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27. 선고 2019가합11720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집합투자업, 투자자문업 등의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 A은 2014. 11. 10.부터, 원고 B은 2014. 12. 15.부터, 원고 C은 2014. 8. 4.부터 피고 부동산투자사업부에서 부동산 관련 투자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들로서, 위 부서에서 각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원고 A은 2016. 4. 25., 원고 B은 2016. 4. 26., 원고 C은 2018. 4. 18. 각 퇴직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는데, 피고가 2014. 12. 15. 원고 B과, 2015. 8. 4. 원고 C과, 2015. 11. 10. 원고 A과 각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각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은 성과급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급여규정 제26조에서는 "대표이사가 정하는 경우에는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다. 다만, 인센티브는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의 연봉제규정 제12조 제1항은 "성과연봉은 계약 시에 제시된 성과연봉 기준금액을 평가기간과 평가등급을 감안하여 차 등 지급한다. 다만, 성과연봉은 지급일 현재 재직중인 직원에 한하여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제22조는 퇴직 시 연봉 지급과 관련하여 제2항에서 "성과연봉의 경우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직원에 대해서는 지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라.

피고는 2016. 3.경 원고 A, B에 대한 2015년도 결산 성과급을 정하여 다음과 같이 지급하기로 통보하였다.

마.

피고가 원고 C에게 통보한 2015년 내지 2017년 결산 성과급은 다음과 같다.

바.

피고는 2015년 결산 성과급 중 1차년도 지급분으로 원고 A에게 2억 4천만 원, 원고 B에게 1억 5천만 원을, 원고 C에게 2016년도분 내지 2018년도분 성과급 877,543,200원(= 60,000,000원 + 12,000,000원 + 12,000,000원 + 90,000,000원 + 18,000,000원 + 145,543,200원)을 각 지급하였고, 원고들이 퇴직한 이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성과급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연성과급 중 미지급분인 별지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돈(이하 '이 사건 성과급'이라 한다)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원고들은 피고와 성과급의 이연지급 및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

3)

설령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가 존재하더라도, 그러한 합의는 ①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금지하는 위약금을 예정한 것으로 무효이거나, ②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전직금지약정이므로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4)

이 사건 근로계약, 피고의 연봉제규정, 피고의 급여규정상 '성과급을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의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은, ①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거나, ②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7조의 강제근로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거나, ③ 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내용이므로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거나, ④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상 불공정거래행위의 일환으로서 경제력의 차이로 인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업자인 피고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자기는 부당한 이익을 얻고 상대방인 원고들에게는 부당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므로 무효이다.

나.

피고

피고의 급여규정 제26조 및 연봉제규정 제12조 제1항 단서, 제22조 제2항 단서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지급일 이전에 퇴직한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바, 원고들이 퇴직한 이후에 지급기일이 도래하는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근로계약상 성과급 지급 조항의 해석 및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에 따른 법률관계

1)

이 사건 근로계약 제3조 바.항에서 '피고는 피고가 정하는 별도 성과급 제도에 따라 원고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으며 그 지급 방법 및 시기는 피고의 성과급제도에 따른다. 이 경우 성과급은 지급일 현재 원고들이 재직중인 경우에 한하여 지급하며, 피고에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이 사건 근로계약상 성과급 지급 조항의 문언과 내용에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의 급여규정 제26조와, 피고의 연봉제규정 제12조 제1항, 제22조의 내용을 보태면, 위 성과급 지급 조항의 성과급에는 차년도 이후 일정기간에 걸쳐 이연하여 지급하는 성과급 즉 이연성과급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은 피고와 위와 같은 성과급 지급 조항이 포함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원고들에 대한 성과급 이연지급 및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에 관한 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원고들의 위 2의

가.

2)항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근로계약 및 피고의 급여규정과 연봉제규정과 같이 성과급에 대하여 '성과급을 그 지급일에 재직하고 있는 자에 한하여 지급한다'고 그 지급 조건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성과급 지급 규정을 해석할 때 위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에서의 지급일은 성과급을 지급할 사유가 발생한 날이 아니라 근로계약 등에 규정된 성과급의 현실적 지급일을 의미한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1다76328 판결의 취지 참조).

원고들이 이 사건 성과급의 각 현실적 지급일 전인 2016. 4.경 및 2018. 4.경 각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및 피고의 급여규정과 연봉제규정상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성과급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고들의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 무효 주장에 관한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 및 피고의 급여규정과 연봉제규정상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는 ① 헌법상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② 무효가 되는 전직금지약정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③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거나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준하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가)

성과급을 지급할지,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장기간에 걸쳐 이연하여 지급할지,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두어 퇴직자에 대해 이연성과급의 지급을 제한할지는 원칙적으로 피고의 사적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나)

금융감독원은 2010. 1. 19.경 합리적인 성과보상체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에서 '금융투자회사 성과보상체계 모범규준'을 마련하여 금융투자회사로 하여금 임직원들이 높은 성과보상을 위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며 단기성과를 추구하는 행위를 제어할 수 있도록 성과보수 중 상당 부분을 3년 이상 이연하여 지급할 것을 권고하였는데, 이에 따라 시행된 피고의 성과급 이연지급 제도는 피고의 임직원에 대한 보상체계를 장기성과에 연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금융투자회사에서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성과급 이연지급 규정을 두면서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을 부가하는 것은 금융투자회사 임직원이 단기간에 고수익을 추구하여 위험성이 큰 업무수행을 하고 과도한 성과급을 받은 직후 임의로 퇴사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데 적합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라)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입사할 당시 체결한 근로계약과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피고의 연봉제규정 및 급여규정에 각 성과급에 대한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이 명시되어 있고,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 근무하면서 성과급을 이연지급하는 피고의 성과급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것을 숙지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로서는 퇴직으로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

마)

이연성과급을 포기하고 피고 회사에서 퇴직할지는 원고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다. 퇴직으로 인해 원고들이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은 원고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새로 적극적으로 부과되는 불이익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들에게는 피고로부터 이연성과급을 받지 못하는 금전적 불이익을 퇴직 후 더 나은 근로조건이 보장되는 이직을 통해 보상받을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규정의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상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는 성과급 지급기간이 근로계약기간과 별개인 이상 이연성과급 지급기간 동안 재직하지 아니한 행위가 곧바로 근로계약 불이행을 구성한다고 보기 어렵다. 지급일재직요건 규정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지급받지 못한 성과급이 재직기간 중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는 경우와 같은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 예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전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규정은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 목적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조항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3)

근로기준법 제7조는 "사용자는 폭행, 협박, 감금, 그 밖에 정신상 또는 신체상의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으로써 근로자의 자유의사에 어긋나는 근로를 강요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그 밖에 자유를 부당하게 구속하는 수단'이라고 하려면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수단으로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정신적․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를 것을 요한다.

그런데 앞서 3의 나. 1)항에서 본 바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 합의'는, 사회통념상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수단으로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정신적․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이 볼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7조의 강제근로 금지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4)

따라서 원고들의 '지급일 재직요건 규정' 내지 '이연성과급의 재직조건부 지급합의' 무효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성수(재판장) 강수민 박세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