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조합법에 의한 조합, D단체, 조합 또는 D단체가 출자한 회사, 조합과 D 단체가 공동출자한 회사의 부실예방 및 경영개선, 조합 등이 보유하는 부실채권 및 부실채권으로 인하여 취득한 자산 등의 정리를 효율적으로 지원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는 2009. 2. 1. 피고와 채권추심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2018. 11. 28.까지 재계약을 해오면서 피고의 대전충남지사에서 채권추심원으로서 피고가 C조합 등으로부터 위임받거나 매수한 부실채권의 회수, 추심 또는 자산의 보전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형식이나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및 규정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또한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 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채권추심원이 채권추심회사에 매일 정시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채권추심회사와 계약관계를 유지한 기간 동안 채권추심회사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며 업무에 전념하였다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적은 액수의 성과수수료를 받는 등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원 등에 관한 판결 선례 등만을 증거로 제출하였을 뿐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등 참조].
한편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는 채권추심회사가 임직원 이외에 위임직 채권추심인을 통하여 추심업무를 할 수 있고(제2항 제2호), 채권추심회사로 하여금 그 소속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되려는 자를 금융위원회에 등록하도록 하고 있으며(제3항), 위임직 채권추심인이 소속 채권추심회사 이외의 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제4항),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등록을 취소하거나 업무의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제6항, 제7항).
판단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배분한 사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사무실의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 비품을 제공받았고, 피고가 관리하는 자산관리 전산시스템(AMS)을 이용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런데 원고를 포함한 대전충남지사 소속 채권추심원들이 피고에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감독 하에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등의 입증책임은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인데,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5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및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갑 제1 내지 제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만으로는 원고가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2008년경 피고의 강원지사 소속 채권추심원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2007다49625)이 선고되자,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나타내는 징표로 판단된 위임계약서의 내용, 출퇴근 관리, 실적 관리, 교육 실시 등의 업무 관행을 대폭 바꾸었다. 특히 원고가 소속된 대전충남지사는 2008~2009년경 팀 구성을 통한 실적 관리 제도, 실적 평가에 따른 시상 또는 경고 등 상벌 제도, 추심활동 전산시스템 기록의무 제도 등을 폐지하였다.
피고가 원고의 입사 이후 원고를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의 출퇴근을 관리한다거나 구체적인 업무수행방법을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 또한 피고는 2008. 6.경부터 불법추심 민원예방교육 외에 다른 종류의 교육은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채권추심원들에게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적용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배분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였다거나 불이익을 주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채권추심원들은 채권추심업무에 소요된 시간이나 업무 내용, 연차 등과 관계 없이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월 수수료 금액이 적게는 0원, 많게는 69,154,823원에 이를 정도로 편차가 큰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수수료는 성과에 대한 보상 내지 대가이지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업무 가이드라인에 따라 채권추심업무 상황을 파악하고 채권추심원 등이 채무자에 대한 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거나 유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자산관리전산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근태 관리, 채권추심실적 평가를 하기 위한 목적에서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채권추심업무 내용을 자산관리전산시스템에 입력하도록 강제하였다고 인정할 근거나 자료가 부족하다. 또한 채권추심원들이 자산관리전산시스템에 업무수행 내역을 입력하지 않아 불이익을 받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과 컴퓨터, 전화기 등을 제공하였으나, 이러한 제공 행위가 위임인이 수임인에게 업무 수행에 대한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근로자에 대한 감독 또는 노무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채권추심원들은 채권추심업무 수행 과정에서 소요된 통신비, 교통비, 우편요금 등을 자기 비용으로 부담하였으므로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채권추심원들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신고, 납부하였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았는데,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위와 같이 정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
피고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할 인력을 고용계약과 위임계약 중 어느 형태의 계약을 통해 충원할지 여부는 피고 본인의 고유한 경영상 판단에 의한 것으로서 이러한 인력을 위임계약의 형태로 충원하는 것이 법률상 금지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같이 피고와 채권추심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한 채권추심인들의 근무 형태 및 방식이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 직원들의 근무 형태 및 방식과 구별된다면, 원고와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