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제1,2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서울 영등포구 C아파트의 재건축을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15. 10. 30. 피고의 전신인 B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설립추진위원회(이하 피고와 구분하지 않고 '피고'라고만 하되, 피고와 구분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피고 추진위원회'라고 한다)의 총무로 선출되어 2016. 6. 30.경까지 피고의 자금의 지출, 관리 업무를 한 사람이다.
임금체불 관련 진정사건 경과
원고는 2017. 12. 22. 피고를 임금 체불로 고용노동청에 진정 하였는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2018. 6. 18. '원고가 피고로부터 2015. 12. 19.부터 2016. 6. 30.까지 기간 동안의 임금 11,129,032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체불임금등 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임금 체불 사건과 관련하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담당 검사는 2018. 11. 30. 진정인이 피의자에게 업무를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면서 피의자 또는 추진위원회에 의해 근태관리가 이뤄지고 업무를 보고하는 등 그 지휘 감독 하에 근로를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어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설령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의자로서는 급여 지급 책임 발생 여부에 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어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처분에 대하여 항고하였으나, 2019. 1. 21. 그 항고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재직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11,129,032원 및 이에 대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주위적 청구).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타인의 사무인 피고의 사무를 관리하였으므로 피고는 필요비 또는 유익비로서 사무관리에 따른 상환의무가 있거나(제1예비적 청구),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노무에 의하여 해당 기간의 임금 상당 이득을 얻고 원고는 동액 상당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위 임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제2예비적 청구).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적용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참조).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원고가 이를 입증하여야 하고, 피고가 피고의 총무로 선출되어 2015. 12. 19.경부터 2016. 6. 30.경까지 자금의 지출, 관리 업무를 한 사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임금 11,129,032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체불 임금등 사업주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피고로부터 출·퇴근, 휴가 사용 등에 관한 근태관리를 받았다거나 근무시간, 근무장소 등에 대한 제약을 받았다고 볼만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 점, ② 피고 추진위원회 운영규정 제15조에는 "상근하는 위원을 두는 경우 추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제19조에는 "추진위원회는 상근하지 아니하는 위원 등에 대하여는 보수를 지급하지 아니한다. 추진위원회는 상근위원 및 유급직원에 대하여 별도의 보수규정을 따로 정하여 보수를 지급하여야 한다. 이 경우 보수규정은 주민총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 추진위원회의 2016. 3. 17. 임원회의에서 원고를 상근위원으로 인준하고 월급을 지급할지 여부에 대한 안건을 추진위원회 회의에 상정하기로 의결하였으나 2016. 6. 2. 개최된 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원고를 상근 위원으로 인준하고 월급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지지는 못하였던 점, ③ 원고는 위 추진위원회 회의가 개최되기 전인 2016. 4. 27. 피고에게 "추진위 회의 9번 안건 총무 A 임금 관련 본인 총무 A 절대 싫으니까 안건으로 넣지 마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2016. 5. 10.에는 "추진위원님, C아파트 재건축이 바로 서는 그날까지 투명하고 정직하게 월급 없이 열심히 한 번 해 보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각 보냈는데, 위 각 문자메시지의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무보수로 일하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추진위원회의 자금을 보관하던 중 이를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2017. 2. 7.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구약식 처분되어 2018. 1. 10.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는데, 원고가 미지급 급여에 대한 진정을 한 것은 위 벌금 선고 직전인 2017. 12. 22. 이고,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근무종료일로부터 약 1년 6개월이나 경과한 시점이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 지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제1, 2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사무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사무가 타인의 사무여야 할 것인데, 원고가 피고의 총무로 선출되어 그 자금의 지출, 관리 업무를 한 것은 피고와 사이의 일종의 무상 위임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 총무로서의 자신의 사무를 처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가 위와 같은 원인으로 피고의 총무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이상 피고가 그로 인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은 것으로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제1, 2예비적 청구는 더 이상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임금 지급 청구(주위적 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가 이 법원에서 추가한 제1, 2예비적 청구 역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철(재판장) 강건 박나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