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8. 7. 1. 원고들에게 한 휴직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2018. 8. 1.부터 원고들에 대한 휴직 종료일까지 매월 별지 임금차액 계산표 '차액'란 기재 돈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 A에게 416,760원, 원고 E에게 1,786,8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9. 3. 9.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C에게 2,233,500원과 이에 대하여 2019. 5. 17.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 원고 E, 원고 C의 피고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제2, 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3항에서 해당 원고들이 2019. 6. 1. 이후의 지연손해금률에 관하여 연 15%의 적용을 구하는 외에는 주문 제1 내지 3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반도체 생산 공정 일부를 담당하는 반도체 생산 업체로 파주시에 위치한 파주공장(이하 파주공장과 관련한 영업시설을 '파주사업부'라 한다)과 안산시에 있는 안산공장(이하 마찬가지로 이와 관련한 영업시설을 '안산사업부'라 한다)을 운영하였고, 원고들은 피고의 안산공장 생산직 근로자였다.
피고는 2010. 12. 6. 주식회사 I에 안산사업부 영업을 양도하였다. 피고의 안산공장 근로자들 중 일부는 주식회사 I 소속으로 전적 하였다. 피고는 2011. 7. 24. 위 전적에 동의하지 아니하고 희망퇴직하지도 아니한 근로자 28명을 정리해고하였다.
원고들을 포함한 정리해고 근로자들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16623호로 위 정리해고의 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위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고, 안산사업부 영업이 중단되었더라도 원고들을 비롯한 위 해고근로자들이 파주공장에 전직하여 근무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는 등 사용자인 피고가 충분한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였다고도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2012. 11. 23. 정리해고 무효를 확인하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피고는 2012. 12. 14. 위 확정판결의 취지에 쫒아 원고들을 비롯한 해고근로자들을 복직시켰다. 피고는 2013. 1. 11. 안산공장을 다시 세워 위 근로자 28명을 근무하게 하였고, 2014. 4. 10. 위 공장을 광명시로 이전하였다(이하 '광명 공장'이라 하고 그와 관련한 영업시설을 '광명사업부'라 한다).
피고는 2016. 8. 25. 광명사업부 영업 폐지를 이유로 2016. 8. 25. 원고들을 비롯한 광명공장 근로자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하였다.
원고들을 비롯한 해고 근로자들은 이번에도 서울남부지방법원 2016가합111707호로 위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위 해고에 관하여도 피고가 충분한 해고회피노력을 기울였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2017. 9. 1. 위 해고의 무효를 확인하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상소를 제기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18. 5. 18. 선고 2017나2053478 판결, 대법원 2018. 9. 13. 자 2018다241328 판결).
피고는 위 소송계속 중 서울고등법원의 판결 이후 원고들을 모두 복직시켰으나 광명사업부 영업이 폐지되었다는 이유를 들어 복직과 동시에 2018. 7. 1. 원고들에게 휴업을 통보하고 그 이후부터의 임금으로는 휴업수당으로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였다(이하 위 휴업 통보를 '이 사건 휴직'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휴직 무효 확인 청구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휴직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이다.
판단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앞서 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 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1다12752 판결, 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민사재판에 있어서는 다른 민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확정된 관련 민사사건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 할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설시 없이 이를 배척할 수 없고, 특히 전후 두 개의 민사소송이 당사자가 같고 분쟁의 기초가 된 사실도 같으나 다만 소송물이 달라 기판력에 저촉되지 아니한 결과 새로운 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8다92312, 9232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원고들을 정리해고 하였다가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에서 패소하자 비로소 원고들을 복직시킴과 동시에 원고들에게 이 사건 휴직 처분을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갑 제3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확정판결에서 그 해고를 무효로 판단하기에 앞서 위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즉, 위 정리해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는 원고들이 소속된 사업장으로서 피고가 영업을 폐지한 광명사업부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피고의 전체적인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하는데, 피고의 전체적인 경영사정에 비추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볼 여지가 있으나, 피고가 광명 사업장 이외에도 파주사업장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고, 피고는 2000. 4. 18. 주식회사 J(이하 'J'라 한다)를 설립하여 위 회사의 지분 99.97%를 소유한 채로 그로 하여금 생산직 직원을 고용하여 파주공장을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파주공장에는 당시 J 외에도 유한회사 K 등 하도급업체에서 7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 제51조 제2항은 '피고는 인원정리를 하기에 앞서 부서이동, 사업장간 배치전환 등 노동력의 재배치, 하도급 해약 등에 의한 자기 기업의 노동력 활용 등을 통해 인원정리를 회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제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고, 안산공장에서 근무하였던 직원들 중 일부는 2007. 1. 20.경 파주공장에서 약 두 달간 반도체 칩을 닦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파주공장의 하도급 업체들이 낸 채용공고에는 '여자 80년생 이하(고졸)' 제한만 있을 뿐 근무내용이 반도체 생산 단순업무에 해당하여 초보자도 가능한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해 볼 때, 동종 업무에 장시간 종사하여 온 원고들로서는 최소한의 교육을 이수하면 파주공장에 배치되어 계속 근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피고는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위 정리해고에 앞서 피고가 해고회피노력을 충분히 기울이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위 확정판결에서 인정한 위 사실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에서도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따라서 위 확정된 판결에서 인정된 것처럼, 광명사업장의 영업을 중단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을 파주사업부에 배치하는 등으로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함에도, 피고는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과 충분한 협의를 기울이지 아니하는 등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지 아니한 채 원고들을 정리해고하였다가 그에 관한 쟁송절차에서 정리해고가 무효임이 선언되자 다시 원고들을 휴직시키는 내용의 이 사건 휴직 처분을 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달리 이 사건 휴직 처분 과정에서 원고들과 어떠한 협의를 거쳤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휴직 처분으로 말미암아 원고들은 본래 받을 수 있었던 임금의 70% 정도인 월 140만 원 정도밖에 받을 수 없어 생계유지에 곤란을 겪게 되고 장기간 근로제공 기회를 박탈당하면 추후 복직하거나 직장을 옮기더라도 새로운 설비나 생산방식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게 되는 등 그 생활상의 불이익이 크다.
피고는 파주사업장의 생산시설은 모두 협력업체와의 도급계약에 따라 운영할 뿐, 피고가 생산직 근로자들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을 파주사업장으로 전직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생산공정을 직접 운영하지 아니하는 것은 피고가 그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선택한 것일 뿐이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위 불이익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피고는 종전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물론 이 사건 소송에서도 피고가 파주공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지 아니함을 들어 원고들이 하도급 업체로 전적하지 아니하는 한 원고들로부터 근로제공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을 뿐인바, 피고의 위와 같은 태도는 종전 해고무효확인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한 원고들로서는 피고가 그 판결의 취지에 알맞게 원고들을 파주공장으로 전직시키기 위한 성실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기대할 만한 정당한 신뢰가 있다고 볼 수 있음에도, 피고는 해고무효확인 판결이 있자 원고들을 복직시키면서 바로 이 사건 휴직 처분을 하였고, 그 효력을 다투는 이 사건 소송에서도 종전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 하고 있을 뿐, 원고들을 파주사업장으로 전직시킬 수 있는 방안 또는 원고들의 생활상 불이익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하여 원고들과 아무런 협의를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휴직 처분에 앞서 원고들과 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하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중대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사정에서 알 수 있는 업무상의 필요성, 그로 인한 원고들의 생활상 불이익, 원고들과 협의를 거치지 아니한 하자의 중대성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휴직처분은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따라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휴직 처분은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업하는 경우 최소한 그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라는 것일 뿐,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하기만 한다면 정당한 이유 없이도 근로자들을 휴직시킬 수 있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앞서 본 판단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미지급 임금 지급 청구
갑 제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휴직 당시 별지 임금차액 계산표의 월 임금란 기재 각 돈을 지급받았다가 이 사건 휴직 처분으로 인하여 같은 표 차액란 기재 각 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휴직 이후의 미지급 임금으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2018. 8. 1.부터 원고들에 대한 휴직 종료일까지 매월 같은 표 차액란 기재 각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학자금 지급 청구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의 단체협약에서 중·고등학교 학생에 재학 중인 자녀가 있는 근로자에게 학자금을 지급하기로 정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원고 A는 2016년 4/4분기 발생분 416,760원, 원고 E은 2018년도 발생분 1,786,800원, 원고 C은 2016년 4/4분기 및 2017년도 발생분 2,233,500원의 지급을 구하는 바, 피고는 위 원고들의 청구원인 사실을 다투지 아니한다(제2회 변론조서 참조).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416,760원, 원고 E에게 1,786,800원과 각 이에 대하여 이행기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각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3. 9.부터 2019. 5. 31.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정한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C에게 2,233,500원과 이에 대하여 이행기 이후로서 위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9. 5. 17.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위 원고들의 일부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A, 원고 E, 원고 C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각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며, 나머지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되, 청구가 일부 기각된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소송비용 분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병률(재판장) 임재남 공민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