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신용조사업 및 채권 관리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일부 원고들의 경우 해당 기간 중 1개월 이상의 미근무기간이 있다) 피고와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의 영등포2지점(원고 F), N부에서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증거로 제출된 2018년도 계약서를 기준으로 한다).
원고들의 근무 형태
피고는 5부(경영관리부, 신용조사부, 채권관리부, 영업부, N부), 2실(정보시스템실, 감사실), 3개의 센터(여신관리센터, 신용회복센터, 카드관리센터), 7개의 지점(영등포1지점, 영등포2지점, 양평동지점, 부산지점, 대구지점, 광주지점, 대전지점)을 두고, 각 지점마다 지점장 및 관리직원들과 일정한 인원의 채권추심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진행하였다. 채권의 추심은 대부분 중소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위임받았다.
피고는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임받은 채권 중 일부를 이 사건 위임계약을 통해 다시 채권추심원들에게 배정하였다. 피고는 채권자로부터 채권 회수금액에 대한 일정비율을 대가로 지급받는데, 이와 같은 대가의 일정 비율을 다시 채권추심원들에게 보수로 지급하였다.
N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위임받은 O 대출채권의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였는데, 피고는 이를 여러 개의 파트로 나누었고, 각 파트별로 위임직 채권추심원을 파트장으로 두었다. 파트장은 해당 파트 소속 채권추심원의 업무를 보조하고,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전달하며,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내 지정된 좌석을 부여하고 책상,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였고, 우편발송비, 초본발급비의 일부를 지급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전산 아이디 등으로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채권회수를 위하여 채무자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등 외근이나 출장이 없는 때에는 대체로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피고의 전산망에 로그인을 한 다음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근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근무기간 동안 대체로 피고에 전속하여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하였지만, 일부 채권추심원들은 겸업을 하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제정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 34, 36호증, 을 제2 내지 8, 15, 17, 19, 31, 37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채권추심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등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기재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8, 11 내지 15, 32, 33, 37 내지 39호증, 을 제20 내지 28, 32 내지 34, 42, 45, 5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에 정해진 수수료를 지급하였을 뿐 개인별 회수 목표 달성률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지급하지 않았고,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할 채권을 균등하게 배분하였을 뿐 실적에 따라 채권 배정을 다르게 하지도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의 채권추심원이었던 P의 수첩(갑 제37호증)을 근거로 약정계좌수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의 순위를 매겨 실적 순으로 추심할 채권을 차등배분하였다고 하나, 위 수첩 기재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이 실적에 따른 순위가 매겨져 이를 통보받고 추심할 채권을 차등배분받았다는 구체적인 주장이나 근거가 없다. 2008년경 작성된 채권추심원들의 개인별 실적을 정리한 ‘개인별 회수금액 순위‘라는 제목의 문서(갑 제8호증)에 실적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채권추심원에 대하여는 비고란에 그러한 취지가 기재되어 있지만, 그 문서가 관련 실적을 내부적으로 정리한 것에 불과하고 채권추심원들에게 공지되지 않았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할 만한 자료를 원고들이 제출하지 못하고 있으며, 달리 피고가 실적과 관련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불이익을 가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을 찾아보기 어렵다.
2011년경 피고의 영등포1지점에서 개인별 1일 회수목표를 설정하고 그 달성여부를 기재한 서류를 배포하는 일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영등포1지점 이외에 그러한 일이 있었다거나 미달성 시 불이익을 가하였다는 자료는 없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법령위반사례(금감원 공문 등)나 관련 법령의 변경 사항 등을 전달하였을 뿐, 채권의 추심순위를 지정하거나 업무의 수행방법, 시간, 장소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한 사실이 없고, 정기적으로 교육, 회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찾아보기 어렵다. 개인별 업무실적의 보고나 파악행위는 위임계약에서도 위임업무의 원활한 수행이나 수수료의 지급을 위하여 위임인의 지위에서의 최소한의 지시 범위 내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 원고들의 경우 대부분 N부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로부터 위임받은 O 대출채권의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는데, 피고는 각 파트장을 통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시책이나 업무지원, 업무에 필요한 추가 사항 등을 전달하여 온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그 증거로 제출한 P의 수첩(갑 제37호증)의 기재를 보더라도 매월 초 한 차례 그와 같은 전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위 수첩의 나머지 내용은 스스로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업무상 반드시 필요한 절차나 정보들을 기재해놓은 것에 불과하다. 파트장 역시 피고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 개인사업자로서 다른 채권추심원들과 마찬가지로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근태상황이나 실적에 따라 소속 파트의 채권추심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 직원으로부터 업무별로 승인을 받아야 했다고 주장하면서 ’업무별 승인자‘라는 제목의 문서(갑 제38호증)을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피고의 전산시스템이나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는데 위 ’업무별 승인자‘는 그러한 전산시스템의 사용에 있어서 특정 정보의 등록이나 비밀번호 오류 등 절차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담당자를 지정해놓은 것이고, 이는 통일적인 전산정보의 관리, 개인정보의 보호 등을 위한 것으로서 채권추심 업무 자체를 사전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로 출근하여 지정된 좌석에서 근무하였고, 피고 일부 지점에서 채권추심원들이 ‘채무관계자 방문활동 기록부’라는 명칭의 대장에 출장지, 방문대상자, 예상시간 등을, ‘외출기록부’에 구체적인 용무 및 예상시간을 기재하도록 하여 책임자가 결재를 한 사실도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의 다른 채권추심원들이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의 출퇴근시간을 정하여 근무시간을 통제하지는 않았고 외출 등에 관하여도 불이익을 가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이 있었고, 경찰에 체포되어 10일 정도 근무를 하지 못하였음에도 징계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사례나 별다른 승인 없이 1개월 이상 해외여행을 가기도 했던 다른 채권추심원들을 사례에 비추어 보면 전반적으로 엄격하게 근태관리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실제 업무처리 시간의 다과에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위임수수료만을 지급받았고, 개인별 또는 시기별로 지급받은 수수료 금액에 큰 차이가 있기도 하다.
피고가 업무편의를 위하여 원고들에게 근무장소, 컴퓨터, 전화기 등을 제공하였고, 등․초본발급비용, 우편비용의 일부를 지원하기도 하였으나, 이 사건 위임계약상 채권 회수업무 중 발생하는 출장비 등의 비용은 채권추심원이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여져 있고, 교통비, 식사비, 핸드폰 전화비용, 법적조치비용 등의 채권추심업무비용은 제공하지 않았다.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위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는 없었고,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업무를 겸할 수도 없었으나, 이는 법령의 제한에 기인한 것일 뿐 원고가 피고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였기 때문은 아니다.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여러 차례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모두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4. 5. 선고 2010가합88236 판결, 대법원 2013. 6. 14. 선고 2013다20250 판결,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다244241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1. 25. 선고 2016나203067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의 대부분은 그와 같은 선행소송에서 제출된 것들로서 이를 통해 인정되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형태는 확정된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고, 추가적으로 제출한 증거를 포함하여 보더라도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을 새롭게 근로자로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소결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퇴직금 지급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기찬(재판장) 황여진 김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