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A에 480,969,492원 및 그중 416,409,829원에 대하여는 2018. 10. 2.부터, 64,559,663원에 대하여는 2018. 10. 5.부터 각 2019. 6. 19.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B의 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A와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하고, 원고 B과 피고(반소원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I. 기초 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서울 양천구 D 일대 지상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른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정비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는 조합이다.
원고 A와 피고의 계약
이 사건 철거 계약
원고 A는 2009. 9. 18.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정비사업 관련 이주 관리 및 철거용역을 계약금액 77억 4000만 원에 수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① 계약금으로 사업시행인가 후 30일 이내 계약금액의 10%, ② 중도금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30일 이내 계약금액의 20%, 매달 기성률에 따라 계약금액의 65%, ③ 잔금으로 토지수용재결 완료 후 30일 이내 계약금액의 5%를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그 외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철거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변경 계약
원고 A와 피고는 2018. 8.경 이 사건 철거 계약의 계약금액을 77억 4000만 원에서 78억 원으로 6000만 원 증액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 완료 후 30일 이내 위 증액된 돈 6000만 원을 주고받기로 약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변경 계약'이라 한다).
원고 B과 피고의 계약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
E의 운영자 원고 B은 2016. 8. 12.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정비사업 관련 범죄 예방 업무를 계약금액 7억 4800만 원에 수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① 계약금으로 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 1억 3600만 원, ② 중도금으로 CCTV 및 가로등 설치 후 30일 이내 2억 400만 원, 이주 50% 완료 시 1억 3600만 원, 이주 70% 완료 시 1억 3600만 원, ③ 잔금으로 이주 완료 후 30일 이내 6800만 원을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그 외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이라 한다).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
원고 B은 2017. 7. 13. 피고와 사이에 용역 기간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2개월 이내(9월 착공 전까지 이주 및 철거 완료)'로 하여 이주 관리 및 촉진에 관한 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금액은 2,195,204,000원[= 계약금액 19억 9564만 원 + 부가가치세 199,564,000원(계약서에 기재된 부가가치세 199,640,000원은 오기로 보인다)으로 하면서 피고는 ① 선급금으로 계약 체결 후 1주일 이내 4억 9891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② 대상 세대 이주 70% 완료 시 위 4억 9891만 원, 이주 90% 완료 시 위 4억 9891만 원, 이주 완료 후 30일 이내 4억 9891만 원을 각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그 외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다음과 같고, '대금 지급 조건이나, 완료 검사'에 관한 내용은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의 그것과 같다(이하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이라 한다).
관리처분계획인가 및 공사계약의 체결
피고는 2016. 7. 8. 양천구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정비사업에 관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다.
피고는 2016. 6. 29. 이 사건 정비사업과 관련하여 G(주)(이하 'G'이라 한다)와 '계약금액 313,077,113,000원, 공사기간 사업부지 내 지장물 철거 및 잔재 처리 완료 후 착공일로부터 32개월로 하되 철거 지연, 설계 변경 및 기타 사업조건 변경 등으로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있을 경우 협의하여 공사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시공 계약을 체결하였다. G은 2018. 5. 3. 이 사건 정비사업 관련 공사를 착공하였다.
계약금액의 청구
원고 A
원고 A는 2018. 10. 1. '이 사건 철거 계약에 따라 계약금액 8,328,196,580원(부가가치세 포함) 중 7,911,786,751원을 지급받았으므로, 나머지 416,409,829원(= 8,328,196,580원 - 7,911,786,751원)을 지급하라'는 공문을, 2018. 10. 4. '이 사건 변경계약에 따라 64,559,663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라'는 공문을 피고에게 각 보냈다.
원고 A는 2018. 11. 7., 2019. 2. 22. 및 2019. 4. 4.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라 이주 관리 및 철거 공사를 수행하고 2018. 10. 2. 모든 공정을 완료하였으므로 잔금 416,409,829원 및 64,559,663원을 지급하라'며 피고에게 그 지급을 독촉하였다.
원고 B
원고 B은 2018. 7. 18.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에 따라 계약금액 7억 4800만 원 중 이미 지급받은 6억 732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 7480만 원,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에 따라 계약금액 2,195,204,000원 중 이미 지급받은 1,646,403,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돈 548,801,000원을 지급하라'는 공문을 피고에게 보냈다.
원고 B은 2018. 8. 7., 2018. 8. 28., 2018. 9. 4., 2018. 10. 10., 2018. 11. 26. 및 2019. 2. 26. 피고에게 그 지급을 독촉하였다.
피고는 2018. 10. 5. 원고 B에게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에 따른 용역 대금 미지급금 6800만 원(원고 B이 청구한 위 7480만 원에서 부가가치세를 뺀 금액)에서 피고가 대납한 원고 B의 사무실 운영비 합계 4,995,300원을 공제한 63,044,700원에 부가가치세 10%를 더한 69,349,170원을 추가로 지급하였고, 이로써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에 따른 용역 대금은 원고 B에게 모두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II. 본소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A의 청구
청구원인에 대하여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 A는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용역을 모두 이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용역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A는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정비사업 대상 부지 위의 가옥과 지장물 등을 철거하고 석면을 해체하는 용역을 모두 이행하였다. 피고가 이 사건 철거 계약에 따른 용역대금 8,328,196,580원의 대부분인 7,911,586,751원을 지급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피고는 원고 A가 석면해체·제거 작업 외에 석면조사 업무도 수행하여야 하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 나.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철거 및 변경계약에 따른 원고 A의 '석면처리' 작업에는 석면조사 업무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아직 지급하지 않은 용역 대금은 이 사건 철거 계약과 관련하여 416,409,829원, 이 사건 변경 계약과 관련하여 64,559,663원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 480,969,492원(= 416,409,829원 + 64,559,663원) 및 그 중 416,409,829원에 대하여는 원고 A가 그 지급을 청구한 다음 날인 2018. 10. 2.부터, 64,559,663원에 대하여는 원고 A가 그 지급을 청구한 다음 날인 2018. 10. 5.부터 각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인 2019. 6. 19.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대하여
지체상금과의 상계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 A는 관리처분계획인가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용역을 수행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 A가 이를 지연하여 G의 착공 일정이 총 298일 지연되었고 피고는 100억 원 이상의 추가 공사비를 부담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원고 A는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라 약정 지체상금의 한도로 계약금액의 10%인 7억 7400만 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이를 자동채권으로 원고 A의 위 용역 대금 청구권과 상계한다.
판단
원고 A는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 제3조 제1항에 따라 피고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2016. 7. 8.부터 12개월 이내인 2017. 7. 7.까지 맡은 용역을 모두 이행했어야 함에도 G이 착공을 시작한 2018. 5. 3.이 지나서야 이를 완료한 것은 맞다.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나,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없이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390조). 이에 따라 수급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공사가 지연된 경우에는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대법원 1995. 9. 5. 선고 95다18376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와 갑 제15,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용역의 지연은 원고 A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 A가 그에 따른 지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항변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 A가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철거 용역을 수행하기 위하여는 거주자들의 이주가 완료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철거 계약에서 약정한 원고 A의 철거 공사 착수일인 관리처분계획인가 시점(2016. 7. 8.)까지 거주자들의 이주가 완료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2017. 1. 5.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 개정에 근거한 '현금청산대상자 또는 세입자 등과 이주 대책, 현금 청산 및 손실 보상 협의 등으로 인한 분쟁을 조정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라'는 양천구청장의 지시에 따라 피고는 관련자들과 여러 차례 협의를 진행하면서 이주 시기가 계속 지연되었다. 피고는 스스로 거주자들에 대한 자진 이주 기간을 2017. 1. 31.까지 연장하기도 하였고,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때로부터 1달이 지나서야 미이주자 등을 상대로 인도의 소 등을 제기하였으며 그 소송은 2017. 10.경까지 계속되었다. 이와 같은 이주 지연으로 원고 A의 철거 공사도 늦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거주자들을 이주시키는 것도 원고 A의 업무이므로 이주가 지연된 것은 원고 A의 책임이고 이를 근거로 원고 A가 지체상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철거 계약서에는 원고 A의 용역 범위로 "사업부지 내 이주 및 가옥의 철거와 반출, 이주 방해 행위에 대한 예방 및 배제 조치(관련 민원 처리 일체), 세입자 관련 현황 파악 및 조사 업무 일체, 미이주 조합원 및 이주 불응 세입자에 대한 이주 조치" 등 이주와 관련된 내용이 기재되어 있긴 하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원고 A의 주된 업무는 이 사건 정비사업 부지 내 시설물 등의 철거 공사 및 석면해체 작업이고, 계약서에 기재된 위 이주 관련 업무는 철거 공사 및 석면해체 작업에 수반하여 피고의 이주 업무를 지원하는 '이주 관리' 업무에 그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 A는 애초 구조물 해체 공사업, 건축폐기물 수집, 건축공사업을 주된 사업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이에 이 사건 철거 계약서에도 "지장물 철거, 공공기물 이설 협조, 그와 관련된 행정처리, 해체된 건축폐기물 처리, 석면처리, 공사로 인한 민원 등에 대한 조치, 해결" 등 철거 공사 관련 업무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기재되어 있고, 원고 A가 피고에게 제출한 입찰서(을 제7호증)의 내용도 마찬가지다. 다만 건물을 철거하기 위해서는 이주가 전제되어야 하므로 원고 A가 피고의 이주 업무를 지원하는 '이주 관리' 업무를 그 용역 범위에 포함하기로 약정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6. 8. 12. 이 사건 철거 계약과 별도로 원고 B과 사이에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계약서에는 '범죄예방 대책 수립 용역 계약에 따른 특약'으로 거주자를 이주시키기 위한 각종 용역들[이주 관련 대관 업무, 안내문 및 문자메시지 작성, 이주 방해 세력에 대한 감시 및 사업반대자 차단, 이주 계획서 작성, 이주 안내책자 작성, 이주계획서 접수 및 타구역 임대아파트 희망자 서류 접수, 거주자 현황 조사, 실태 및 성향 파악(명도 소송대상자 파악), 이주 관리 및 촉진 업무 대행]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후 이주가 지연되자 피고는 2017. 7. 13. 원고 B과 '미이주 조합원 이주 촉진을 위한 면담, 비대위 및 세입자 단체 접촉 후 대책 수립' 등의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는 원고 A가 아닌 원고 B에게 이주 관련 구체적인 용역을 맡겼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는 애초 이 사건 철거 계약에 따라 원고 A에 철거와 함께 이주 용역도 맡겼으나 원고 A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자 어쩔 수 없이 원고 B과 다시 이주용역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의 이 사건 철거 계약서에는 원고 B의 계약서와 달리 이주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철거 공사가 그 주된 내용을 이루고 있는 점,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의 전 조합장에 대한 검사의 혐의 없음 처분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 A에 이주 관련 구체적인 용역을 맡기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피고의 현 조합장은 이전 조합장인 H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고소하였다. 즉 H가 ① 2009년경 체결된 이 사건 철거 계약과 관련하여 원고 A에 지체상금을 청구하지 않고 오히려 2017. 7. 27. 및 2017. 9. 26. 약 12억 원의 용역 대금을 지급하였고, ② 이 사건 철거 계약과 별도로 원고 B과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을 체결하고 2017. 9. 27.부터 2017. 11. 1.까지 총 16억 원의 용역 대금을 지급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검사는 2018. 6. 27. 다음과 같은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① 고소사실에 대해서는 '원고 A의 계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피고 측 일이 늦어졌던 측면도 있다. 특히 서울시에서 겨울철 이주 자제 지침이 내려오는 바람에 원고 A의 과실 없이 지체되었다. 이에 지체상금 청구가 소용없다고 판단하였다.'는 H의 주장을 고려하여 2017. 3. 31. 총회에서 미이주 세대가 있어 사업이 다소 지연되었다는 공지가 있었음에도 같은 총회에서 원고 A에 그 책임을 묻지 않고 오히려 기성금을 지급하는 예산안을 가결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 측 사정과 행정적 측면이 함께 작용하여 원고 A의 용역 수행이 지연된 것으로 판단하였다. ② 고소사실에 대해서는 '원고 A의 이주 관리 용역은 원고 B의 이주 촉진 용역과 다르다. 이주 관리 용역은 구역 내 세입자와 영업권자 등의 이주 및 협의 업무를 지원하여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주 촉진 용역은 이주를 완료시켜 사업 진행이 빨라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주 막바지에 이주 촉진 용역을 체결하고 마지막까지 이주하지 않은 소수의 대상자에 대해 적극적인 유인책을 시행하는 것이다.'는 H의 주장을 고려하여, ㉠ 2017. 1. 6. 서울시 조례 개정에 따라 양천구청과 피고 등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미이주자와 협의하였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 당초 이주 종료 예정일이었던 2017. 2.경으로부터 5개월 이상 지연된 2017. 7.경 인도 소송 등이 진행되었던 점, ㉢ 2017. 3. 31. 총회에서 이주 촉진 용역비를 예산안에 편성하고 2017. 6.경 3차례 대의원회 결의를 거쳐 원고 B과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을 체결한 점 등에 비추어, H가 이 사건 철거 계약과 별도로 원고 B과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을 체결한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석면조사 업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과의 상계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 A가 이 사건 철거 계약에 따라 이행하여야 할 석면처리 용역에는 석면조사가 포함된다. 그런데 원고 A가 석면조사를 이행하지 않아 피고는 다른 업체와 별도로 석면조사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 1억 782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 대한 위 손해배상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 A의 위 용역 대금 청구권과 상계한다.
판단
이 사건 철거 계약서에 석면처리가 원고 A의 업무로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피고는 2016. 1. 4. 원고 A에 '이 사건 철거 계약에 따라 석면처리 등이 원고 A의 용역범위에 포함되어 있다. 그럼에도 석면조사 및 오염도 측정, 석면감리가 자신의 업무가 아니라는 원고 A의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내 원고 A에 석면조사의 이행을 촉구한 사실, 이후 피고는 2016. 8. 16. ㈜I와 '석면조사, 공기 중 농도 측정, 비산 관리 농도 측정'에 관하여 계약금액 1억 6200만 원(부가가치세 제외), 계약기간 2016. 8. 16 ~2017. 7. 30.로 하는 별도의 석면조사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위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철거 계약서에 기재된 석면처리 업무에 석면조사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다. 즉 이 사건 철거 계약을 체결한 2009. 9. 당시 적용되던 산업안전보건법은, '일정 건축물이나 설비를 철거하거나 해체하려는 자는 지정된 석면조사기관으로 하여금 석면 함유 여부, 석면의 종류와 함유량 등 석면조사를 하도록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한다. 석면조사 결과 일정 함유량과 면적 이상의 석면이 함유되어 있는 경우 건축물 등 철거·해체자는 등록된 석면해체·제거업자로 하여금 그 석면을 해체·제거하도록 하여야 하는데, 석면해체·제거는 해당 건축물이나 설비에 대하여 석면조사를 실시한 기관이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였다(제38조의 2, 4). 이는 그동안 건축물을 철거할 때 석면 함유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하여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 등을 해체·제거하는 근로자에게 건강장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석면해체 전 석면조사를 반드시 하도록 하고 그 조사의 공정성을 고려하여 석면해체·제거업자가 이를 할 수 없도록 하는 취지에서 2009. 2. 6. 신설되었다. 여기에다가 원고, A가 석면조사기관으로 지정받았다는 자료를 찾아볼 수 없는 점을 보태면 이 사건 철거 계약서에 기재된 석면처리는 석면해체·제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원고 A가 석면해체·제거를 하면서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석면조사까지 함께 맡기로 피고와 약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 B의 청구
원고 B의 주장 요지
원고 B은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에 따른 이주 업무를 모두 완료하고 2018. 7. 18. 그 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므로 피고는 그 계약에 따라 원고 B에게 그 청구일로부터 30일 이내인 2018. 8. 18.까지 미지급 용역 대금 548,801,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에 따르면 원고 B은 소송과 관계없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2달 이내 미이주 세대를 이주 완료시키고 용역이 완료되면 즉시 피고에게 통지하며, 피고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완료 검사를 하고, 완료 확인 후 원고 B은 피고에게 용역 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으며 피고는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이를 원고 B에게 지급하여야 한다(계약서 제3, 7, 10조).
피고는 원고 B이 약정기한인 계약 체결일로부터 2달 이내 이주 용역을 완료하지 못하였으므로 용역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갑 제1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일인 2017. 7. 13.로부터 2달이 지난 이후에도 2017. 9. 27.부터 2017. 11. 1.까지 별다른 이의 없이 원고 B에게 상당한 이주 촉진 용역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서에 정비 사업 관련 법규 변동 등으로 인해 이주 완료가 불가하거나 이주비 지급 중단 등 피고의 과실로 인해 이주 완료가 불가한 경우 원고 B파 피고가 협의하여 용역 기간을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약정기한을 연장할 수 있도록 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B은 피고와 협의하여 용역의 이행 기한을 계약 체결일로부터 2달 이후로 연장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위 이행 기한의 연장 여부와 상관없이 원고 B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B이 이주 완료율에 따라 이미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는 용역 대금 1,646,403,000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초과하여 최종적으로 이주 촉진 용역을 모두 완료하였다고 볼 수 없다. 즉 원고 B은 이 사건 범죄 예방 계약을 체결하여 일반적인 이주용역을 수행하였는데 계속 이주하지 않고 남아있는 세대가 있자 피고와 다시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을 체결하여 비대위 세입자 등을 면담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이주 세대를 모두 이주시키기로 약정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 B이 용역 대금을 모두 받기 위해서는 피고에게 이주 완료를 통지하거나 피고로부터 완료 확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에 관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사실 및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에도 불구하고 미이주세대가 잔존하자 이에 대하여 인도의 소를 제기하고 그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을 실시하여 최종적으로 이주를 완료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이 사건 이주 촉진 계약에 따른 용역을 모두 마쳤음을 전제로 한 원고 B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III. 반소 청구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 A에 대하여, ①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용역의 이행 지체로 인한 지체상금 7억 7400만 원, ②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석면조사의 미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1억 7820만 원 합계 9억 522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한다. 그러나 앞서 본소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 A에 책임 있는 사유로 위 용역의 이행이 지체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철거 및 변경 계약에 따른 원고 A의 용역범위에 석면조사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IV. 결론
원고 A의 본소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 B의 청구 및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성수(재판장) 주진오 정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