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12. 16. 선고 2020고정137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는 서울 강서구 B에 있는 C 주시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이다.

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지 않거나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에 대하여 15일 이내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하여 그 구제명령 또는 기각결정이 확정되면 관계당사자는 그에 따라야 한다.

그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 1998. 11. 11. 입사하여 근로하다가 2018. 8. 10. 해고된 근로자 D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에서는 2018. 11. 5. D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하다며 근로자 D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고, 피고인에게 “근로자 D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라는 구제 명령을 하였고, 피고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거쳐 서울행정법원에 항고하였으나 2019. 11. 21. 패소하였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지 아니하여 2019. 12. 10. 구제명령이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D을 원직에 복직시키지 않아 구제명령 일부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이 사건 회사는 D에게 단체협약에서 정한 정년인 2017. 8. 11.로부터 1년이 지난 후인 2018. 8. 10.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하였는데, D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행정법원(2019구합2138)은 2019. 11. 25. D의 정년을 2019. 12. 31.까지 연장된다고 판단하는 내용이 포함된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인은 위 판결에 대한 항소를 고민하다가 위 판결에서 판시한 D의 정년인 2019. 12. 31.이 얼마 남지 아니하여 이에 따르기로 생각하고 항소를 포기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 회사는 2019. 12. 31.까지 D에 대한 급여 및 퇴직금을 모두 D의 계좌로 이체하여 주고, 2019. 12. 31. 이후로는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보하였다. 더욱이 D은 노조위원장으로서 근로시간 면제를 받고, 평소 이 사건 회사의 지위·감독을 받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인이 별도로 원직 복지하라는 통지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D은 스스로 노조위원장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도 있었다. 결국 피고인은 구제명령을 위반하지 아니하였고, 그러한 의사도 없었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1)

근로자 D은 1988. 11. 11. E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기 시작하였고, 위 회사는 상호변경을 거쳐 2009. 6. 26.경 이 사건 회사에 인수되었는데, 근로자 D은 2005. 1. 1.부터 노조분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마지막 임기는 2017. 1. 1.부터 2019. 12. 31.까지(3년)이다.

2)

피고인은 2017. 7. 13. 근로자 D에게 2017. 8. 10.자로 정년이 도래한다는 통보를 하였는데, 이후 노동조합 내부에 분쟁이 발생함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정년퇴직 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하고 계속 근무하게 하였다.

3)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은 60세인데,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경우에는 촉탁계약서를 작성하고 별도 사번을 부여하여 왔으나, D이 계속 근무하도록 했을 때에는 촉탁계약서 등 별도의 서면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D은 기존과 동일한 사번으로 급여를 계속 지급받았고, 노조분회 위원장으로서의 업무도 그대로 계속 수행하였다

4)

이 사건 회사는 2018. 7. 31.경 D에게 2018. 8. 10.자로 정년이 만료된다는 근로계약만료 통보를 하였고, 근로자 D은 2018. 9. 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인의 위 통보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를 신청하였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1. 5. 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부당해고 부분은 인용하고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5)

피고인과 D은 모두 위 결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고, 피고인이 2019. 4. 9. 서울행정법원(2019구합2138)에 부당해고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9. 11. 21.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하면서 피고인이 위 분쟁으로 D을 계속 근무하게 할 당시 노조분회 위원장의 임기 만료일인 2019. 12. 31.까지 근로관계를 보장할 의사였다고 판단하면서 D의 정년은 분위원장 임기인 2019. 12. 31.까지 연장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하였다.

6)

피고인은 2019. 11. 25. 위 판결을 송달받고 항소 여부를 고민하다가 판결문에 D의 정년이 2019. 12. 31.까지라는 판단을 존중하기로 하고 항소를 하지 아니하여 2019. 12. 10.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7)

이 사건 회사는 2019. 12. 31.까지의 D의 급여 및 퇴직금 등 합계 28,176,860원을 계좌이체하여 지급하였고, D에게 2019. 12. 31. 이후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사실을 통보하였다.

8)

한편 피고인은 그 동안 노조 분위원장인 D에 대하여 근로시간 연 2,080시간을 면제하였고, 출·퇴근 등 관리도 하지 아니하였으며, 아무런 회사의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나.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은 2017. 8. 10.자로 D의 정년이 만료되었음에도 노동조합 분회 내부의 분쟁에 관여하기 싫어서 정년 만료 이후에도 D을 계속 근무하게 하였고, 이 사건 회사의 정년 이후 촉탁근무 기간을 1년 단위로 체결하고 있는 관례상 2018. 8. 10.경 근로계약이 만료된다고 통보한 것에 대하여 D이 구제신청을 하였으며, 이에 따라 서울행정법원은 피고인이 D을 계속 근무하게 할 당시 노조분회 위원장 임기 만료일인 2019. 12. 31.까지 근무하게 할 의사였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위 판결의 취지에 따라 종전에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게 하였던 때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을 뿐 D이 계속 근무하였던 것을 전제로 임금 및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였고, D의 출입을 막거나 그 활동이나 업무에 관여한 사실도 없다. 어차피 D은 노조분회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근로의 제공이 면제되고 있었고, 노조 사무소에서 자율적으로 노조 업무에 종사하였으며, 별도로 출·퇴근 관리 또는 업무 지시 등의 관리를 받지도 아니하였는바, 위 판결 이후에도 종전과 동일한 처우를 한 것에 불과하다.

결국 피고인에 대한 구제명령은 ‘근로자 D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인데, 피고인은 위 서울행정법원 판결의 취지에 따라 2018. 8. 10.경 근로계약이 만료된다고 통보한 당시 또는 그 이전과 같이 노조분회 위원장으로서 근로의 제공을 면제하고 임금을 지급하였으며 노조 업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별도의 지휘·감독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으로써는 D을 ‘원직’에 복직시켰다고 봄이 타당하고 위 구제명령을 따르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고, 적어도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범의를 인정할 수도 없다. 더욱이 당초 정년 이후에 근로를 계속하게 할 때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는바, 위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 별도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구제명령을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피고인이 노조분회 위원장인 D에게 달리 제공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인이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호진

각주1) D과 노동조합 분회 대위원 F가 조합운영비에 대하여 감사를 시행하자고 하면서 대화를 하던 중 시비가 발생하였고, D이 F를 폭행하였으며, 이에 따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는 판결(서울남부지방법원 2017고정1705)이 선고되었고, D이 항소하였으나 2019. 7. 31.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노778). F가 위 노동조합 조합비 관련 횡령 등으로 D을 고소하였으나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4. 30.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결정을 하였다.

각주2) D은 자신이 다시 노조분회 위원장에 당선된다면 근로기간이 연장될 수 있었다고 주장하나, 사용자인 피고인이 노조분회의 위원장 선거에 관여할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하여도 피고인에 대하여 예외적으로 위원장 임기 만료까지 연장된 근로기간이 당연히 연장되는 것도 아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