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폐기물 수집 및 처리 위탁관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04. 12. 28.부터 2017. 3. 31.까지 서울특별시로부터 서울 Z에 있는 AA지원회수시설(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에 대한 운전 및 유지관리 등의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하였다.
원고들은 위 기간 동안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들이다.
이 사건 사업장은 회수된 생활쓰레기 등 폐기물을 연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고, 고압증기는 이 사건 사업장 근처 지역난방으로 공급하여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설로서, 피고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소각시설 3기를 운영하였고, 이를 위해 4개조의 운전팀[조장(운전원 관리, 감독) 1명, 중앙제어실(기기 작동 상태 점검 및 감시, 설비 등 조절) 2명, 현장작업(일명 ‘로컬’, 소각설비, 환경설비, 공통설비의 점검 및 보수 등) 3명, 크레인 조종기사(폐기물 투입, 탈취설비 관리 등) 1명]과 추가 크레인 조종기사 등을 두었다.
4개의 운전조는 오후근무(‘AFTER’, 15:00~21:30) 3일, 휴무 1일, 주간근무(‘DAY’, 08:00~15:00) 3일, 야간근무(‘NIGHT’, 21:30~08:00) 3일, 휴무 2일의 주기로 3교대 근무를 하였고, 추가 크레인 조종기사는 야간(00:00~08:00) 및 주간(09:00~18:00)에 각 1명씩 배치되었다. 원고들은 이러한 운전조에 속하였거나 추가 크레인 조종기사로 근무하였는데, 각 조장들인 원고들(원고 C, B, O)의 직위는 고정적이었고, 크레인 조종기사인 원고들(원고 V, U, W, X)은 각 운전조와 추가 크레인 조종 업무를 번갈아 가며 근무하였으며, 나머지 원고들은 중앙제어실, 현장작업 업무를 번갈아 가며 근무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의 소각시설은 원칙적으로 하루 24시간 동안 중단 없이 가동되었다. 다만, 피고는 1년에 60일 가량 소각시설을 정지하고, 대규모 정비를 실시하는 ‘대정비기간’을 두었다(2015년에는 2015. 5. 10.부터 2015. 6. 28.까지, 2016년에는 2016. 5. 8.부터 2016. 7. 6.까지). 위 기간 동안에는 폐기물 반입이 중지되었고, 운전조 각 조장과 중앙제어실 근무자 1명, 즉 운전조별 각 2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교대근무를 해제하고 평일 주간근무(09:00~18:00)를 시행하였다.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와 연봉계약서(교대제)는 원고별, 시기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내용은 동일한바, 그 주요부분은 아래와 같다.
요가 없어 실제 위 근무일정표 기재대로 오후근무조와 야간근무조의 교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사업장 출입구의 지문인식기 기록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된 근태기록표에 의하면 오전근무나 야간근무의 경우 근로자들 상당수가 근무시간 종료 10분 전부터 퇴근하기 시작하는 양상인 반면, 오후근무의 경우 21:00 이전에 퇴근을 하는 경우는 없고, 대체로 21:30 전후로 퇴근을 하고 있는 점, ③ 운전팀에서 작성한 근무일정표는 당연히 피고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의 제지 없이 장기간 21:30에 오후근무와 야간근무의 교대가 이루어졌던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업장에서의 오후근무는 15:00~21:30, 야간근무는 21:30~다음날 08:00이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취업규칙 중 근무형태, 근로시간, 임금에 관한 주요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28조(출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 6, 10,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의 업무는 명확한 근로시간의 산정이 가능하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약정은 무효이다. 원고들은 24시간 가동하는 소각로 시설에서 운전원, 현장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로서 업무의 특성과 많은 업무량으로 인하여 휴게시간(1시간)에 전혀 쉬지 못하고 근무하였고, 교대 시 인수인계 등을 위하여 근무시간표에 적힌 시간보다 30분씩 일찍 출근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휴게시간 및 인수인계 시간에 해당하는 시간외근무수당으로 별지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임금약정은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포괄임금약정으로 정한 임금 외에 추가 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각 근무일마다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았고, 근무준비시간이 30분씩이나 필요하지도 않았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휴게시간에 근로를 할 것을 지시하거나 근무준비를 위해 30분씩 일찍 출근할 것을 지시한 바 없으므로, 원고들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시간외근무수당은 없다.
판단
관련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고(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4다66995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면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2다16958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판단
포괄임금제 형식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체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1년간의 연봉총액을 12회로 균등분할하여 매월의 임금지급일에 지급하는 연봉제 형태의 임금 약정이 체결되었는데, 그 연봉액은 기본급 외에 연장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고, 그 구체적인 금액이 실제 근무시간과는 무관하게 사전에 고정된 금액으로 정해져 있다. 이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기본급에 고정액의 제 수당을 합한 연봉총액을 매월 균등분할하여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포괄임금제 형식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할 것이다.
위 임금지급계약의 유효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14증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AB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 증인 AC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형식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계약이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방식의 임금지급의 필요성과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위 임금지급약정은 유효하다.
이 사건 사업장은 대정비기간을 제외하고는 24시간 소각시설이 가동되었고, 이를 위하여 소각시설 운전조의 경우 오후근무 3일, 휴무 1일, 주간근무 3일, 야간근무 3일, 휴무 2일의 주기로 4조 3교대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이러한 운영방식으로 인하여 일정기간을 단위로 한 소정근로시간은 계속 변동될 수밖에 없었고, 근로자들 사이 또는 동일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매주, 매월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의 시간에 편차가 발생한다. 특히 이 사건 사업장은 1년에 약 60일 가량 소각시설을 모두 정지하고 폐기물 반입을 중단하는 대정비기간을 두는데, 위 기간 동안에는 교대근무를 유지하는 일부 근로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평일 09:00부터 18:00까지 주간근무를 하면서 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를 실시하지 않았다.
피고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근로자가 매월 11시간의 연장근로, 매월 63시간의 야간근로, 연간 16일 9시간의 휴일근로를 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해당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을 연봉액에 포함시켜 이를 12개월간 균분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였는데, 이는 위와 같은 근로시간의 편차나 대정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근로자의 소득편차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이러한 임금지급방식을 취한 것이 불합리한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원고들은 실제 근로를 제공한 휴게시간 1시간과 인수인계 등을 위하여 일찍 출근한 30분에 대한 시간외 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의 위 시간외근로는 일부만 인정될 수 있는데, 이 부분까지 고려하더라도 대정비기간동안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을 감안하면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임금지급약정이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다.
⑴ 휴게시간 관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대정비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휴게시간으로 식사시간 30분을 보장받았고, 나머지 30분은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취업규칙, 운전직 근로계약서에는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준다고만 정해져 있을 뿐, 구체적인 시각을 정하고 있지 않다.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장 내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였고, 이동시간을 포함하면 식사시간에 최대 30분이 소요되었다.
이 사건 사업장 내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식사가 가능한 시간은 매끼 약 1시간인데, 소각시설이 24시간 가동되는 동안에는 운전조 전원이 한꺼번에 근무위치를 비울 수 없어서 두 개조로 나누어 교대로 식사를 하였다.
원고들이 식사 중 무전기를 소지하기는 하였으나, 피고가 식사 중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지휘‧감독을 하였다는 구체적인 증거나 정황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식사 중 비상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비정기적, 간헐적이고, 운전조 전원이 동시에 투입되어야 할 정도의 상황은 더욱 드물었을 것으로 보여, 원고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에서 식사를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업장 내에 휴게실 등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소각시설이 24시간 가동되는 동안에는 주기적으로 설비의 상태를 확인하고 업무일지를 작성하여야 하는 원고들 업무의 특성상 식사시간 이외에 휴게시간을 일정하게 갖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정비기간은 소각시설의 작동이 중지되었으므로 원고들이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할 정도의 근무환경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⑵ 인수인계(근로준비)시간 관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크레인 조종기사가 아닌 원고들은 대정비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환복, 인수인계 등으로 근무시작 전 10분간을 근무준비시간으로서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의 취업규칙은 시업시간 전에 출근하여 업무 준비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사업장은 24시간 소각시설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오전근무, 오후근무, 야간근무 간에 중복되는 시간대가 없어서 근무시작 전에 일찍 출근하거나 근무종료 후 늦게 퇴근하지 않는 이상 각 근무조간에 업무상 필요한 인수인계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이러한 사정은 피고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사건 사업장에서 소각시설을 가동하고 있는 AB 주식회사 역시 현장직 교대근로자들에게 조기출근을 명하지는 않았지만 환복과 업무인수인계 등을 위해 조금씩 일찍 출근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그에 따라 교대근로자들에게 교대수당을 지급하고, 환복, 업무인수인계 시간을 고려하여 1일 0.2시간을 연장근로수당으로 지급하고 있다.
원고들은 환복 및 인수인계에 30분 이상 소요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사업장 출입구에 설치된 지문인식기 기록에 의하면, 근로자들이 근무시작 30분 전에 출근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 A은 수사기관에서 근로자들이 미리 회사에 와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원고들이 교통편 등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찍 회사에 도착하였을 경우도 다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이 근무시작 30분 전에 출근하지 않은 경우도 다수 확인되는데, 피고가 이를 지적하거나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원고들이 근무시간 종료 전에 퇴근한 경우도 다수 확인되는 점, 인수인계는 일상적,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원고들도 인수인계서 작성을 통해 간이한 방식으로 인수인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환복, 인수인계 등을 위한 근무준비시간은 10분으로 봄이 타당하다.
크레인 조종기사의 경우 별도의 인수인계가 있지 않았고, 대정비기간은 소각시설의 작동이 중지되었으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인수인계절차는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경우에는 근무시작 전 10분간의 근무준비시간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소결
위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유효한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된 이상 원고들이 위와 같이 인정된 휴게시간 및 인수인계(근로준비) 시간을 전제로 계산된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연장근로수당 또는 이에 갈음한 시간외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등의 합계액은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된 금액을 상회함이 계산상 명백하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황여진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