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13. 선고 2019가단2419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온라인정보제공업, 유사투자자문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아래와 같이 원고로부터 ‘TM아웃바운드업무’, 즉 원고가 제공하는 이름과 전화번호 등의 데이터베이스를 기초로 잠재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주식 정보를 제공하니 가입비를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라’고 권유․안내하여 원고와 회원 가입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업무(이하 ‘이 사건 업무’라고 한다)를 위탁받아 수행한 자이다.

나.

원고는 2019. 3. 6.경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업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TM아웃바운드업무 위탁계약’(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①

본 위탁업무를 함으로써 얻어진 성과(이하 “성과”라고 함)는 갑에게 귀속됨을 원칙으로

다.

피고는 원고의 사무실에서 이 사건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9. 11. 29. 이를 그만 두었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9. 11. 29.경 피고에게 ‘업무위탁의 무단 종료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및 부당이득 반환 청구’라는 제목으로 ‘피고가 업무기간 2년인 이 사건 계약을 위반하고 2019. 11. 29. 업무를 종료하였다. 선지급된 프로모션 금원 38,200,000원과 일시불로 지급받은 보수의 일부인 27,420,336원을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반환할 의무가 있다. 2019. 12. 6.까지 66,320,336원(위 38,200,000원과 27,420,336원의 합계 65,620,336원의 오기로 보인다)을 반환해 달라’는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청구

가.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피고는 2019. 11. 29. 이 사건 업무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계약을 위법하게 해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에 따라 선지급 받은 수수료 중 계약해지 시점 이후부터 그 상품의 기간종료일까지 기간에 해당하는 수수료 합계 26,597,726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②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4항 및 제12조 제3항에 따라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프로모션 합계 38,200,000원 전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①, ② 금액의 합계 64,797,72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부당이득반환청구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전항의 ①, ② 금액의 합계 64,797,726원에 상당하는 이익을 얻고 원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끼쳤으므로, 피고는 악의의 수익자로서 원고에게 부당이득 반환으로 64,797,72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피고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법리와 갑 제1호증, 갑 제5호증, 갑 제9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1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에서 ‘업무 위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당사자가 아님을 확인한다’는 규정들(이 사건 계약 제3조 제2항 등)을 두고 있고 피고에게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은 점, 피고가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 없이 원고로부터 수수료와 프로모션을 받았고 이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으며, 제반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는 점 등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원고는 별지 기재와 같은 내규(이하 ‘이 사건 내규’라고 한다)를 마련하여 사무실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피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하 ‘피고 등 사원들’이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내규를 공지하였다. 이 사건 내규에는 출근시간, 퇴근시간, 근무태도(영업태도, 흡연, 음주), 점심시간, 회식, 복장, 아침조회, 주말출근 등에 대하여 상세히 규정되어 있다.

②

원고는 피고 등 사원들에게 이 사건 내규와 같이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정해 놓고 오전 업무 시작 전 아침조회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 등 사원들을 대상으로 신입사원 교육, 성희롱 예방교육, 개인정보 보호교육 등을 실시하였다.

③

피고 등 사원들은 일정한 팀에 배치되어 원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었고 그 자리 또한 일정하게 지정되었다. 원고의 C 대표이사와 D 사내이사, E 영업이사는 매일 매출 실적을 확인해서 피고 등 사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매출이 저조한 경우 정해진 근무시간을 경과한 초과 근무나 주말 근무를 독촉하는 등으로 피고 등 사원들의 업무성과를 관리하였다. 원고에는 대표이사 아래 이사와 팀장이 있고, 팀장은 대표이사 내지 이사의 지시를 받아 팀에 속한 피고 등 사원들의 출근 및 지각 여부와 근무태도 및 업무성과 등을 관리하였다. 또한 원고는 사원 – 부팀장 – 팀장의 직급을 정해 놓고 승진 제도를 실시하였다.

④

원고는 피고 등 사원들이 이 사건 업무를 함에 있어 원고 제공 데이터베이스와 원고가 마련한 녹취스크립트에 기초하여 회원 가입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다.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고객에게 원고의 방침과 어긋난 언행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이 사건 계약 제4조 제2항). 그리고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업무로 인한 성과 내지 권리가 원고에게 귀속되도록 규정하고 있고, 피고가 진행 중인 업무에 대하여 인수인계를 하는 것을 조건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이 사건 계약 제6조).

⑤

원고는 피고 등 사원들에게 원고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하면서 컴퓨터, 책상, 원고 제공 데이터베이스, 전화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였고, 피고 등 사원들에게 식권을 배부하는 등으로 점심 식사도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그리고 피고 등 사원들은 원고의 사원증을 배부받았고 이 사건 내규상 사원증을 항상 패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리고 이 사건 내규와 같이 피고 등 사원들의 복장도 규제되었다.

⑥

원고의 임원들은 근무시간 중 수시로 원고 사무실에 설치된 CCTV 등으로 피고 등 사원들의 행동이나 컴퓨터 모니터 등을 지켜보는 등으로 근무 상황을 감시하고, 피고 등 사원들에게 실시간으로 전산망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는 등으로 계약 체결 내지 매출 증대를 독려하였다. 또한 원고의 임원들이나 팀장들은 전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피고 등 사원들이 잠재고객들에게 전화를 건 횟수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D 이사는 팀장에게 전화 횟수가 적은 사원들이 전화를 걸도록 독촉하기도 하였다.

⑦

이 사건 계약상 업무위탁기간이 2년으로 정해져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동으로 1년 연장되도록 정해져 있다(이 사건 계약 제2조). 또한 이 사건 계약상 피고는 이 사건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원고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재위탁할 수 없도록 정해져있다(이 사건 계약 제5조 제1항).

⑧

피고는 원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의 정함이 없이 피고가 달성한 매출 성과에 따라 수수료와 프로모션을 지급받았다. 피고가 원고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른 곳에서 근로소득이나 영업소득을 얻을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이 사건 계약 제10조 제1항).

나.

계약해지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계약에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그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미리 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조항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은 그 취지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으로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명백히 반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계약 제8조 제4항 단서는 피고가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인 피고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원고에게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로서, 결과적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 및 제8조 제4항 단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더욱이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2019. 11. 29. 이 사건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였다면 위 계약해지 의사표시는 이 사건 계약 제2조 제2항에 따라 당연 무효이거나 이 사건 계약 제6조 제2항에 따라 1개월 후 계약해지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계약이 2019. 11. 29. 적법, 유효하게 해지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또한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 제12조 제2항, 제3항 및 제8조 제4항 단서에 따라 피고가 반환해야 할 금액의 합계가 64,797,726원이라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이 법원은 이에 대하여 수회에 걸쳐 원고에게 입증을 촉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다.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관계의 실질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인 점, 원고가 주장하는 수수료 및 프로모션은 이 사건 계약에 근거하여 피고에게 지급된 것인 점, 피고가 원고로부터 받은 수수료와 프로모션은 피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주장과 같은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송인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