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4. 24. 선고 2019가합107525 판결

전보처분 무효확인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음악 저작물의 저작권에 관한 신탁관리 업무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단법인으로서 피고에 가입한 저작권자들로부터 신탁을 받아 공연 사용료, 방송 사용료, 전용 사용료, 웹캐스팅(여러 명의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동시에 오디오나 비디오 생중계를 보내는 프로그램 방식) 사용료, 복제 사용료, 대여 사용료 등을 징수한다.

나.

피고는 본부와 전국 각 지역에 소재하는 11개의 지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부에는 지부장, 사무장, 주임이 근무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의 지부들 중 서울지부(원고 C), 인천지부(원고 H), 경기지부(원고 A), 강원지부(원고 F), 호남지부(원고, G), 경남지부(원고 D), 부산지부(원고 E), 제주지부(원고 B)의 주임들로서 각 지부의 경리업무를 담당하는 경리직원들이었다.

다.

피고는 2018.5.15. 이사회에서 각 지부의 경리직원들을 공연관리 직원으로 발령하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2018.8.21. 이사회에서 취업규칙 및 직제규정 등을 개정하여 경리직제를 폐지하는 한편, 2018.9.5. 원고들을 각 지부의 공연관리 직원으로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처분’이라 한다). 공연관리 업무는 전국에 존재하는 무대공연,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방, 커피 전문점, 생맥주 전문점, 전문체육시설 등 음악저작권을 사용하는 업소를 관리하는 업무로서 각 지부에서 담당한다. 각 지부의 공연관리 직원들은 관리 대상 업소들을 방문하여 저작권 사용료 액수를 통지하고 납부 방법을 안내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25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경리직제를 폐지하고 원고들을 여성이 수행하기에는 비효율적인 업무인 공연관리 담당 직원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 처분을 하였고, 원고들은 주로 야간에 위험한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공연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근로시간이 늘어나고 퇴근시간이 늦어져 가사와 자녀 양육에 소홀하게 되는 등 생활상 불이익이 크다. 피고는 2018.5.15. 이사회에서 원고들을 공연관리 직원으로 전환하는 방침을 결정한 후, 방침 변경의 여지를 전혀 남겨 두지 않고 형식적인 설명회를 개최하였을 뿐 원고들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않았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처분은 피고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 내용.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 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2.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업무상 필요성에 관하여

앞서 본 사실 및 갑 제2, 3, 23 내지 27호증, 을 제2, 3, 9, 44 내지 46, 54, 55, 5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처분에 업무상 필요성, 즉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 및 ‘그 변경에 원고들을 포함시키는 것의 적절성’이 인정된다.

가)

공연관리 업무의 증가와 이에 따른 공연관리 직원 충원의 필요성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가 2017.8.22. 대통령령 제28251호로 개정되어 2018.8.23. 시행되었다. 위 시행령 개정에 따라 피고가 저작권 사용료를 징수하여야 하는 업종이 증가하여, 종전에는 징수대상 업종에 포함되지 않았던 커피 전문점, 기타 비알코올 음료점업, 생맥주 전문점, 기타 주점업, 전문체육시설 등이 징수대상 업종에 포함되었다.

원고 또한 개정된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의 시행으로 공연관리 업무가 증가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다투지 아니한다. 개정된 저작권법 시행령 제11조의 시행으로 인하여 관리 대상 업소는 76,644개가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기존 70,966개) 이를 바탕으로 공연관리 직원 59명이 새로 충원되어야 하며 필요 예산은 2,096,230,000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추정 결과에다가 추가된 징수대상 업종이 상당히 다양하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에게는 상당수의 공연관리 직원을 충원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나)

공연관리 직원을 기존 직원의 배치전환으로 충원할 필요성

피고는 저작권자들로부터 저작권 사용료 징수 업무를 신탁받아 수행하고 있을 뿐 정해진 예산으로 운영되는 조직이고, 저작권 사용료를 징수할 업소가 늘어났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한 이익은 피고에게 바로 귀속되지 않으며, 피고의 직제규정에 따라 각 지부 정원이 제한되어 있고 직원의 신규 채용은 피고의 회원인 저작권자들의 비용 부담 증대를 초래하므로 신규 채용이 수월하지 않다. 따라서 공연관리 직원의 신규 채용만으로 공연 관리 업무의 증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공연관리 업무는 관리 대상 업소의 폐업 여부 등 현황 파악이 수반되므로 직원이 업주를 직접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업무 방식을 효율화하여 업무량 증대에 대처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피고에게는 기존 직원을 배치 전환하여 공연관리 직원을 충원할 필요성도 있었다고 인정된다.

다)

기존 직원 중 원고들을 공연관리 직원으로 배치 전환하는 것의 적절성

피고는 2017년부터 지부감사에서 저작권 사용료 징수 방식을 개선하라는 지적을 받았고, 2018.5.15. 이사회에서 가상계좌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결정하였다. 가상계좌 시스템의 도입으로 각 지부 경리직원의 업무 중 하나인 가수금 중개 업무가 폐지되었다. 가수금 중개 업무란 저작권 사용료를 납부한 업주가 특정되지 않는 경우 은행 고객센터를 통하여 이를 특정하는 업무로서, 각 지부 경리직원이 은행 고객센터에 연락하여 대기하는 과정, 은행 고객센터를 통하여 입금자에게 연락을 부탁하는 과정, 입금자가 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각 지부 경리직원에게 연락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위와 같은 절차적 번거로움과 2018.4. 기준으로 피고 각 지부의 가수금 액수가 합계 161,737,217원에 이르고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가수금 중개 업무는 각 지부경리직원의 업무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는 업무로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가상계좌 시스템의 도입 및 가수금 중개 업무의 폐지로 원고들의 업무량도 상당 부분 감소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가 원고 B, D, E, F은 본부가 소재하지 않은 지역 지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거주 및 생활근거지 역시 각 지역이어서 서울에 소재한 본부로 배치 전환하는 것이 곤란한 점, 본부의 경영지원국 회계팀 업무는 회계결산, 감사수감, 세무신고 등을 내용으로 하므로 각 지부의 경리업무와는 그 내용이 상당히 다른 점, 본부 직원들을 각 지부의 공연 관리 직원으로 배치 전환할 업무상 필요성(본부 직원들의 업무 감소나 업무효율성의 증대 등)이 특별히 확인되지 않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기존 직원 중 원고들을 각 지부의 공연관리 직원으로 배치 전환한 것은 적절성이 있었다고 인정된다.

라)

공연관리 업무를 원고들이 수행하는 것이 비효율적인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후 원고들이 공연관리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관리대상 업소를 점차로 증가하도록 하는 업무적응기간을 두었다. 업무적응기간이 종료된 후 원고들이 관리하고 있는 업소의 수는 각 지부의 공연관리 직원 1인당 관리 대상 업소 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평균보다 현저히 적은 수의 업소를 관리하고 있는 원고 C, D, E, B의 경우 저작권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관리 대상 업소로 추가된 커피전문점 등의 관리를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관리 대상 업소 수가 적은 것이다), 저작권 사용료 징수율로 확인되는 업무실적 또한 다른 공연관리 직원들에 비하여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공연관리 업무를 여성인 원고들이 수행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2)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다음으로,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원고들이 입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인지에 관하여 본다.

가)

원고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에 관하여

원고들은 공통적으로 ① 오랜 기간 경리업무를 수행하다가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공연 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매우 크고, ② 여성으로서 가사, 육아, 돌봄노동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귀가시간이 늦어져 가정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사실 및 갑 제15 내지 18호증, 을 제10, 56, 5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일부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이 사건 전보처분의 업무상 필요성을 감안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 생활상 불이익은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1)

근로자가 새로운 업무를 습득하거나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은 업무의 변경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것이므로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후 2018.9.5.부터 2018.9.7.까지 공연관리 업무 교육을 실시하고, 2018.9.6. 지부업무지침을 작성하여 각 지부장에게 통보하였으며, 업무적응기간을 두는 등 원고들의 업무 적응을 돕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였다.

(2)

이 사건 전보처분은 원고들을 연고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발령하거나 원고들의 근무시간을 늘린 것이 아니다. 원고들은 지부 이동 없이 업무 내용만 변경되었고, 근무시간은 1일 8시간, 주 40시간으로 동일하다. 원고들의 퇴근 시각이 기존 18시보다 늦어지기는 하였으나 그 만큼 출근시각도 늦추어졌고, 이는 관리 대상 업소의 영업시간에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이므로, 설령 이로 인하여 원고들의 가사, 육아 및 돌봄노동에 일부 불편이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불편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나)

원고들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에 관하여

(1)

원고 A

원고 A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자신은 출장 시 대중교통(지하철, 버스)을 이용하여야 하므로 업무상 효율이 떨어지고 방문한 업소에서 추행이나 폭행을 당할 우려가 있으며, 실제로 폭행을 당한 사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출장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 하더라도 이는 업무의 변경에 따라 수반되는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으로 봄이 타당하고, 을 제44 내지 4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의 저작권료 징수율이 경기지부 내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특별히 저조하지 않으므로 업무상 효율이 떨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 A이 2019.9.경 출장 중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관리대상 업소 내부에서 일어났거나 업주와 관계된 사건이 아니고 업소 간 이동 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공연 관리 업무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으로 보기 어렵다.

(2)

원고 B

원고 B가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시력이 좋지 않아 야간에 운전하는 것이 어렵고, 제주지부의 지부장이 공석이고 사무장과 다른 직원들은 오후 1시에 출근하므로, 업무를 인수인계하고 나면 오후 3시에 이르러서야 출장을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 B의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서 동절기를 제외하고는 야간에 운전할 상황이 많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이는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제주지부의 지부장이 공석인 점과 사무장 등의 출근시각 문제는 일시적이고 우연한 사정에 의한 것으로서 공연관리 업무로 인한 불이익으로 보기 어렵다.

(3)

원고 C

원고 C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기존의 경리업무에 관련된 질문을 계속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고, 장시간 운전을 하면 오른쪽 눈이 아파서 출장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경리업무에 관련된 질문을 받는 것은 한시적인 것이고 이는 공연관리 업무로 인한 불이익으로 볼 수 없으며, 출장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

(4)

원고 D

원고 D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가 상당하고, 출장 지역에 외지고 위험한 도로가 산재하고 있으며, 업주가 자신에게 장사도 안 되는데 왜 왔냐고 하면서 자신을 쫓아내는 등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불안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장거리 운전으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운전해야 할 도로의 상태 문제는 다른 공연관리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으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으로 봄이 타당하다. 공연관리 직원은 업주에게 저작권 사용료 액수와 납부 방법을 통지하는 업무를 수행하므로 업무의 성격상 업주가 비우호적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가능성 역시 모든 공연 관리 직원에게 존재하는 것이고, 을 제14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업주들의 저작권료 납부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그 결과 업주들의 태도도 개선되어 가는 중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원고 D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5)

원고 E

원고 E가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19년 정도 운전을 하지 않았고 라섹수술로 인한 빛 번짐 현상이 있어 출장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고, 택시비는 지원하지 않는다, 취객들 사이에서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위험하고 취객으로부터 밀침을 당한 사실도 있다’는 것이다. 출장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는 것이 다소 불편하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의 불이익으로 봄이 타당하고, 택시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것을 원고 E의 특별한 생활상 불이익으로 볼 수도 없다. 공연관리 업무의 특성상 술을 판매하는 업장에서 취객들을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원고 E가 관리하는 업소는 커피 전문점 등인 점,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인 점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가능성이 상시적으로 존재한다거나, 공연관리 업무 자체에서 발생하는 위험이라고 보기 어렵다.

(6)

원고 F

원고 F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문서취합과 발송 업무, 회계전표 처리 등 기존 경리업무를 상당 부분 그대로 하고 있고, 업주에게 폭언이나 폭행을 당할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공포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서 취합과 발송 업무, 회계전표 처리 등 기존 경리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공연관리 업무 수행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으로 볼 수 없다. 업주가 비우호적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모든 공연관리 직원에게 존재하고 개선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를 원고 F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7)

원고 G

원고 G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운전을 하지 못하여 출장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도보에 의하여야 하고, 택시비가 지원되지 않으며, 업주 등으로부터 폭언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출장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택시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것을 원고 G의 특별한 생활상 불이익으로 볼 수도 없다. 업주가 비우호적이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모든 공연관리 직원에게 존재하고 개선 가능성도 있으므로 이를 원고 G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8)

원고 H

원고 H이 개별적으로 주장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밤에는 무서워서 외출을 잘 하지 않고 부득이 외출할 때에는 아버지와 함께 외출하는 성격임에도 야간에 출장을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설령 원고 H이 밤에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업무의 필요성에 비추어 오후 10시까지 근무하는 것을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불이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3)

원고들과의 협의절차에 관하여

앞서 본 사실 및 갑 제50 내지 58, 63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에 앞서 원고들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 A, C, D, G, H은 피고와 근로계약 체결 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근로의 종류나 내용이 ‘경리업무’로 명시되어 있지 않고, 원고 B, E, F의 경우 피고와 근로계약 체결 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담당직무가 ‘경리직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근로계약서에 ‘경리직무’가 기재된 원고들의 경우에도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피고의 필요 등에 따라 근로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 원고들은 담당업무를 특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거나, 담당업무가 특정된 경우에도 이는 변경될 수 있음을 알았거나 동의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의 담당업무를 변경하는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면서 원고들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로써 이 사건 전보처분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전보처분 전에 2018.7.27., 2018.8.13., 2018.8.20. 3회에 걸쳐 업무전환 설명회 및 의견수렴 간담회를 개최하였고, 원고들은 제1, 2차 업무전환 설명회 및 의견수렴 간담회에 참석하여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개진하였다.

다)

피고는 제3차 업무전환 설명회 및 의견수렴 간담회에서, 경리직원들의 업무적응을 돕고 생활상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커피 전문점 등의 공연 관리를 담당하는 시범운영 지부를 기존의 3개에서 5개로 확대하는 방안, 기존의 회계담당 업무는 단시간 근로 형태로 수행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였으나, 원고들은 2018.8.20. 제3차 업무전환 설명회 및 의견수렴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피고는 피고 노동조합 노조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각 지부 경리직원의 업무량을 분석하고 노조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 사건 전보처분을 하였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전보처분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들에게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원고들과의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인정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아 유효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전보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안병욱

판사 노미정

판사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