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B에 대한 사기의 점은 무죄.
이 판결 중 무죄 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사건정보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단1705,2020
판결선고
2021. 6. 23.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2020고단2764』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C건물, D호에 있는 ‘E’ 화장품 판매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F은 안산 단원구 G에 있는 ‘H’ 화장품 수출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9. 11. 28.경 위 ‘E’ 사무실에서, 피해자가 피고인 명의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면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주고 그 돈 중에서 수수료 4%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피해자에게 반환하기로 피해자와 약정한 다음, 같은 날 피해자가 피고인 명의의 I 계좌로 송금한 60,540,000원 중 수수료 4%를 제외한 58,118,400원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개인 채무 변제 등으로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보관하던 중 횡령하였다.
『2020고단5579』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C건물, D호 에서 화장품 유통업을 하던 사람으로, 2019. 3.경 화장품 유통 관련 인터넷 카페를 통해 피해자 J이 운영하는 화장품 유통업체인 K의 직원 L을 알게 되었고, 위 L을 통하여 K와 몇 차례 화장품 매매 거래를 하여왔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9. 6. 28.경 위 L에게 “화장품 대금을 입금해 주면 틀림없이 화장품을 보내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 없이 2016년경부터 신용회복신청을 하여 매달 채무를 변제하고 있었고, M 금천중앙지점에 약 7,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거래처인 B에게도 약 4,6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소위 돌려막기 식으로 채무 변제에 사용할 계획이었을 뿐,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제대로 공급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피고인 명의 I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화장품 대금 명목으로 17,755,800원을 입금받았다.
증거의 요지
『2020고단2764』
피고인의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이체화면, 전자세금계산서
『2020고단5579』
피고인의 법정진술
L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수사보고(증거기록 제146면 이하)
거래내역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의 점),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5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사기)
[유형의 결정] 사기범죄 > 01. 일반사기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6개월∼1년6개월
제2범죄(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1유형] 1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4개월∼1년4개월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6개월∼2년2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선고형의 결정: 징역 8개월
이 사건 각 범행 경위, 방법 및 내용, 피해 정도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횡령액이 58,118,400원, 편취액이 17,755,800원에 이르고 횡령일 또는 편취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되었음에도 현재까지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를 회복해 주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다만, 2016. 1. 22.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외 별다른 범죄전력 없는 점, 이 사건 각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고려하고, 그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N에 있는 M 금천중앙지점에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하여 화장품 유통업을 하던 사람으로, 2018. 9.경 화장품 유통 관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피해자 B에게 M 화장품을 시중 가격보다 싼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쌓으며 선공급, 후지불 방식으로 거래를 하여 왔다.
그러던 중 피고인은 2018. 11. 22.경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선입금을 하면 회사에서 좋은 물건을 많이 챙겨준다고 한다. 그러니 선입금을 해주면 틀림없이 물건을 보내주겠다.”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당시 피고인은 별다른 재산 없이 2016년경부터 신용회복신청을 하여 매달 채무를 변제하고 있었고, 위 M 금천중앙지점에 약 7,000만원 상당의 미수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소위 돌려막기 식으로 미수금 채무 변제에 사용할 계획이었을 뿐, 피해자에게 돈을 받더라도 화장품을 제대로 공급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8. 11. 26.경 피고인 명의 I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화장품 대금 명목으로 11,000,000원을 입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12. 31.경까지 위와 같은 방법으로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133,358,500원을 입금받고, 그 중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만 공급하고 나머지 46,652,810원을 편취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화장품 공급과 관련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적이 없고, 피고인에게 편취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물품거래 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납품대금을 먼저 지급받고 물품을 공급함에 있어 피해자로부터 납품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M 금천중앙지점(이하 ‘이 사건 지점’이라 한다)은 화장품 방문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피고인은 2018. 9.경부터 2019. 1.경까지 개인사업자 등록을 한 후 이 사건 지점에서 화장품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카운슬러로 일하였다.
이 사건 지점에서 화장품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통상의 카운슬러는 이 사건 지점에 소비자가의 70%를 입금하나 피고인은 소비자가의 약 50%를 입금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8. 11. 26.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합계 133,358,500원을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소비자가의 약 38% 내지 39%로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위 화장품 대금 대부분을 이 사건 지점에 입금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지점은 기존 미수금 채무 미변제를 이유로 피고인에게 더 이상 화장품 공급을 중단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46,652,810원(= 133,358,500원 –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지 못하였다.
판단
앞서 본 것처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018. 11. 26.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합계 133,358,500원을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만 판매하고 나머지 46,652,81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과 이 사건 지점과의 거래 관계,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화장품 판매 현황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제대로 판매할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화장품 대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지점장인 O은 수사기관과 이 법정에서 “이 사건 지점에서 화장품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통상의 카운슬러와 달리 피고인은 소비자가의 약 50%를 입금하였는데 이는 수당을 지급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와 달리 피고인은 “이 사건 지점으로부터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소비자가의 38% 내지 39%로 판매하더라도 피고인이 지급받기로 한 위 수당으로 보충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인이 위 수당으로 보충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보면서 이 사건 지점으로부터 공급받은 가격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판매하였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점(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86,705,690원 상당에 이르는 화장품을 판매하였다), M 본사의 수당정리표에 의하면 판매 후원수당의 경우 ‘월 매입금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8% 또는 10%의 수당이 지급‘되고 그 외 특별한 조건 등에 관하여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은 위 수당정리표에 따라 이 사건 지점으로부터 수당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그 결과 특별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화장품 판매에 장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일부 금액을 제외하고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화장품 대금 대부분을 이 사건 지점에 입금하였다. 만일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화장품 대금만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화장품을 제대로 판매할 의사 등이 없었다면, 위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화장품 대금 대부분을 이 사건 지점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46,652,81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지 못한 것은 이 사건 지점이 기존 미수금 채무 미변제를 이유로 피고인에게 더 이상의 화장품 공급을 중단한 데에 기한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인이 2018. 11. 22.경부터 화장품의 완전한 판매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피해자에게 선입금을 제안한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8. 11. 26.경부터 2018. 12. 31.경까지 합계 133,358,500원을 지급받고, 피해자에게 소비자가의 약 38% 내지 39%로 86,705,690원 상당의 화장품을 판매하였다. 이 사건 지점의 공급 중단 등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판매하지 못한 화장품은 46,652,810원(= 133,358,500원 – 86,705,690원) 상당으로 전체 화장품 판매량 중 34.98%에 불과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부분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