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의료장비, 보안장비 등의 설치 및 정비 보수업 등을 주된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C공항에 위치한 D기관과 사이에 피고가 C공항에 공급한 X-Ray 검색기, 금속탐지기 등의 유지․보수 등 업무(이하 ‘피고의 세관업무’라고 한다)를 수행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2017. 5. 8.경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8. 1. 25.경부터 피고의 세관업무를 담당하다가 2020. 8. 1. 퇴직하였다.
원고는 C공항 E에서 3일마다 1일씩 09:00부터 이튿날 09:00까지 2인 1조로 근무를 하였고, 2018년도부터 2020년도까지 사이에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퇴직 시까지 연봉근로계약에서 정해진 임금을 매월 지급받았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77,819,908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8.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가단290563
판결선고
2022. 9. 21.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 10, 1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3일마다 1일씩 교대 근무를 하였고, 원고의 1일 소정근로시간은 8시간, 연장근로시간은 13시간, 야간근로시간은 8시간이므로(휴게시간 3시간 제외),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영하여 근로기준법에 근거하여 산출된 정당한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2018년도의 통상시급은 19,065원, 2019년도 및 2020년도의 통상시급은 19,490원이며, 2018년도의 월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은 4,547,003원, 2019년도 및 2020년도의 월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은 4,648,277원인데, 원고가 그동안 기 지급받은 월 급여를 공제하면 미지급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은 합계 71,580,224원이다.
또한 위와 같이 계산된 수당을 원고의 평균임금 산정에 반영하면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퇴직금은 13,892,734원인데 피고로부터 7,653,050원만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6,239,68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77,819,908원(= 미지급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71,580,224원 + 미지급 퇴직금 6,239,68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수당을 가산하여 합산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할 것이나(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등 참조),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정하고 매월일정액을 각종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또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면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등 참조).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그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등 참조).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감시․단속적 근로 중 감시적 근로라 함은 감시하는 것을 본래의 업무로 하고 상태적(狀態的)으로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적은 업무를 의미하고, 단속적 근로라 함은 근로가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를 의미한다(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2항, 제3항). 이러한 감시․단속적 근로가 통상적으로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을 뒷받침하는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근로밀도가 현저히 낮은 근로를 한 사람을 기준근로시간을 근로할 경우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한계에 달하는 통상적인 근로를 한 사람과 동일한 잣대에서 평가하는 것이 형평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단속적 근무에서 예측 불가능하게 발생하는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에서 분리해 내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 사실과 앞서 본 증거 및 갑 제13 내지 18, 을 제1 내지 4, 7, 10 내지 13, 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F, G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정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것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리하다거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포괄임금약정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포괄임금으로 지급받은 월급여에는 근로기준법 규정에 의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고, 그에 따른 퇴직금도 지급받았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3일마다 1일씩 09:00에서 이튿날 09:00까지 교대제로 근무하였는바,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정되어 있었다.
원고가 수행한 피고의 세관업무 중 정기점검 업무는 공항에 설치된 X-Ray 검색기 등 장비를 청소하거나 점검하고 장비에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이를 수리하는 업무인데 원고가 근무한 E의 경우 정기점검 업무로 정해진 시간은 10:00~12:00, 14:00~16:00, 16:00~18:00, 20:00~22:00이나 실제로는 하루에 장비 2대 정도 점검을 하고 정기점검 업무를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 평균 2시간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20:00 이후 고장복구보고서, 근무일지 등 작성 및 보고 업무 역시 1시간 이내로 처리가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수시점검 업무는 장비에 고장이 발생하는 경우 고장사고 발생지점으로 이동하여 해당 장비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E의 경우 월 평균 고장사고 발생건수는 3건 미만이고 1건당 수리시간은 2~4시간 정도였으며, 이미지카피 작업은 X-Ray 검색기 등에 저장된 수화물 중 특정 시간에 촬영된 수화물의 이미지만을 USB에 복사하는 작업인데 세관 측의 요청이 있을 경우 또는 총기류나 마약류가 적발되었을 경우 긴급하게 수행하는 업무이며, 원고가 주장하는 C공항공사 전기팀이나 세관 수하물 운영센터 등의 업무 지원은 월 1~2회 정도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고의 주된 업무인 정기점검, 수시점검, 근무일지 작성․보고 등의 업무에 실제 소요되는 시간은 정해진 시간에 비하여 상당히 단시간에 처리가 가능한 업무였고, 더욱이 수시점검이나 이미지카피 등 부수업무는 간헐적․단속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는바,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다.
취침 등 휴게시간이 별도로 정하여진 것은 아니나 야간에는 특별한 일이 없는 경우, 고장사고에 대비하여 비상연락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상시 휴대폰을 소지하고는 있었으나, 취침을 하는 등 휴식이 보장되었고, 그 외 대기시간에도 식사를 하거나 공항 내 부대시설을 이용하는 등 피고의 지휘․감독을 벗어나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으며, 원고가 근무하였던 사무실에는 다소 열악하나마 야간에 취침을 할 수 있는 침대도 설치되어 있었다. 이처럼 피고의 세관업무는 고장사고의 발생이 간헐적이어서 근로시간이 불규칙하여 근로시간과 대기시간 및 휴게시간 등이 명확히 구분되기 어렵다. ④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지급할 총 연봉에 기본급여와 제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매달 고정된 금액을 지급하였으며, 임금협정서 등에 기본급과 별도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지급할 것을 정하고 있지 않고 실제로도 위와 같은 각 수당을 세부항목으로 나누어 지급한 사실이 없으며(다만, 식비, 교통비만을 제수당이라는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 없이 매달 정해진 급여만을 지급받았고 매년 총 연봉액만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같은 내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약 2년 6개월 동안 피고의 세관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 근무한 기간 전후로 원고와 같은 업무를 담당한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 대부분은 자신들의 근무 형태가 24시간 교대 근무제이고 이에 따라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등 수당이 모두 총 연봉에 포함되어 지급되는 포괄임금제로 근로계약이 체결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고 있고, 원고의 근로조건이 다른 근로자들과 다를 이유는 전혀 없어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곤
각주1) 원고의 통상시급,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 산정 방식과 그와 같이 산정한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에서 기 지급 월급여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미지급 연장 및 야간근로수당으로 산정한 원고의 계산방식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