 2015. 9. 11. 800만 원, 2016. 2. 29. 500만 원, 합계 2억 7,300만 원이고(증거기록 128면 이하, 입출금 거래내역서), 그 중 2015. 8. 17. 받은 돈 중 5,000만 원은 소방 관련 대금으로 받은 것이었다.
G는 피고인에게 지급할 공사대금 중 난방, 침대, 덕트시설과 관련한 하자보증금으로 3~4,000만 원 상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한편 피해자(주식회사 B)와 C 사이에 공소사실 기재 소방 설비 공사와 관련한 민사사건에서 C가 피해자에게 53,642,898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은 위 사건에 C의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하여 손해배상공제 등 여러 주장을 하였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전항의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된다.
그 기재내용에 비추어 준공 정산 합의서 작성 무렵 피해자의 소방 설비 공사는 이미 완료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같은 날 G 명의의 직불동의서를 위조하여 교부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피해자의 처분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이 2015. 2. 12. 지급한 공사대금이 피해자가 2015. 3. 31.까지 발행한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에 해당하는 금액인 점에 비추어, 2015년 2월경 기성고에 따른 공사대금 지불이 이루어지지 않자 추가 공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2015년 2월경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하도급계약 후 공사내용에 변경되거나 추가된 부분이 있었고 이에 대하여 추후 정산을 하기로 약정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지급할 공사대금은 2015. 5. 15. 준공 정산 합의서가 작성됨에 따라 비로소 53,642,898원으로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약정한 공사대금의 70% 상당을 이미 지급하였고 정산 합의에 의하여 남은 공사대금이 확정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남은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또한 준공 정산 합의서 작성 이후 피고인이 G로부터 2억 7,300만 원의 공사대금을 받았고, 그중 5,000만 원은 소방 관련 대금으로 받아 그 무렵 피해자에게 연락하기도 하였던 점이나, 민사소송에서 피고인이 한 주장의 내용(다만 모두 배척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에게 남은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이유가 이를 지급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추가 공사 등을 제공받을 당시 피고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거나 이를 인식하면서도 피해자를 속여 공사대금 상당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영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