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내지 4, 갑 제4호증, 을 제1, 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2018. 4. 9.경 주식회사 C(이하 ‘주식회사’를 생략한다)와 사이에 월 1,500,000원(첫 달은 1,200,000원)의 임금을 받으며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위 2018. 4. 9.부터 2018. 5. 29.까지 C에, 2018. 5. 30.부터 2018. 5. 31.까지 피고에 각 소속되어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다가 2018. 5. 31. 퇴사한 사실, ② 피고는 2018. 5. 30.경 C로부터 그 소속 근로자 전부(원고를 비롯한 6명)의 고용을 승계하고 각 근로자에 대한 임금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한 사실, ③ 피고가 2018. 5. 30.경 원고에게 2018년 4월분 임금 850,960원을 지급한 사실, ④ 피고의 대표자인 D에 대하여, 원고가 퇴사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원고의 2018년 5월분 임금 1,500,0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정식재판 청구되어(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고정337호), 2019. 11. 28. 선고유예(벌금 300,000원)의 유죄판결(임금채무를 인수한 사실이 명시적으로 인정되었다. 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이 선고되었고, 2019. 12. 6.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C로부터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를 인수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18년 5월분 임금 1,5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사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8.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항변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C로부터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를 인수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최소한 6개월간 근속할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단 이틀 근무하고 퇴사한 이상 조건이 미성취되어 임금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어떠한 법률행위가 조건의 성취 시 법률행위의 효력이 발생하는 소위 정지조건부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그 법률행위로 인한 법률효과의 발생을 저지하는 사유로서 그 법률효과의 발생을 다투려는 자에게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3. 9. 28. 선고 93다20832 판결 참조),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들인 을 제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가 C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최소한 6개월간 근속할 것’이라는 조건을 부가하여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 인수약정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 즉 ① C와 피고는 6명의 근로자 전부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약정하면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채무를 포괄적으로 인수하기로 하였을 뿐 거기에 어떠한 조건을 부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2018. 5. 30. 원고로 하여금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위탁계약서’에 서명하도록 하였는데 위 서류에는 계약기간에 관하여 ‘2018. 5. 30.부터 퇴사시까지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최소 근무기간 등에 관한 기재가 전혀 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③ 피고가 C로부터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를 인수한 이후 원고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2018년 4월분 급여를 지급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임금채무 인수약정에 있어 어떠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민사재판에 있어서 이와 관련된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 것이고, 다만 당해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내용에 비추어 관련 형사사건의 확정판결에서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이를 배척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4다19647 판결 참조), 피고의 대표자인 D에 대한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확정판결에서의 사실 판단을 그대로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그러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전부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석동(재판장) 이보람 구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