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20가단279849 판결

주문

1.

피고는

가.

원고 A에게 22,439,292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21.부터,

나.

원고 B에게 16,114,99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21.부터,

다.

원고 C에게 44,812,254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15.부터,

라.

원고 D에게 12,403,69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를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일반채권 및 특수채권의 추심과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다가 그만둔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부제소합의를 하였고, 이에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항변한다.

나.

살피건대, 을 제2호증(서약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에게 작성하여 준 서약서 제1항은 "본인은 소득세법상 사업소득세 납부의 대상이 되는 개인사업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귀사와 근로관계의 성립을 원치 않으며, 앞으로도 본인이 근로기준법 기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귀사에게 어떠한 민·형사상 청구도 하지 않을 것을 확약합니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에 관하여 사전에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 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라 할 것이고(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위 부제소합의가 강행법규에 위반하는 이상 이 사건 소제기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합의는 효력이 없고 결국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2다2004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갑 제4 내지 13, 21 내지 25, 27 내지 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채권관리 및 추심이라는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

1)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피고에게 업무수행내용 및 과정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여 왔다. 피고는 업무에 관한 교육을 하고 회의 소집 및 전자메일 발송 등을 통하여 각종 지시 사항을 전달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상록수 채무감면운영안, 신용회복기준안 등 업무처리요령 및 가이드라인을 전달·제시하였다.

2)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정한 업무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거나 관계 법령을 위반하여 대외민원이 접수되면 채권배분량 차감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하겠다고 하였고, 실적이 우수한 자에게 채권을 더 배정하고 부진한 자에게는 적게 배정하는 등으로 감독과 통제를 해왔다.

3)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피고의 주된 사업에 해당하고, 피고는 외근 관리대장을 작성하는 등 원고들을 관리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의 복장을 제한하는 공지를 하기도 하였다.

4)

피고는 원고들에게 구체적·일반적 업무수행방법에 대한 지시·교육을 하고, 이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업무수행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사무실, 사무집기, 비품, 신분증, 전산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전화·우편요금, 등·초본 발급비용 등 채권회수업무와 관련된 비용을 부담하였다(피고는 갑 제6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를 들어 원고들이 채권추심업무와 관련하여 매월 3만 원 범위 내에서 우편료, 민원서류 등의 발급비용 및 주유비, 차량감가상각비, 교통비, 휴대전화요금, 식사비 전액을 스스로 부담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각 위임계약서는 2020. 1. 1. 내지 2020. 7. 1.에 작성된 것으로, 원고들이 입사할 무렵부터 위와 같이 비용을 분담하기로 정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5)

원고들은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고,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나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주로 수행하여 왔다.

6)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갱신되어 원고들의 근로제공에 계속성이 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한 근로계약은 피고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근로계약의 내용을 작성하여 원고들이 이에 서명날인만을 한 것으로 보이고 개개의 위임계약으로서 원고들에게 계약내용을 개별적으로 수정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7)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그 액수에 있어 당사자별·기간별로 차이가 있고,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그 지급이 결정되는 사정이 있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그 액수도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므로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8)

원고들에 대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않고, 피고가 원고들의 수수료에 대하여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나(을 제5호증),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항들이므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다.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퇴직금 채권의 범위

1)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액수가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돈이라는 점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2,439,292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21.부터, 원고 B에게 16,114,996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21.부터, 원고 C에게 44,812,254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15.부터, 원고 D에게 12,403,69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21.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상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 청구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의 '퇴직금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 판결 확정일까지 위 연 20%의 지연손해금이 적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성에 대한 다툼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이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원고들 외에도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여러 차례 내려졌음에도 계속적으로 퇴직금 청구에 불응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