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1. 19. 선고 2020나6321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주식회사 C’라는 상호로 미용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자이고, 피고는 2017. 4. 3.부터 2019. 6. 23.까지 원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였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17. 5. 16. 원고가 운영하는 ‘D’ 홍대점에서 인턴 직원으로 근무하던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헤어디자이너 양성․교육에 관한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이 사건 협약에 따라 2017. 6. 5.부터 2018. 10. 29.까지 총 91회에 걸쳐 헤어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을 받은 다음, 2019. 1. 1. 원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헤어디자이너 자율소득직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가 운영하는 ‘E’ 홍대점(이하 ‘이 사건 미용실’이라 한다)에서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기 시작하였다.

라.

피고는 2019. 6. 23. 원고에게 더 이상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퇴사하면서, 다음과 같이 헤어디자이너 양성․교육비,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 잔여금을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지불이행각서(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해 주었다.

마.

피고는 2019. 7. 20. 원고에게 1회차 분할변제채무금 50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 제7조 제1항 및 이 사건 위탁계약 제7조 제5, 7항, 제9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는 위 협약에 따른 교육과정 종료 후 3년 이내에 원고의 동의 없이 퇴사할 수 없고, 원고의 사업장에서 3년 이상 근무하지 않을 시 원고가 지출한 교육비 등을 상환하여야 하며, 이 사건 위탁계약기간 중 퇴사하는 경우 피고가 판매한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 잔여금의 28% 상당액을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하고, 이 사건 각서 제4조 제4항에 의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교육비 등 반환채권과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및 마지막달 수익료 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협약에 따른 교육과정을 이수한 마지막 날인 2018. 10. 29.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2019. 6. 23. 이 사건 미용실에서 퇴사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지출한 교육비 13,650,000원 및 피고가 헤어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판매한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 잔여금 8,600,000원의 28% 상당액 2,408,000원의 합계 16,058,000원에서 피고의 퇴직금 1,370,000원과 마지막 달 수익료 1,500,000원을 공제한 13,188,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한편 위와 같이 발생한 교육비 등 반환의무와 관련하여, 이 사건 각서 제3조, 제4조 제1항은 피고가 2019. 7. 20.까지 500만 원, 2019. 8.부터 2020. 5.까지 매월 말일 20만 원씩 200만 원 합계 700만 원을 분할 변제하면 나머지 금액에 대한 채무(6,188,000원)를 면제하여 주기로 하되, 만일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피고는 즉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13,188,000원 전액과 이에 대한 연체일로부터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피고가 2019. 7. 20.까지 원고에게 1회차 분할변제채무금 50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여 기한의 이익을 상실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나머지 채무 6,188,000원의 면제 효력도 발생하지 않게 되었다.

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3,188,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지급명령정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19. 8.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약정 지연손해금률인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협약이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민법 제103조, 제104조 위반 주장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가 인턴 직원으로서 별다른 사회경험이 없던 상황에서 교육을 거부할 경우 채용기회를 상실할 처지에 놓여 있었던 점, 원고가 책정한 교육비가 커트 교육 회당 15만 원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원고에 의해 일방적으로 과다하게 책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육 종료 시점 또한 전혀 예상할 수 없어 피고로서는 교육비 적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점, 실제 피고의 퇴사 직전 교육비가 13,650,000원으로 매우 과다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교육이 종료된 후 3년 이내에 원고의 동의 없이 퇴사할 경우 교육비 등을 원고에게 전액 상환하도록 정한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은 민법 제103조 위반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 또는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1)

민법 제103조에 의하여 무효로 되는 반사회질서 행위는 법률행위의 목적인 권리의무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그 내용 자체는 반사회질서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여도 법률적으로 이를 강제하거나 법률행위에 반사회질서적인 조건 또는 금전적인 대가가 결부됨으로써 반사회질서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경우 및 표시되거나 상대방에게 알려진 법률행위의 동기가 반사회질서적인 경우를 포함하고(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다275433, 275440 판결 등 참조),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고 상대방 당사자가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 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폭리행위의 악의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갑 제1, 6호증, 갑 제4호증의 1,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약 1년 5개월, 총 91회에 걸친 피고의 교육훈련에 13,650,000원이 지출되었다는 것인데, 교육기간과 횟수, 다른 미용 업체에서의 헤어디자이너 양성과정 수강료(1년, 14,400,000원) 등에 비추어 볼 때 총액만을 근거로 이를 과다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에게 피고가 인턴 직원으로 재직하면서 교육훈련을 받은 2017. 5.경부터 2018. 12.경까지 위 교육과는 별도로 합계 25,630,794원의 급여가 지급된 점, ③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피고는 20대 중반의 나이로 직업교육 및 근로계약 체결에 관하여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의 어머니도 동석하여 이 사건 협약에 자필로 서명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 또는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협약 체결 당시 피고가 민법 제104조 소정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 상태에 있었다거나, 위 협약의 내용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거나 그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여 불공정하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주장

가)

피고의 주장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위약금 및 손해배상액 예정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나)

판단

(1)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나,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때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이 사건 협약은 전체적으로 사용자인 원고가 근로자인 피고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외에 교육훈련을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교육과정 종료 후 3년간 근무하는 경우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준다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점, ② 위 교육훈련은 모든 인턴 직원에게 강제된 것이 아니라 교육 희망자에게만 이루어졌고, 피고가 전문 헤어디자이너로서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개인적 이익에도 상당히 기여하는 교육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에서 교육비 상환의무가 면제되는 약정 근무기간은 3년으로 피고가 받은 교육기간과 횟수(약 1년 5개월, 총 91회), 원고가 지출한 교육비 액수에 비추어 볼 때 그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④ 교육훈련은 피고의 기술습득 및 능력향상을 위한 것으로 그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 사건 협약에 따라 원고가 우선 지출하게 된 것으로 피고가 퇴사 시 이를 상환하도록 한 이 사건 협약 제7조 제1항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명시한 것으로 해석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약관규제법 제6조 위반 주장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협약은 약관에 해당하는데, 피고는 위 협약 제6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교육 종료 시점, 최종적인 교육비 등 협약의 주요사항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로 약정기간 내 퇴사 시 교육비 전액 반환이라는 부당하게 불리한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는바, 이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6조에 의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1)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이고(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또는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같은 조 제2항 제1, 2호).

한편 약관규제법 제6조 제1항에 따라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이라는 이유로 무효라고 보기 위하여는, 그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조항을 작성․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약관조항의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 여부는 그 약관조항에 의하여 고객에게 생길 수 있는 불이익의 내용과 불이익 발생의 개연성, 당사자들 사이의 거래과정에 미치는 영향, 관계 법령의 규정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06440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협약이 원고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해 둔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설령 이 사건 협약이 약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피고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거나 이 사건 협약 제6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관련된 모든 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협약에 따른 교육훈련은 미용실 인턴 직원으로 근무하던 피고의 기술습득 및 능력향상을 위한 것이기도 하며, 모든 인턴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교육 희망자에 한하여 실시되었다.

②

피고는 교육 종료 시점을 알 수 없어 어느 시점부터 3년 간 원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여야 하는 것인지 예상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협약 제4조는 위 협약에 의한 계약기간은 2017. 5. 16.부터 2018. 5. 15.까지 1년으로 하되 계약 만료 30일 전까지 다른 의사표시가 없으면 다시 1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실제 피고에 대한 교육기간도 약 1년 5개월이었다.

③

피고는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한 2017. 5. 16. 「헤어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확인」에도 서명하였는데, 위 문서에 “피고는 이 사건 미용실에서 실시되는 2017년도 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을 받는 데 동의하였으며, 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 및 기간 등에 대하여 충분한 상호 논의가 되었음을 확인합니다“, ”커트교육비 (회당) 150,000원, 살롱지원 (O)“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피고는 자신의 교육비 명목으로 지출될 금액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나아가 위와 같이 교육과정별로 회당 교육비가 사전에 정해져 있었다면 원고가 교육비용을 자의적으로 산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각서가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무효인 이 사건 협약의 종된 약정으로서 무효 주장

가)

피고의 주장

위 가.의 1), 2), 3)항의 피고의 주장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협약이 무효이므로, 그 종된 약정인 이 사건 각서도 무효이다.

나)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협약을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민법 제104조 위반 주장

가)

주장 요지

이 사건 각서로 인하여 피고는 원고로부터 퇴직금 및 마지막달 수익료를 지급받지 못하게 된 반면, 원고는 교육을 실시한 헤어디자이너 F에게 교육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이를 형식적으로 지급한 다음에 제3자를 통해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회수함으로써 실제 교육비를 지출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의 퇴직금 및 마지막달 수익료를 공제하고도 피고에게 13,188,000원이나 청구할 수 있게 된 점,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할 당시 원고 및 당시 본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G이 좁은 방안에서 피고에게 각서 내용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아니한 채 각서에 서명하라고 윽박질러서 이에 겁을 먹고 각서에 서명하게 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서에는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 작성 경위 및 과정 또한 피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 상태를 이용하여 작성된 것이므로,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4호증의 1, 을 제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서에서 정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거나, 피고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서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가 교육 출석기록부에 자필로 교육 날짜를 기재하고 서명한 점, 피고와 F 모두 피고가 F로부터 교육을 받았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 운영의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 교육훈련을 받은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②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F에게 교육비를 지출하지 않았거나, F에게 형식적으로 교육비를 지급한 다음 이를 다시 되돌려 받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령 피고 주장과 같이 F에게 교육비가 아직까지 지급되지 않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F 사이의 채무불이행 문제에 불과할 뿐,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를 위해 원고의 사업장에서 헤어디자이너 위탁교육을 실시한 것이 분명한 이상, 원고의 교육비 반환청구에 대한 권리장애 사유가 될 수 없다.

③

피고는 이 사건 각서 작성 당시 원고에게 이 사건 협약 및 위탁계약에 따라 합계 16,058,000원을 반환하여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이 사건 각서 작성을 통해 피고의 퇴직금 및 마지막달 수익료를 위 반환금액에서 공제하고, 남은 금액 13,188,000원에 대해 피고가 2019. 7. 20.까지 500만 원, 2019. 8.부터 2020. 5.까지 매월 말일 20만 원씩 200만 원 합계 700만 원을 분할 변제하면 나머지 금액(6,188,000원)에 대한 채무를 면제하여 주기로 하되, 만일 피고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하고 13,188,000원 전액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인바, 이와 같은 이 사건 각서의 작성 경위, 합의된 금액 등에 비추어 볼 때,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는 이 사건 각서 당시 20대 중반의 직장인으로서 위 각서에서 정한 대로 원고에게 700만 원을 변제할 경우 남은 채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게 되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3)

사기 또는 착오로 인한 취소 주장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교육비와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 잔여금, 퇴직금, 마지막달 수익료의 산정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은 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은 부당하게 확대하고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은 부당하게 축소함으로써 피고로 하여 금 700만 원을 분할 변제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한 선택이라고 믿도록 피고를 기망하였으므로, 사기를 이유로 이 사건 각서에 의한 의사표시를 취소한다.

만일 위 각 금원의 액수가 정확하게 산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다면 피고는 이 사건 각서에 서명하지 아니하였을 것이고, 피고의 착오는 원고의 적극적인 기망행위에 의해 유발되었으므로, 착오를 이유로 이 사건 각서에 의사표시를 취소한다.

나)

판단

(1)

민법 제110조에 따라 사기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기 위하여는 거래당사자 중 일방에 의한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고 이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그러한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4다62641 판결,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1608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교육비와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 잔여금 등의 금액 산정에 관하여 피고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기망을 이유로 한 피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피고가 2017. 5. 16. 서명한 「헤어디자이너 양성과정 교육 확인」에는 ”커트교육 (회당) 150,000원“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교육 출석기록부에는 피고가 자필로 교육 날짜를 기재하고 서명하였는바, 원고는 위와 같은 자료들에 근거하여 교육비용을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가 매장에 설치된 전산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피고의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의 잔여금 중 28% 상당액은 3,367,900원이었으나, 피고가 당시 개별 고객의 종이차트를 보며 수기로 정산하여 제시한 금액은 2,408,000원이었다. 이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면서 위 전산시스템에 시술내역 입력 과정에서 오차가 생길 수 있음을 감안하여, 이 사건 각서 제2조에 잔여금의 28% 상당액을 피고가 제시한 액수인 2,408,000원으로 기재하였다.

③

피고는 원고에 의해 자신의 퇴직금과 마지막달 수익료가 부정확하게 산정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자신의 위 주장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서상의 교육비와 선불정액권 및 회원권 잔여금 등의 금액이 근거 없이 부정확하게 산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가 착오에 빠져 이 사건 각성에 서명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착오를 전제로 한 위 주장 역시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강박으로 인한 취소 주장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할 당시 원고와 G이 좁은 방 안에서 피고를 상대로 위 각서에 서명하라고 윽박질러서 피고가 이에 겁을 먹고 서명하게 된 것인바, 이 사건 각서 작성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서가 원고나 원고와 동일시 할 수 있는 자의 강박으로 피고의 의사결정의 자유가 박탈되거나 제한된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황정수 장성훈

각주1) 헤어드라이, 펌이나 염색 및 영양제 도포 및 열처리, 바닥 청소, 고객 서비스 제공 등 단순 업무하는 사람을 말한다.

각주2) 스타일리스트로서 고객을 상대로 헤어스타일 상담을 하고 이를 결정하여 커트, 펌 등을 시술하는 사람을 말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