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8. 13. 선고 2019고정25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인천 남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상시 근로자 50명을 사용하여 이동통신기기 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서울 강서구 D에 있는 E 강서점에서 2013. 5. 27.부터 2016. 12. 31.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2013. 5월분 임금 72,9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내역과 같이 임금 합계 15,233,7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서울 강서구 D에 있는 E 강서점에서 2013. 5. 27.부터 2016. 12. 31.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의 퇴직금 16,730,106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간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설령 F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F의 근로자성 여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이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F은 2013. 7. 16. 이 사건 회사와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내용은 'F이 독립적인 사업자임을 확인하고, F이 취업규칙 등 복무규정을 적용받지 아니하며(제2조), F이 위탁업무를 수행하는 시간과 장소에 대하여는 F의 재량으로 한다. 다만, 위탁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수행장소 또는 수행영역에 관하여 이 사건 회사와 F이 협의하여 조정할 수 있다(제4조 제1호)'는 등이다(수사기록 16면).

또한 F은 2014. 10. 31. '상기인은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은 업무위탁계약 판매사로서 2014. 10. 31. 회사로부터 정식 직원(근로자)으로의 전환을 권유받았으나 전환을 원하지 아니하여 이에 따르지 아니하였으며, 따라서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노동법의 적용을 요구하거나 퇴직금 등 일체의 요구를 하지 아니할 것임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 확인서를 제출합니다'라는 확인서(수사기록 14면)를 작성하였고, 2016. 7. 1.경에는 '상기인은 이 사건 회사와 업무위탁계약에 의거 합의 제공된 매장에서 이동통신기기 판매업을 영위하는 판매사이다'는 취지의 확인서(수사기록 15면)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F은 위 업무위탁계약 및 각 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이에 반하는 증인 F의 법정진술은 믿지 아니한다).

이 사건 회사는 별도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본계약(수사기록 224면)을 체결하여왔는데, F은 위와 같은 근로기본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근로기본계약의 내용과 상이하게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하고, 임금, 상여금, 연차휴가등에 관한 규정이 없는 위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F은 이 사건 회사에서 근로기본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와 별도의 급여체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는 일정한 금액이 지급되는 반면에 F은 2016년 초반까지는 휴대폰 판매대수를 기준으로 한 보수(30대 이상 90만 원, 40대 이상 100만 원, 60대 이상 120만 원, 70대 이상 130만 원)와 판매수수료를 지급받았고, 이후에는 출근수당(1일당 5만 원, 1달 최대 150만 원)과 판매수수료를 지급받았다(수사기록 260면), 이에 따라서 F은 휴대폰 판매실적에 따라서 지급받은 수당이 달라졌고, 그 지급받은 수당 액수의 제한은 없었다.

다.

이 사건 회사에서 F에게 매장 광고 교체작업, 매장청소, 고객홍보전단지에 관련한 일부 업무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증인 F에 관한 법정녹취록(이하 법정녹취록이라고만 함) 4면), F은 위와 같은 업무지시에 대하여 별도로 업무완료보고를 할 필요는 없었고(수사기록 135면), 위와 같은 업무지시를 따르지 아니하여도 별도의 징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법정 녹취록 4면), 이러한 지시는 이 사건 회사의 휴대폰 판매 매장에 대한 일반적인 업무관리의 일환에 기인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위 업무위탁계약에 따른 위탁업무지시로 볼 여지도 있다), 달리 이 사건 회사가 F에게 휴대폰 판매방법 등에 관련한 업무지시를 구체적이고, 개별적으로 내렸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F과 같은 위탁판매사들은 자율적으로 본인의 판매수수료를 감안하여 휴대폰 판매가격을 정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150면).

라.

F이 휴대폰 구매자에게 사은품 등을 제공하였는데, 그러한 사은품 등의 비용은 F이 전부 또는 상당부분 부담한 것으로 보인다(법정 녹취록 16면), F이 근무하였던 매장에서는 위탁판매사들이 서로 협의하여 휴무일정을 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별도로 이 사건 회사로부터 휴무일정에 관한 허가를 구할 필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법정녹취록 17면, 수사기록 146면), F이 근무하였던 매장에서 위탁판매사들에 의하여 발생하는 고객과의 분쟁비용은 원칙적으로 위탁판매사의 부담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138, 139, 152면).

마.

F 등의 위탁판매사들이 매장에 출근할 시 지문인식기로 등록을 하나, 퇴근할 때는 지문인식기에 별도로 등록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따르면, 이 사건 회사에서 F 등의 위탁판매사들에 대하여 출근시 지문인식기의 등록을 요구하는 것은 출근수당의 산정과 매장관리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있다. 한편, F이 근무하였던 매장에서는 위탁판매사들은 지각을 한 경우 자체적으로 지각비를 걷어서, 그 지각비를 매장의 공동경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고, 별도로 위탁판매사들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복무규정에 따른 징계를 받지는 아니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이 사건 회사가 F의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바.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2016. 12. 20. 인천지방검찰청으로부터 업무위탁계약에 따라 휴대폰 매장에서 근무한 G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 관하여 G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은 사실이 있으며(수사기록 269면), 과거 동종 매장에서 근무한 H, I으로부터 임금 미지급으로 진정을 받았으나, 고용노동부는 위 진정사건에 관하여 근로자성을 부인하여 내사종결한 사실도 있다(수사기록 273면).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