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행상품 개발 및 진행업 등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7. 11. 27. 피고에 입사하여 2018. 10. 31.까지 근로한 근로자이다.
원고와 피고는 2018. 4. 1. 수습계약기간을 2018. 4. 1.부터 2019. 3. 31.까지로 기재한 근로계약서를, 2018. 4. 30. 근로계약기간을 2018. 4. 1.부터 2019. 3. 31.까지로 기재한 근로약정서를 각 작성하였다(이하 위 각 계약서를 ’2018. 4. 1.자 근로계약서‘ 및 ’2018. 4. 30.자 근로약정서‘라 한다).
원고는 2018. 4.경 고용노동청에 피고로부터 임신을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등의 내용의 진정을 하였다가 피고의 설득으로 이를 취하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18. 5. 14. 다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2018. 5. 14.자 근로계약서‘라 한다), 근로계약기간을 2018. 4. 1.부터 2018. 10. 31.까지로 기재하였고,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계약기간 이내에 출산휴가, 육아휴직 신청시 신청일로부터 정상적으로 휴직기간으로 들어간다‘라는 규정(이하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이라 한다)도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8. 10. 27.경 자녀를 출산할 예정이었고, 2018. 10. 12.부터 2018. 10. 31.까지 출산휴가를 사용하였다. 피고는 2018. 10. 31. 원고에게 기간의 만료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음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2018. 5. 14.자 근로계약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기간의 정함이 무효이거나 형식에 불과하고, 설령 기간의 정함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어 무효이다. 원고는 위 해고의 무효확인 및 해고일로부터 복직일까지의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한다.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은 원고에게 90일간의 출산휴가 및 1년간의 육아휴직을 보장한다는 의미이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2018. 5. 14.자 근로계약 당시 위와 같은 명시적,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 원고가 근로계약기간 내에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근로계약기간도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에 맞추어 자동 연장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합의가 성립되지 않았다면, 2018. 5. 14.자 근로계약은 당사자간 의사가 일치하지 않아 계약이 성립되지 않은 것이다.
2018. 5. 14.자 근로계약에서 근로계약기간을 2018. 4. 1.부터 2018. 10. 31.까지로 정한 것이라면,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은 성취 불가능한 조건을 붙인 것이고, 출산을 퇴직사유로 정한 것이거나 임신과 출산을 이유로 근로계약기간을 단축한 것으로서 2018. 5. 14.자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판단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의 해석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이 경우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8두6058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은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계약기간 이내에 출산휴가, 육아휴직 신청시 신청일로부터 정상적으로 휴직기간으로 들어간다‘는 내용이므로, 그 객관적 의미는 명시된 근로계약기간 이내에 출산휴가 또는 육아휴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0, 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이 명시된 근로계약기간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법령상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기간 전체를 보장한다는 의미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도 인정하듯,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이 법령상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기간 전체를 보장하는 의미라면 이는 2018. 5. 14.자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을 한정한 것과 서로 모순된다. 원고의 출산예정일이 2018. 10. 27.경이고 2018. 5. 14.자 근로계약에 의한 근로계약기간의 만료일이 2018. 10. 31.이므로,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내에 출산 후 4일을 초과하여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없다.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을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할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원고가 사용한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만큼 자동으로 연장되거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2018. 5. 14.자 근로계약서에 위와 같은 기재는 없고, 원고와 피고가 위와 같은 내용으로 합의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은 원고가 요청하여 기재한 것이다. 피고는 법령상 인정되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근로계약기간 이내에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 규정을 기재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기간 전체를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위 규정을 기재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는 2018. 5. 14.자 근로계약서 작성에 앞서 피고에게 출산예정일을 알리면서 ’10월 초중순경까지 일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말하였고, 근로계약기간의 연장은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8. 5. 14.자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무효이거나 형식에 불과한지 여부
2018. 5. 14.자 근로계약서는 앞선 각 근로계약서와 비교하면 근로기간의 만료일을 2019. 4. 1.에서 2018. 10. 31.로 단축한 것이고, 그 만료일이 원고의 출산예정일 직후이며,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이 기재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 2, 5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2018. 5. 14.자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되어 무효이거나 형식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 규정은 원고가 2018. 10. 31.까지 근로하되 그 기간 내에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이와 달리 원고의 근로계약 기간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기간에 따라 자동연장된다는 것은 원고의 내심의 의사일수는 있어도 2018. 5. 14.자 근로계약서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에 반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이 성립되지 않았거나 성취 불가능한 조건을 붙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가 원고의 임신 또는 출산을 이유로 원고를 퇴직시키려고 하였거나 근로계약기간을 단축하고자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출산휴가 등 보장규정은 원고가 요청하여 기재한 것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10월 초중순경까지 일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2018. 5. 14.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18. 4. 1.자 근로계약서, 2018. 4. 30.자 근로약정서, 2018. 5. 14.자 근로계약서 등 총 3건의 근로계약서에 직접 서명하였고, 위 각 계약서는 모두 기간을 정하여 명시한 근로계약서이다.
원고는 고용형태가 ’정규직‘으로 명시된 피고의 채용공고를 보고 입사지원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호증에 기재된 피고의 채용공고는 그 작성 시기가 2017. 10. 20.로서 원고의 입사일인 2017. 11. 27.과 1개월 이상의 차이가 있고, 피고는 고용형태가 ’정규직, 계약직, 일용직‘으로 명시된 채용공고를 게재한 사실도 있어, 위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정규직 채용공고에 의하여 채용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3, 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인정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3건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고, 위 각 계약서에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련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며, 원고가 정규직 채용공고에 의하여 채용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2018. 4. 30.자 근로약정서에는 ’계약기간 만료 후 계속 근무할 필요가 있는 경우 원고와 피고는 합의에 의하여 갱신할 수 있으며, 계약기간 만료 전에 별도 계약갱신이 없으면 자동 해지된 것으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은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통상 갱신되지 않는다.
원고 이외의 피고의 근로자들도 원고와 동일하게 1년으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개별적으로 협상을 거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였으며, 이를 갱신하는 경우에도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에 입사한 기간제근로자들이 대부분 계약이 갱신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피고가 기간제근로자의 계약 갱신에 관한 절차 및 기준을 정하여 시행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48조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를 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의 갱신과 관련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결론
2018. 5. 14.자 근로계약은 유효하고, 그 기간의 정함이 무효 또는 형식에 불과하거나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8. 10. 31.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 이 사건 통보는 근로계약의 종료사실을 고지한 것에 불과하므로 위 통보가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청구 및 임금 상당액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