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9. 18. 선고 2019가합106690 판결

주문

1.

이 사건소중 2018. 5. 11.자 정직처분 무효확인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컨택센터 구축 및 대행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2. 5. 1. 피고에 입사하여 근로하다가 2018. 10. 6. 사직서를 제출한 근로자이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정직처분 경위

1)

피고의 근로자였다가 2018. 3.경 퇴사한 C는 2018. 3. 26.경 피고 인사팀에, 피고의 통합운영사업부장 D이 2012. 5.경 워크샵 후 근로자들을 성추행하였다는 내용의 제보를 하였다. 위 제보 당시 피고 인사팀장이었던 원고는 2018. 3. 27.경부터 위 제보와 관련하여 D을 면담하는 등 조사를 실시하였으나, C는 2018. 3. 28.경 피고에게 원고도 별도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라고 주장하며 조사에서 배제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조사를 중단하도록 하고, 2018. 3. 30. 피고의 관계사인 E 경영진단팀에 D에 대한 성희롱 제보 및 원고에 대한 추가 성희롱 제보에 관한 조사를 이관하였다.

2)

E 경영진단팀은 2018. 4.경 D에 대한 성추행 제보 사건 조사 결과를 기재한 「B 성추행 사건 부실 조사의 건」이라는 문서와, 원고에 대한 성추행 제보 사건 조사결과를 기재한 「B 성희롱 사고의 건」이라는 문서를 각 작성하였다.

3)

「B 성추행 사건 부실 조사의 건」에는 '원고가 D에 대한 성추행 제보 사건을 조사하면서 성희롱 사건 조사 담당자로서 내부 조사의 기준과 원칙(제보자 비밀 보장, 성희롱 피해자 보호 의무, 가해자의 피해자 접근 제한)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4)

「B 성희롱 사고의 건」에는, '원고는 ① 2017. 3. 14. 19시경 B 압구정센터 인근 식당에서 진행된 회식에 참석하여 F의 손이 크다며 F의 손을 잡아 주무르고 원고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었고(다만 이는 F의 주장이고 원고는 손바닥을 마주대기만 하였다고 주장하였다고 기재, 이하 '2017. 3. 성희롱 행위'라 한다), ② 위 회식 종료 후 21시경 압구정 센터로 복귀하던 중 건물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피해자 G의 손을 엉덩이에 가져간 후 방귀를 뀌는 행동을 하였으며, ③ 2017. 상반기 회식에서 옆자리에 있던 피해자 H의 손등을 깨물어 피해자는 다음날 아침까지 이빨 자국이 남아 있을 정도의 신체 피해를 입혔다'라는 사례들이 기재되어 있고, 별첨 문서로 '원고가 2016. 후반 또는 2017. 초반 회식 종료 후 피해자 F을 집으로 바래다 주다가 갑자기 F에게 뽀뽀를 하였다는 F의 제보가 있었으나(이하 '2016.경 성희롱 행위'라 한다), F은 위 건에 대하여 신고나 처벌 등 어떠한 행위도 발생하지 않기를 원하고 있어 추가적인 사실관계 확인은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추가 성추행 의심 사항 확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5)

피고는 2018. 5. 10.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2018. 5. 11. 원고에게 '구성원 신체접촉으로 성희롱 및 불쾌감 유발(위 'B 성희롱 사고의 건」에 기재된 원고의 2017. 3. 성희롱 행위, 회식 종료 후 G의 손을 엉덩이에 가져가 방귀를 뀐 행위를 의미), 일부 신체피해 발생(위 문서에 기재된 원고가 H의 손등을 깨문 행위), 성희롱 사건 조사 담당자로서 조사원칙 미준수( 「B 성추행 사건 부실 조사의 건」에 기재된 행위를 의미), 복리후생비 오남용'을 이유로 15일간의 정직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해자의 고용노동청에 대한 진정 및 원고의 사직원 제출

1)

C는 2018. 6. 1.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이하 '고용노동청'이라고만 한다)에, 'D이 2012. 5.경 피고 근로자들에 대하여 성추행 행위를 하였고, 원고는 2015. 10. 27. 회식 1차 장소에서 2차 장소로 이동 중 C의 손을 잡아 깍지를 끼고 손을 원고의 몸에 밀착되도록 하여 걷도록 하는 성희롱 행위(이하 '2015. 10. 성희롱 행위'라 한다)를 하였는데, 피고는 D과 원고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여 달라'는 내용의 진정을 하였다. 고용노동청은 C 등에 대한 내사를 거쳐, 2018. 9. 6. 피고 인사팀에 위 C의 제보 사실을 알렸다.

2)

원고는 2018. 9. 7.과 2018. 9. 10. 후임 피고 인사팀장 I과 면담을 하고, 2018. 10. 8. 피고에게 '2018. 10. 6.자로 조직폐쇄 및 개인사정에 의하여 사직한다'라는 내용의 사직원을 제출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사직원'이라 한다), 피고는 그 무렵 위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3)

고용노동청은 2018. 10. 10. 피고 대표이사에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5항에 위반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2018. 10. 26.까지 이를 시정할 것을 명하는 시정지시를 하였는데, 피고는 같은 날 고용노동청에 원고가 이미 퇴직하였기 때문에 원고에 대한 징계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고용노동청은 2018. 10. 16. 위 시정지시 사건을 조치 이행 불능을 이유로 행정종결 처리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고소 및 경과

C와 F은 2018. 7.경 원고를 2015. 10. 성희롱 행위와 2017. 3. 성희롱 행위에 관하여 강제추행죄로 고소하였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사는 2018. 11. 16. 원고에 대하여, 2015. 10. 성희롱 행위에 관하여는 다른 직원들도 함께 이동 중이었고 불특정 다수의 통행인들이 다닐 수 있는 길거리였음에도 이를 목격한 참고인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2017. 3. 성희롱 행위에 관하여는 회식에 참석한 참고인들이 이를 전혀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고 원고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손을 맞대기만 하였다면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각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마.

피고의 관련 규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2, 3, 5, 8, 9, 11, 18, 2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정직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효력이 없다.

가)

이 사건 정직처분 사유 중 2017. 3. 성희롱 행위는 손바닥을 마주대고 손 크기를 비교한 것에 불과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유발하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고, H의 손등을 깨물어 상해를 입혔다는 부분은 상해에 이를 정도의 신체 피해에 해당하지 않으며, D에 대한 성희롱 제보 사건 조사시 조사원칙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피고 사내에 성희롱 조사절차에 관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준수 여부를 판단할 기준이 없고, 원고에게 가해자가 피해자와 접촉하는 것을 막을 권한도 없었으므로, 모두 징계사유로 인정될 수 없다.

나)

피고는 2018. 5. 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보하면서 일부 징계사유를 누락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다)

이 사건 정직처분 사유 중 복리후생비 남용 부분은 피고가 제공하는 숙박시설을 원고의 배우자와 장모가 이용하도록 하였다는 것으로서 비위의 정도가 크지 않으므로, 위에서 본 일부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정직 15일의 징계양정은 과도하다.

2)

피고는 고용노동청의 시정지시가 있자 원고에게 I과의 면담을 통해 사직을 강요하였고,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이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서 무효이다.

3)

이 사건 정직처분 및 해고가 모두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 기간 동안의 임금 및 해고일부터 복직일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정직처분 무효확인 청구는 과거의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는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인사위원회 개최 통지에 일부 사유가 누락되었다 하더라도 원고는 그 사유를 모두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소명의 기회도 주어져 절차상 하자는 없다. 원고의 비위행위의 정도와 피고의 징계양정기준을 감안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양정도 과도하지 않다.

3)

피고는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한 사실이 없고, 원고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직원 제출은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이 사건 정직처분 무효확인 청구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피고가 2018. 5. 11. 원고에게 15일간의 이 사건 정직 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 의한 정직 기간은 2018. 5. 26. 만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미 정직기간을 도과한 상태에서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과거의 권리나 법률관계에 의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확인의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직원의 제출은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는 적법하게 종료된 것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정직처분으로 인하여 향후 승진, 급여 등 현재의 권리·법률관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가 이 사건 정직 처분에 대한 무효확인을 받을 경우 제거할 수 있는 불이익은 그 정직기간 동안 지급되지 않은 임금 부분에 대한 권리인데, 원고는 이미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위 임금에 대한 이행청구를 하고 있으므로, 별도로 이 사건 정직처분이 무효라는 확인을 받을 이익은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4.

해고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4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피고의 강요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I은 2018. 9. 6. 고용노동청으로부터 C의 진정 사실을 통보받고, 2015. 10. 성희롱 행위에 관한 조사에 착수하여 2018. 9. 7. 원고와 최초로 면담하였다. 위 면담에서 I은 원고가 2015. 10. 성희롱 행위 외에도 2016.경 성희롱 행위에 관한 제보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확인하였고, 원고 또한 이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즉 원고와 I의 면담 당시 피고는 이미 원고에 대한 3건의 성희롱 사건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고(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가 되었던 2017. 3. 성희롱 행위, C의 진정을 통해 드러난 2015. 10. 성희롱 행위, E 경영진단팀이 파악한 2016.경 성희롱 행위), 피고의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면 3회의 성희롱 행위가 반복될 경우 그 정도가 가벼운 것이라 하더라도 해직사유에 해당하므로, 고용노동청의 시정지시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되고 위 3건의 사건이 모두 사실로 인정될 경우 원고가 해고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2)

원고는 2018. 9. 10. I과의 면담에서 '…이거 역시 정정당당하게 조사 받고, 어쨌든 회사 입장에서는 뭐 받아들일 거고, 그러면 제 입장에서는 그것이 부당하다는 거를 또 다퉈야 되고 저랑…', '… 그게 이제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내가 생각하니까, 일단은 그것이 각각의 사실들이 어떻게 입증되느냐가 시간이 걸리는 거고, 그 과정들에 의해서 분명히 안 좋은 영향이 미칠 거라는 거는 누가 봐도 보이는 거고'라고 하는 등, 징계절차가 개시되면 인사위원회에서 징계사유의 존부를 다투어 볼 수도 있지만 그에 따른 스트레스와 결과적으로 해고될 위험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고, 해고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사직을 하는 것이 당시의 상황에서는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

원고와 I이 2018. 9. 10. 면담에서 나눈 대화의 내용을 보면 I은 반복하여 원고에게 사직할 것을 종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는 이에 대하여 반발하기보다는 자신의 처지와 감정을 설명하던 끝에, 결국 '제가 욕심 부리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사직하기로 결정하였고, 이후로는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시기를 늦추고 싶다고 하고, I은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며 사직 시기에 관한 대화가 길게 이어졌다. 이는 '2018. 9. 7. 첫 면담에서 사직하는 것에 관하여 어느 정도 공감은 이루어졌고, 2018. 9. 10. 면담에서는 주로 사직 시기에 관하여 논의하였다'라는 취지의 I의 증언과도 부합한다.

4)

고용노동청은 피고에게 2018. 10. 26.까지 원고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는 시정지시를 하였다. 피고는 2018. 10. 26. 이전에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 개최와 징계여부 결정 등 조치를 완료하여야 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위 절차를 신속하게 개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 I이 2018. 9. 10. 면담에서 원고에게 '연말까지 시간을 줄 수 없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원고가 연말에 사직하기로 하는 경우 그 전에 징계절차가 이미 완료되어 해고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에게 사직을 강요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5)

원고는 이 사건 사직원을 제출한 후 피고측에 사직원 제출에 관한 강요가 있었다거나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는 취지의 항의 등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오히려 별다른 이의 없이 퇴직금을 지급받고, 피고에게 공인노무사 자격취득을 위한 지원금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사직원 제출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관계는 적법하게 종료되었으므로, 해고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5.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정직처분의 효력 및 정직 기간의 임금 청구

1)

징계사유의 존부

가)

'구성원 신체접촉으로 성희롱 및 불쾌감 유발' 부분 중 2017. 3. 성희롱 행위

갑 제5호증, 을 제3, 13, 2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2017. 3. 14. 회식 자리에서 F의 손을 잡는 행위를 한 것으로 인정되고, 위 행위는 F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유발한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

①

E 경영진단팀은 2018. 4.경 원고의 2017. 3. 성희롱 행위에 관하여 1차 조사를 하면서 F의 진술을 직접 청취하였고, F은 '고기를 굽고 있던 제 손이 크다며 오른손을 가져가 양손으로 꽉 쥐고 얼굴 쪽에 갖다 대고 오랜 시간 동안 계속 만지셔서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꼈습니다'라며 위 사건의 경위를 상세하게 진술하였다.

②

원고는 성희롱 사실은 부인하면서도 '당시 맞은 편에 앉아 있던 F의 손바닥을 마주 댄 것'은 인정하고 있다. 회식 자리에서 상급자인 원고의 요구에 의하여 신체접촉이 일어났고 이러한 접촉이 F이 원한 바가 아니었다면, F으로서는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낄 만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③

원고는 위 사건 당시 F의 옆에 동석하였던 G이 'F 님 불쾌하시겠어요.'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 들었고, G은 F이 원고를 고소한 사건에서도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F이 원고가 손을 만진 것이 불쾌했다고 말하였다'라고 진술하였다.

④

F이 원고를 고소한 사건에서 불기소처분이 내려졌으나, 이는 참고인 조사결과 원고의 행위를 직접 목격한 사람이 없고, 원고가 손을 맞대기만 하였다면 이는 강제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피고가 취업규칙에서 징계사유로 정한 '직장 내 성희롱 행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한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의미하므로, 원고의 행위가 형법상 강제추행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는 해당할 수 있다.

나)

'성희롱 사건 조사 담당자로서 조사원칙 미준수' 부분

피고의 취업규칙 제61조 제2항에서 성희롱 행위자와 피해자를 같은 장소에 근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2,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17.경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하면서 '성희롱 사고 대응시 인사팀 조직문화 담당자는 성희롱 용의자와 피해자의 대질조사를 지양해야 한다', '조사과정에서 알게 된 개인정보에 대한 비밀을 유지하여 2차 피해를 예방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교육한 사실, 원고가 2018. 3. 27.경 인사팀장으로서 D에 대한 성희롱 제보 사건을 조사하면서 D에게 제보 내용 및 제보자의 신원을 누설하였고 D이 피해자 F을 만나 이야기해 보겠다고 요청하자 이를 허락한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위 행위는 성희롱 조사를 담당한 인사팀장으로서의 직무를 태만히 하거나 당연히 해야 할 주의를 태만히 한 경우로서 피고의 취업규칙 제55조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다)

기타 징계사유

을 제3, 4, 13, 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7. 3. 14. 회식 종료 후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G의 손을 원고의 엉덩이에 가져간 후 방귀를 뀌는 행위를 한 사실, 2017. 상반기경 회식 중 H의 손등을 깨문 사실, 2018. 1. 26.부터 같은 달 27.까지 피고의 급여 및 복리 관련 지침에 위반하여 원고의 배우자 및 장모로 하여금 피고가 제공하는 숙박시설을 이용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각 행위는 피고의 제반 사규를 위반한 행위, 타 사원에 대하여 폭력을 행사한 행위, 기타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피고의 취업규칙 제55조 제10호, 18호, 22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는 모두 피고의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절차상 하자 여부

피고의 취업규칙상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는 경우 개최 7일 이전에 일시, 장소, 안건 등을 명시하여 징계대상자에게 통지하여야 하는 사실, 피고가 2018. 5. 1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2호증, 을 제7, 1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8. 4.경 이 사건 정직처분 사유인 2017. 3. 성희롱 행위, G의 손을 엉덩이로 가져가 방귀를 뀐 행위, H의 손등을 깨문 행위에 관하여 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 피고가 2018. 5. 3.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의 일시, 장소, 안건이 기재된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서'를 발송한 사실, 위 통보서에는 징계사유가 '성희롱, 성추행 제보조사 원칙 미준수, 복리후생비 오남용 건'이라고만 기재되어 있고 각 사유의 구체적인 행위내용이 무엇인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사실, 원고는 2018. 5. 7. 위 통보서에 기재된 징계사유에 관한 소명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정직처분을 의결하기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지하면서 그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원고는 위 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들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가 주어졌으며, 이 사건 정직처분의 의결 과정에서 원고가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3)

징계양정의 적정성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그리고 징계권자가 일응의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에,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전혀 합리성이 없다거나 특정의 근로자만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써 바로 해당 징계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두46550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징계양정기준에서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는 그 정도가 가벼운 경우에도 1회 행위시 직무정지, 2회 반복시 정직이 가능하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피고의 취업규칙에서는 단기 정직의 기간을 15일 이상 30일 이내로 정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정직 처분 사유에는 2017. 3. 성희롱 행위 외에도 H의 손등을 깨문 행위, 성희롱 사건 조사원칙 미준수, 복리후생비 오남용이 포함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정직처분은 성희롱 행위 외에도 다수의 징계사유가 경합된 경우에 대하여 최소한의 기간인 15일의 정직처분을 한 것이므로, 피고의 징계양정기준을 벗어나지 않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

4)

소결론

이 사건 정직처분은 그 사유가 모두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으며, 징계양정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려워 유효하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 기간에 대한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사직원 제출 이후의 임금 청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으므로,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사직원 제출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 청구 또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6.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정직처분 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