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 29. 선고 2020가합10512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283조에 따라 2009. 2. 4. C협회, D협회 및 E협회가 합병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피고의 회원이 될 수 있는 자는 금융투자업자, 그 밖에 금융투자업과 관련된 업무를 영위하는 자로서 위 법 시행령으로 정하는 자이다. 피고는 회원 간에 건전한 영업질서 유지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 업무, 회원의 영업행위와 관련된 분쟁의 자율조정(당사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에 관한 업무 등을 수행한다.

나.

피고의 정관에 따르면 피고는 임원으로 회장 1인을 둘 수 있고, 회장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선임하고 상근으로 하며, 회장의 임기는 3년이다. 회장은 피고를 대표하며 총회 및 이사회의 의장이 된다(피고 정관 제27조 제1호, 제28조 제1항, 제29조 제1항 제1호, 제30조 제1항).

다.

원고는 2018. 2. 5. 피고와 근로기간을 2018. 2. 5.부터 2021. 2. 3.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의 회장 F의 선임 비서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는 2019. 2. 13. 피고와 임금을 세전 월 4,825,848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월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마.

피고의 회장 F은 2019. 11. 6. 임기 중에 사망하였다. 피고는 F 회장 사망 직후에는 정관에 따라 부회장이 회장의 직무를 대행하였고, 2019. 12. 20. 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회장으로 G을 선출하였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2020. 1. 1.부터 2022. 12. 31.까지이다.

바.

피고는 2019. 12. 18. 원고에게 경영지원실장을 통하여 구두로 계약기간 만료 통보를 하였고, 2019. 12. 27. 경영지원실 직원을 통하여 이메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0. 1. 31.자로 종료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 종료 안내문을 발송하였으며, 2020. 1. 6. 내용증명우편으로 위 근로계약 종료 안내문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회장 F의 퇴임일을 근로계약 기간 만료일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회장이 퇴임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회장 직무대행 또는 후임 회장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할 수 있고, 원고도 계속 근로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소멸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무효인바,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나.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피고 회장과 관련한 단순·반복적 업무에 불과하고, 특정인의 개별적 인격에 종속된 것이 아니라 피고의 회장 직위를 원활히 수행하는데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원고는 실제로 F이 사망한 후 회장 직무대행자 및 후임 회장에 대한 비서 업무도 수행하였는바, 원고의 업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서 정한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통보는 무효이고, 원고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이라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2년의 사용제한기간에 포함될 수 있으므로, 원고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근로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피고와의 관계에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

다.

피고 회장의 퇴임이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의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고, F의 사망이 퇴임에 포함될 수 있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9. 11. 6.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 그런데 원고는 2019. 11. 6. 이후 회장 직무대행자 또는 신임 회장에 대하여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였고, 피고가 상당한 기간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위 묵시적 갱신기간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2년 기간에 산입되었으므로,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라.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통보의 무효 확인을 구하고, 원고가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았을 수 있었던 임금 중 일부 청구로서 2020. 2. 1.부터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4,825,848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의 회장 F이 임기 중이던 2019. 11. 6. 사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인사규정 제40조는 퇴직은 의원퇴직, 정년퇴직, 자연퇴직, 징계퇴직, 준정년퇴직으로 구분한다고 규정하고, 제44조 제1항 제1호는 본인이 사망하였을 경우를 자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본 기초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는 회장 F의 시니어(선임) 비서를 채용하기 위하여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점, F의 임기가 2018. 2. 4.부터 2021. 2. 3.까지이고, 2018. 2. 4.이 주휴일인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근로기간을 2018. 2. 5.부터 2021. 2. 3.로 정하였던 점,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F이 임기 중이라도 퇴임하는 경우 퇴임일을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일로 한다고 명시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F은 2019. 11. 6. 사망함에 따라 피고 회장의 직위에서 자연퇴직하였고, F의 퇴직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도 계약기간이 만료된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통보는 위와 같은 기간 만료 사실을 통지한 것에 불과하여 해고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해고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지위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1)

이 사건 통보는 기간 만료 사실을 통보한 것에 불과하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0. 1.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2018. 2. 4.부터 2020. 1. 31.까지 기간 동안 피고에서 근무해 왔고, 위 기간은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바 원고의 계속 근로 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음을 전제로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지위가 전환되었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단서 제1호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1호에 따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의 완료 또는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란 건설공사, 특정 프로그램개발 또는 프로젝트 완수를 위한 사업 등과 같이 객관적으로 일정 기간 후 종료될 것이 명백한 사업 또는 특정한 업무에 관하여 사업 또는 업무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까지로 계약기간을 정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 참조).

피고는 F이 회장으로 취임할 무렵 원고를 F의 선임 비서로 채용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근로계약기간을 F의 임기와 같게 정한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F이 임기 중이라도 퇴임하게 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기간도 만료한다고 명시한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업무는 회장의 비서 업무로 한정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F의 전임 비서로부터 F의 공인인증서 및 가족관계에 관한 정보를 인계받아 취득한 사실, 원고는 F의 비서로 근무하면서 F의 일정, 행사 관리, 업무추진비 집행 및 현황 관리, 경조사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임원의 비서의 경우 해당 임원과 일체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한 일신전속적 성격도 지니고 있는 점, 원고와 피고는 처음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 종료일을 F의 임기가 종료되는 날로 정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특정한 업무의 완성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계약에 F의 퇴임일을 이 사건 근로계약 만료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는 2019. 12. 18. 원고에게 경영지원실장을 통하여 구두로 계약기간 만료통보를 하였고, 2019. 12. 27. 경영지원실 직원을 통하여 이메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0. 1. 31.자로 종료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 종료 안내문을 발송하였으며, 2020. 1. 6. 이 사건 통보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F이 피고를 퇴임한 2019. 11. 6.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되나, F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여 피고를 퇴임하게 됨에 따른 후속처리가 필요하였고, F의 선임 비서였던 원고가 위 후속처리 업무를 담당한 점, 피고는 위와 같은 후속처리에 필요한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2019. 12. 18. 원고에게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통보하였고, 그 후 여러 차례 계약 종료를 통보한 점, 피고가 근로계약 종료일을 2020. 1. 31.로 정한 것은 원고의 구직 기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가 F의 퇴임일인 2019. 11. 6. 직후에 바로 원고에게 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하지 아니하고, 2019. 12. 18.경 통보하였다는 사정과 원고가 회장 직무대행자 및 신임 회장의 비서 업무를 일부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병욱(재판장) 노미정 김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