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원고는 유사투자자문업, 투자 및 자산운영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아래와 같이 원고와 계약을 체결하고 ‘TM아웃바운드’ 업무, 즉 원고가 제공하는 이름과 전화번호 등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잠재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주식 정보를 제공하니 가입비를 내고 원고의 회원으로 가입하라’고 권유․안내하여 원고와 회원 가입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등의 업무(이하 ‘이 사건 업무’라 한다)를 진행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8. 12. 21.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업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TM아웃바운드업무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8. 12. 21.경부터 원고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이 사건 업무를 하다가 2019. 7. 19. 이 사건 업무를 그만두었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보수로 2019. 1. 15.부터 2019. 7. 15.까지 합계 36,945,290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프로모션금으로 합계 52,99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2019. 7. 19. 일방적으로 이 사건 업무를 종료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원고로부터 선지급 받았으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부분에 해당하는 보수 28,266,097원,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프로모션 52,990,000원의 합계 81,256,097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부당이득반환청구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81,256,097원의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끼쳤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81,256,097원을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는 보수를 지급받았을 뿐이다.
판단
피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에 을 제1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 이 사건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업무지침과 내규를 마련하여 피고 등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에게 이를 공지하였는데, 위 내규에는 출근시간, 퇴근시간, 근무태도, 식사시간, 정기회식, 복장, 아침조회, 주말 출근 등에 대하여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 등에게 위 내규와 같이 08:30부터 09:10까지 아침조회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원고의 이사 C은 근무시간 중 수시로 원고 사무실에 설치된 CCTV 등으로 이 사건 업무수행자들의 행동이나 컴퓨터 모니터 등을 지켜보는 등으로 근무상황을 감시하고, 피고 등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 등으로 근무태도를 지적하였다.
피고 등은 일정한 팀에 배치되어 원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었고 그 자리 또한 일정하게 지정되었다. 또한 원고에는 대표이사 아래 이사와 팀장이 있고, 팀장으로 승진되는 경우 카드와 차량이 제공되고, 팀 실적 인센티브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④ 이 사건 계약에서는 업무위탁기간을 2년으로 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동으로 1년이 연장되고, 원고의 동의가 없는 한 피고가 계약을 해지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이처럼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비교적 장기간 동안 이 사건 업무를 계속적으로 수행할 것을 예정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피고가 성취한 매출실적에 따라 위탁수수료와 프로모션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피고가 원고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다른 곳에서 근로소득을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계약서에는 ‘업무 위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당사자가 아님을 확인한다.’는 규정들까지 두고 있고, 피고가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 없이 원고로부터 수수료와 프로모션을 받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으며, 제반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들은 사용자인 원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피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원고의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 이상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미리 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조항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은 그 취지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명백히 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4항 단서는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로서,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4항 및 제12조 제2, 3항이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에 기하여 원고 주장의 수수료 및 프로모션이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계약관계의 실질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인 점,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수수료와 프로모션 등은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 주장과 같은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 주장도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홍지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