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류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G'라는 상호로 셔츠와 넥타이 등을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피고는 피고의 의류를 판매하기 위하여 H 주식회사 등 백화점 운영회사들과 사이에 특약매매계약 등의 백화점 입점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정규직 직원으로 하여금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게 하였는데, 2006. 9. 1.부터 매장관리자들과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매장관리자들로 하여금 매장관리 및 상품판매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에서 의류를 판매하여 온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백화점 내 매장에서 별지 표의 '시기'란 기재 각 해당 일부터 같은 표의 '종기'란 기재 해당일까지 근로를 제공하였는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피고는 원고 A, B에 대하여 2006. 8. 31.까지의 퇴직금을 중간정산으로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바, 퇴직금 중간정산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예비적으로 위 원고들의 '입사일'은 '2006. 9. 1.'로 보아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원고들은 독립적인 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항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인정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 6, 7, 8, 13, 16 내지 19, 39, 40호증, 을 제1, 2, 3, 5 내지 16, 26, 27, 2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피고는 당초 백화점 매장관리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오다가 2006. 8. 31. 매장관리자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퇴직금을 지급한 다음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부터는 고용계약이 아닌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백화점 매장관리자를 충원하였다.
원고 A, B은 당초 백화점 내 피고 매장의 정규직 매니저로 입사하였다가 2006. 8. 31. 피고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 무렵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원고 A, B은 각 2006. 9. 1., 원고 C, D은 별지 표의 '시기'란 기재 각 해당일 무렵 피고와 사이에 백화점 내의 피고 매장에서 원고들이 위 매장을 운영하면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판매수수료(이하 '수수료'라고만 한다)를 지급받기로 하는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고, 각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관리자(매니저 또는 시니어)로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별지 표의 '종기'란 기재 해당일에 위 판매 업무를 종료하였다.
원고들이 피고와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면서 작성한 계약서는 원고별, 시기별로 다소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내용은 동일한바, 그 중요 부분은 다음과 같다(아래 판매위탁계약서는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원고 A는 원고, 피고는 피고로 지칭한다)
원고 A, B은 각 2015. 3. 1., 원고 C, D은 각 2015. 9. 1. 개인사업자등록을 마쳤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판매위탁계약시 정하는 수수료율은 원고별로 같지 아니하고, 원고들이 지급받는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간은 물론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 존재하지 아니하였고, 하한은 판매위탁계약으로 전환한 초기에 일시적으로 존재하다가 폐지되었다.
원고들은 판매일보를 작성하고 피고에게 매장의 일별 매출현황 등을 보고하였으며, 피고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동종업계 매출을 보고하였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했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피고는 특정 매장의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조치를 지시하였다.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고,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의 휴가 일정을 취합하여 정리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별도로 원고들의 휴가를 통제하지는 않았다.
피고는 원고들을 상대로 주요 매장 간담회나 전산교육 등을 실시하였다.
피고는 휴대전화 메시지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으며, 위와 같은 판매원의 채용여부, 채용조건, 휴가 사용, 출·퇴근 등은 피고의 관여 없이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거나 관리하였다.
원고들은 판매 업무에 수반되는 문구비, 전화비, 수선비 등을 부담하였으며, 판매 촉진을 위하여 지출되는 상품 촬영비와 온라인 쿠폰비 및 쇼핑백 비용은 스스로 부담하였다. 사은품 구매 및 프로모션 진행과 관련된 비용은 원고들과 피고가 분담하였다.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은 원고들 명의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하였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7, 24,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증인 J의 증언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가 2006. 9.경 매장관리자를 정규직에서 판매위탁방식으로 전환할 무렵 위 전환에 동의한 일부만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 체결 시기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정규직 직원으로 근무하던 원고 A, B이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한 것은 위 원고들의 동의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일방적으로 전환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 A, B은 그 후 여러 차례 피고와 수수료율 등에 대한 협상 과정 등을 거쳐 판매위탁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갱신하였다.
피고가 판매위탁계약 전환 초기에 원고 A, B과 체결한 판매위탁계약에 수수료하한(월 기준액)이 명시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가 백화점 내 매장의 운영방식을 판매위탁방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체결되었던 형태라고 할 것이고, 현재 원고들과 같은 매장관리자에게 고정급을 지급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일부 매출 목표를 설정하고 판매촉진을 독려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을 높이라고 지시하였다는 것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과 체결한 판매위탁계약에 매장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가 관리 및 지시, 감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매장 내 서비스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하여 상호간 계약한 내용이고, 피고가 원고들이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들이 임의로 할인판매를 하지 못하게 한 것은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며, 원고들이 매출 현황을 피고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피고의 재고조사에 응하도록 되어 있는 부분도 피고가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고, 제품이 피고의 소유이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있어 마련한 내용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는 피고가 소유한 제품의 판매 및 재고관리를 원고들에 위임하는 데 있어 필요한 최소한의 관여 정도에 불과할 뿐, 원고들의 업무에 관한 상당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이 판매위탁계약에서 정해진 매장으로 출근하는 것은 그 계약 내용에 따른 당연한 사항이고, 근무시간은 백화점 운영 시간 동안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 정해진 것으로 백화점 운영과 관련된 사항이며,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 아니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의 직원이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를 하지는 아니하였으며, 원고들을 상대로 징계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 원고들은 원고들이 채용한 판매원이나 아르바이트생으로 하여금 매장을 운영하게 하고 재량으로 출·퇴근 시간이나 휴게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계휴가 일정을 사전에 피고에게 알리도록 한 것은 하계휴가 기간 중 매장 운영의 적정을 기하기 위한 목적에 불과해 보이고, 원고들이 휴가 사용을 피고에 통지 한 것도 휴가에 대한 사전 허가를 받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업무협조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가 원고들을 대상으로 간담회 등을 실시한 것은 브랜드의 통일성 확보, 원고들의 제품에 대한 이해 및 품질 개선 등의 목적에서 이루어 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참석이 강제되거나 불참하였다고 하여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매출실적이 부진하거나 원고들이 피고의 간담회 등에 참석하지 아니하고 로테이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판매위탁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는 일정기간 원고들에게 매장을 운영하는데 발생되는 비용을 선지급금 형식으로 지급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위 선지급금의 사용 용도가 정해져 있다거나 사용하고 남은 금액을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선지급금 또한 원고들이 재량에 따라 사용하고 남은 금액은 원고들에게 귀속될 수 있었다.
원고들은 피고가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비품을 제외한 매장 운영에 필요한 나머지 비품을 구입하거나 비용을 부담하였다.
피고는 개별 매장에서 원고들과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매장의 판매원 채용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원고들이 매장 상황에 따라 필요한 판매원을 직접 채용하여 관리하면서 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판매위탁 계약에서 정한 수수료율을 적용하여 산정한 수수료를 지급하였고, 원고들 사이에 수수료 액수 및 개별 원고의 월별 수수료 액수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다. 위 수수료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가 백화점 내에 매장을 운영하기 위하여 백화점 운영 주체와 특약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백화점 내 매장에 종업원 등을 파견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라고 주장하나, 종업원 등 파견약정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