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9. 18. 선고 2019가합114639 판결

해고무효확인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방송, 통신, 엔터테인먼트 및 문화서비스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의 드라마본부 드라마운영팀 소속 프로듀서로 근무하다가 2019. 5. 8. 해고된 근로자이다. 원고는 2019.경부터 피고가 방영한 드라마 'C'의 제작 전반을 총괄하는 제작 프로듀서를 맡았다.

나.

원고 및 'C' 촬영팀은 2019. 4. 27.부터 2019. 4. 28.까지 공주시에서 드라마 촬영을 진행하였고, 2019. 4. 28. 촬영을 마친 후 19:00경부터 공주시 소재 식당 등에서 자리를 옮겨 가며 회식을 하였다.

다.

'C' 촬영팀 연출부 근로자로서 위 회식에 참석하였던 D은 2019. 5. 1. 피고의 드 라마운영팀장 E, 'C' 프로듀서 F 등에게 위 회식 당시 원고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였다고 진술하였고, E 등은 같은 날 D의 진술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라.

피고는 2019. 5. 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고, 2019. 5. 8. 원고를 '성희롱, 성폭력 관련 규정 위반, 직원 품위 손상'을 이유로 징계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이 사건 해고 통보서에는 해고사유가 된 원고의 행위에 관하여 '징계대상자(원고)는 2019. 4. 28.부터 4. 29. 새벽까지 양일에 걸쳐 이어진 드라마 현장 회식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언행과 신체적 접촉을 했으며 추가적인 신체 접촉을 시도하려다 동석자에 의해 제지당한 바 있음. 이는 사규 상 품위유지 규정과 성희롱, 성폭력 징계 내규 위반 사항임', '추가적 으로, 징계대상자는 본 사건이 있기 이전에 피해자에게 함께 여행갈 것을 제안한 바 있으며, 피해자의 휴대폰 화면을 징계대상자가 직접 만든 프라모델 사진으로 바꾸라고 말한 바 있음. 이러한 사항들 역시 업무 관계에서의 일상적 대화를 넘어서는 언행으로 피해자에게 상당한 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마.

원고는 2019. 5.15. 피고에게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9. 5. 2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 감경을 고려할 특별한 사유 없음'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고, 2019. 5. 30. 원고에게 위 의결을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해고사유 중 원고가 D에게 함께 여행갈 것을 제안하였다는 부분과 휴대폰 화면을 바꾸라고 말하였다는 부분은 성희롱 또는 성폭력 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가 이를 강요하였거나 D이 심적 부담감을 느낀 것도 아니므로,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수 없다.

나.

원고는 성희롱 행위에 대하여 반성하고 있고, 반복적으로 성희롱 행위를 한 것은 아니며, 아무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고, 원고의 동료들이 원고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피고의 근로자들 중 한 차례의 성희롱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징계로 해고를 한 사례는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그 양정이 과도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다.

이 사건 해고가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로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의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해고사유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해고의 사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의 사유는 1 성희롱, 성폭력 관련 규정 위반과 2 직원 품위 손상이고, 그 사유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원고가 2019. 4. 28.부터 4. 29. 새벽까지 D에게 한 행위를 적시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사유에 해당하는 원고의 행위는 '2019. 4. 28.부터 4. 29. 새벽까지 D에게 한 성희롱 또는 성폭력 행위'라고 할 것이다. 한편 위에서 든 증거,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이 사건 해고 통보서는 원고가 D에게 함께 여행갈 것을 제안한 행위와 휴대폰 화면을 바꾸라고 한 행위가 해고사유 중 어느 항목에 해당되는지 적시하지 않은 점, 위 각 행위를 성희롱 행위와는 구분하여 별도의 문단에 기재하면서 그 구체적인 일시나 장소를 특정하지 않은 점,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개시된 계기는 D의 성희롱 사실 제보로 인한 것이었고 인사위원회에서도 위 각 행위를 해고사유로 검토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각 행위는 원고의 평소 소행 및 성희롱행위를 전후하여 발생한 사정으로서 징계종류의 선택이나 징계양정을 위한 참작사유로 삼은 것일 뿐 이 사건 해고의 사유에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론 원고가 D에게 함께 여행갈 것을 제안한 행위와 휴대폰 화면을 바꾸라고 한 행위는 이 사건 해고의 사유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위각 행위가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 징계권자가 피징계자에 대하여 어떤 징계를 선택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하는 것이고, 징계파면이나 해임의 정당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회통념상 사용자가 당해 근로자와 근로계약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 볼 사정이 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징계권자가 일응의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전혀 합리성이 없다거나 특정의 근로자만을 해고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로써 바로 당해 징계처분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대법원 2007. 10. 12. 선고 2007두7093 판결 등 참조).

2)

판단 을 제1, 2,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는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는 D에게 어깨동무를 하거나, 손을 잡고, D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싸안고 뽀뽀를 하려고 시도하거나 D의 가슴을 만지려고 시도하였고, 제3자인 촬영팀 소속 프로듀서 G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유사한 행위를 계속하였는바, 이는 강제추행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매우 심한 성희롱 행위이다. D은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 '아빠 뻘에다 가정까지 있는 유부남이 이런 행동을 한 것이 너무 소름끼침',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분의 불륜 상대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끔찍함'이라는 등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였고 결국 사직하였다.

나)

원고는 위 성희롱 행위 이전에도 D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등을 토닥이는 등의 신체접촉을 하고 D이 사양하는데도 집 앞으로 데려다 주고 같이 출근하자고 하거나, 함께 여행갈 것을 제안하고 원고의 취미인 프라모델 조립을 권하며 휴대폰 화면도 바꾸라고 하는 등, D이 원하지 않는 사적인 접근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D의 연령 차이와 아래에서 보는 직급의 차이를 고려하면 D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들에 대하여 거절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그로 인하여 상당한 심리적 부담감이 누적되어 왔을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는 피고의 정규직 제작 프로듀서로 °C' 촬영팀 전체를 지휘하는 위치에 있었던 데 비하여, D은 계약직 업무 보조원으로 'C' 촬영팀에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취업한 것이었다. 원고는 D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었고, 해당 촬영팀의 관리자로서 성희롱, 성폭력 사건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오히려 그 소속 구성원에게 성희롱 행위를 하였다.

라)

지방에서 촬영을 하거나, 늦은 시간까지 촬영이 진행되어 동료들 간 밀접한 접촉이나 숙박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 드라마 제작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면, 성희롱, 성폭력 사건은 피고의 직장질서를 특히 심각하게 어지럽히는 행위로서 엄단의 필요성도 있다. 마) 피고의 성희롱, 성폭력 징계 내규에 의하면, '포옹 또는 뒤에서 껴안거나 안마를 하는 행위', '성적인 관계나 신체 접촉을 강요하는 행위'에 대한 징계수준은 정직 내지 해고로 정하고 있다. 원고의 성희롱 행위는 위 항목에 해당하고, 앞서 본 D의 피해 정도와 원고의 직위, 직장질서 문란의 정도를 고려하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징계양정이라고 보기 어렵다.

바)

피고는 2017. 12. 1. 성희롱, 성폭력 징계 내규를 제정하였는데, 그 후 음주후 성추행 및 성폭력 혐의가 있었던 근로자에 대하여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공식적 징계 절차에 회부하지 않고 권고사직을 한 사례가 있고, 그 외에는 원고의 성희롱 행위와 유사한 사례에 관하여 어떤 징계가 내려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원고가 유사한 비위행위를 저지른 피고의 다른 근로자들에 비하여 유독 과도한 징계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그 사유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과도하지 않아 유효하므로, 그 무효확인 및 이 사건 해고일 이후의 임금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