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11. 15. 선고 2019가합10209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8. 3. 31. 원고에게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8. 4.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383,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원고는 2016. 9. 1.부터 C대학교 기획실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8. 3. 30. C대학교 사무처장으로부터 '기획실장으로서의 일을 그만두기를 바란다'는 피고 이사장의 뜻을 전달받고 귀가하였다. 피고는 2018. 3. 31. 서류상 원고가 의원면직된 것으로 처리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이루어진 면직을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18부해1041호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30.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와 서울행정법원에 각 불복을 제기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고(중앙노동위원회 2018. 11. 20.자 2018부해982 판정, 서울행정법원 2019. 10. 11. 선고 2019구합50038 판결), 다시 이에 불복하여 그 사건이 서울고등법원 2019누62002호로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해고 무효 확인 청구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원고를 면직시키면서 그 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면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

피고

가)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

나)

피고는 원고와의 합의를 통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으므로 해고절차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나.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두1644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 7, 8,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16. 6. 1. 피고를 대리한 C대학교 총장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계약서에 원고는 근로자로 표시되었고 기획실 일반직 2급인 기획실장으로서 피고의 명령과 지시에 따라 업무에 종사하여야 할 원고의 의무와 피고가 그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비롯하여 근로시간, 휴게시간 등 원고에 대한 처우가 기재되어 있다.

2)

C대학교 직제규정, 업무분장 규정 등은 C대학교의 행정 조직, 업무분장 등을 목적으로 제정된 학칙이다. 위 각 규정은 대학본부에 '교학처', '산학협력처', '기획실', '평가팀'을 설치하도록 규정하면서 각 그 부서의 소관업무를 나열하고 있다. 기획실의 분장 업무는 특정의 고유 사무 없이 '대학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에 관한 검토'이다. 그리고 C대학교 위임전결 규정은 각 업무별 최종 의사결정권자(전결권자)를 정하고 있는데, 기획실장이었던 원고에게는 위 규정상 전결권이 있지 아니하였다.

3)

피고는 원고에게 보수를 지급하면서 그 보수를 근로소득으로 분류하여 원천징수 사무를 수행하였고, 원고가 교직원임을 전제로 원고를 D에 가입시켰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 등 규율 아래 피고를 대신하는 C대학교 총장 등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에 종속된 관계에서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피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하기 위하여는 원고에게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는 등의 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앞서 본 것처럼 '일을 그만두라'는 피고 이사장의 뜻을 전달받았을 뿐, 피고로부터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 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은 그 절차가 위법하여 무효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 이사장과의 특별한 신임관계를 기초로 C대학교 사무 전반을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였고, 취업규칙, 인사규정을 적용받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집무실과 숙소, 전용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점을 들면서 원고가 피고에 종속된 피고의 근로자는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원고가 피고의 지휘·감독이나 피고의 취업규칙 아래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분명히 기재되어 있고 그 계약서의 기재 내용이 명목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또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학본부 산하 기획실에 소속된 일반직 2급의 기획실장으로서 C대학교 업무분장 규정에 따라 기획실에 분장된 업무에 종사하였다고 볼 것이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피고 이사장과의 특별한 신임관계 아래에 있었다면 대학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에 관한 검토를 수행하는 기획실장의 업무 영역까지 더하여 볼 때,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원고의 의견이 유력하게 받아들여졌을 수는 있겠으나, 나아가 피고가 학칙으로 정한 직제를 명목상의 것으로 허물어 원고가 피고에 대한 종속성에서 벗어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 이사장과의 특별한 신임관계 아래에서 기획실장이 되었고 또 일을 그만두는 것이 좋겠다는 피고 이사장의 의사에 따라 바로 면직 처리가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대표자이자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이사장에 강하게 종속되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그리고 근로자일지라도 직급이나 근로 내용에 따라 집무실, 숙소, 전용 차량 등이 부여될 수 있으므로 원고가 위와 같은 것을 제공받았다는 사정은 피고에 대한 종속성을 부인할 근거가 되지 못한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합의 해지 여부

피고는 2018. 3. 30. C대학교 사무처장으로부터 이사장이 원고가 일을 그만두기를 원한다는 뜻을 전달받고 그 자리에서 이를 수락한 뒤 이후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퇴사함으로써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피고의 근로계약 합의해지 청약을 승낙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8. 3. 30. C대학교 사무처장의 방문을 받아 사무처장으로부터 "이사장이 원고가 그만두었으면 한다."라는 뜻을 전달받고 사무처장과 '이사장이 원고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한 배경이 무엇인지', '원고가 이사장에게 어떤 해명을 하여 그 뜻을 거두게 할 수 있을 것인지' 등에 관하여 의논하다 사무처장에게 "이사장의 뜻을 잘 전달받았다."라고 말하며 대화를 마무리하였을 뿐, 위 대화에서 원고가 근로계약의 해지에 합의한다는 뜻을 표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피고는 원고가 사무처장으로부터 '학교를 그만 나왔으면 한다'는 말을 전달받고 "어쩔 수 없지 뭐, 알았네. 이사장님의 뜻이라면 받아들여야지."라고 말하여 피고의 합의해지 청약을 승낙하였다고 주장하나, 당시 사무처장과 원고 사이에 오간 대화를 녹취한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그와 같은 말을 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원고가 집무실 내의 개인 용품을 수거하고, 숙소에서 퇴거하였으며, 전용차량을 반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이사장의 지시가 그러하였기 때문에 그 당부를 떠나 이를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한 것으로 새길 여지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승낙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면직 처리를 전후하여 피고의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이 스스로의 의사에 반하여 해고 당하였음을 분명히 하였다고 인정될 뿐이다.

3.

임금 청구

갑 제1,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면직 당시 피고로부터 월 7,383,000원[= (급여 월 7,300,000원 × 12개월 + 상여금 2회 합계 1,000,000원) ÷ 12, 1,000원 미만 버림]을 지급받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장래 임금으로 2018. 4. 1.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월 7,383,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각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