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8. 21. 선고 2019가합110477 판결

주문

1.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

2.

원고와 피고가 2017. 3. 6. 체결한 2018~2027년도 공인중개사 시험대비 과정 학원 강의 및 동영상 촬영 강의 계약 중 별지 목록 기재 제31조 제3항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 2항 및 원고와 피고가 2017. 3. 6. 체결한 2018~2027년도 공인중개사 시험 대비 과정 학원 강의 및 동영상 촬영 강의 계약 중 별지 목록 기재 제31조 제4항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7. 3. 6.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 운영의 학원에서 부동산공시법 강의와 이와 관련된 활동을 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강의료 등을 지급하기로 하는 '2018~2027년도 공인중개사 시험 대비 과정 학원 강의 및 동영상 촬영 강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19. 5. 31. 피고의 학원사업본부장인 C에게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서 2019년 10월까지만 강의를 하겠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라.

이에 피고는 2019. 6. 4. 원고에게 계약기간이 많이 남아 있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강의 중단 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계약 이행에 문제가 발생하면 피고에게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 사건 계약을 이행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마.

그 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기간을 10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하고, 2019년부터 온라인 특강 강의료를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원고는 2019. 6. 28. 피고에게 '피고의 이행거절이 원고와의 신뢰관계를 깨뜨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이 문제에 대하여 변호사를 선임하여 민사소송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다만, 이 사건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해서 이행할 예정이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바.

피고는 2019. 7. 3. 원고에게 '원고의 일방적 계약 해지 통보에 따라 피고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제3의 저자를 섭외하여 6월 중순경 출판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비용 일체와 위자료까지 추후 소송을 통하여 청구할 예정이고, 원고가 출강하는 학원 내에서 원고의 성희롱, 성추행 제보가 접수되어 민형사상 조치를 취할 예정임을 알려 드리며, 원고의 강의와 관련하여 강의 중 피고에 대한 험담이나, 비방, 강의 부실 등으로 인한 각종 클레임과 불만 가중 신고들이 고객센터에 접수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을 예정이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피고는 2019. 7. 23. 원고에게 '원고의 성희롱, 성추행 관련 제보에 관하여 피고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민형사상 조치를 검토하고 있음을 알려 드린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보냈다.

사.

한편 피고는 2019. 7. 24. 원고를 상대로 2017년 온라인특강비와 관련하여 과 지급한 8,698,025원과 지연손해금은 부당이득이므로 반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위 지급명령에 대하여 원고가 이의신청을 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소527348호로 소송 계속 중에 있다.

아.

피고는 원고에게 2019. 8. 6. '다수 수강생 강의 클레임 발생에 따른 엄중 경고'공문을, 2019. 9. 3. '강의 계약 이행 의사 확인 요청' 공문을, 2019. 9. 18. '강사 계약계속 이행 의사 확인' 공문을 각 보냈다. 피고는 2019. 9. 18. 공문에서 원고가 계약 이행 여부에 관하여 명확한 의사를 회신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계약을 계속하여 이행하겠다는 의사로 간주하고 학원 행정에 참고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자.

원고는 변론종결 시점까지 피고의 학원에서 강의를 계속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호증, 을 제2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 등 조항과 이 사건 계약 유지 조항(별지 목록 기재 각 조항, 이하 '이 사건 각 조항'이라 한다)은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일 뿐만 아니라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어서 이 사건 손해배상 등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므로, 이 사건 각 조항의 무효 확인과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확인의 이익이 없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고, 설령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은 정당하게 체결된 것으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3.

피고의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된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4다30803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변론종결 무렵까지 피고의 학원에서 강의를 계속하고는 있으나, 원고는 2019. 5. 31. 피고에게 강의를 중단할 의사를 표시한 바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아닌 제3자와 출판계약을 체결하고, 원고가 강의를 중단할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임을 분명히 하였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이 사건 각 조항의 효력 여하에 관하여 다툼이 생겼고,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다고 할 것이며, 원고가 이 사건 확인판결을 받는 것 이외에 달리 피고와의 분쟁할 해결할 만한 수단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어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인지 여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학원 강의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이 사건 계약 내용에는 원고의 강의 등 수행방법, 강의료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계약 해지 사유로 포함되어 있다.

나)

피고는 원고가 강의해야 할 학원을 지정해 주었고, 강의계획과 일정을 수립하여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수립한 강의계획에 기속되었다.

다)

원고는 피고가 지정한 학원에 피고가 지정한 시간에 강의를 수행하였고, 자율적으로 강의 시간을 조정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1개 학원당 주당 7시간을 기준으로 월 300만 원을 기본급으로 받았고, 모의고사 문제 출제 등 추가로 이루어진 업무에 관하여 정해진 수수료를 추가로 받았다. 원고는 강의료에 관하여 수강생의 다소와 상관없이 고정된 강의료를 지급받아 실적 저조에 따른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 원고는 매달 정해진 날에 강의료 등을 받았다.

마)

원고는 피고와 사전에 협의된 교재와 보충교재를 사용하여 강의를 하였고, 강의 시작 전 강의계획서를 작성해서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원고는 원칙적으로 결강 및 강의시간 변경은 허용되지 아니하였으며, 제3자에게 강의를 대체하게 할 수 없었다.

바)

원고는 피고가 요구하는 동영상 제작, 학원 홍보활동, 모의고사 출제 및 해설강의, 학습관리 등을 거부할 수 없었다.

사)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진행하였고, 강의실 청결과 기본시설 유지보수 책임은 피고에게 있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연구실, 책상, 의자 컴퓨터 등 사무기기를 제공받았다.

아)

원고에게 지급되는 강의료는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자)

계약 기간 동안 원고가 제출한 교재 등에 관하여 피고가 독점적 출판권을 가지고, 원고는 피고의 동의 없이 제3자와 저작권 양도 계약 등을 체결할 수 없으며, 원고는 피고의 서면에 의한 사전 동의 없이 계약 기간 내에 피고 이외에 다른 업체를 통한 동영상 강의 콘텐츠 제작 등을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손해배상 등 조항의 무효여부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바, 원고가 근로기준법 적용은 받은 근로자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손해배상 등 조항은 원고가 피고의 동의 없이 계약 기간 내에 일부 또는 전부의 강의를 중단할 경우나 경업금지 등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에는 원고가 피고와의 계약 기간 동안 지급받은 계약금, 강의료 등 기수입총액의 2배를 손해배상으로 반환하고, 잔여 계약 기간 동안 받을 예정인 예상수입총액의 3배를 위약벌로 지급해야 하며 위약벌은 어떠한 경우라도 감액할 수 없다고 하고 있어 원고에게 사실상 그 의사에 반하여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할 우려가 있다 할 것이므로,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의 체결을 금지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

이 사건 계약 유지 조항의 무효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강의료의 지급을 3개월 이상 지체하는 경우 등의 사유가 있으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설령 이 사건 계약 유지 조항에서 원고가 손해배상을 완료한 경우라도 피고의 계약 해지 의사표시가 없는 한 계약이 해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조항에 의하여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구속되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위 조항이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달리 위 조항이 민법 제103조 반사회적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이고, 이 사건 손해배상 등 조항은 무효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